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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전전두엽과 유전자가 승자와 패자를 나눈다
Bio통신원(한국뇌연구원)
- 한국뇌연구원 구자욱 박사팀, 신경과학 국제학술지 뉴런(Neuron) 발표
- 사회적 경쟁할 때 나타나는 승자와 패자 특이적 뇌지도 규명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구자욱 박사 연구팀이 전전두엽에 있는 특정 신경세포가 승자와 패자의 뇌를 구분하고, 특정 유전자가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승자의 뇌와 포기하는 패자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대뇌의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 mPFC)은 생존본능이나 성격과 같은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뇌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전전두엽 내 특정 신경세포들이 사회적 경쟁의 승패에 선택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기존 연구결과들은 있지만, 아직 분자 및 해부학적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자욱 박사 연구팀은 실험동물 모델들이 사회적 경쟁할 때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신경세포의 연결을 전뇌(forebrain) 수준에서 추적하여 승자와 패자 특이적 뇌지도를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먼저 경쟁 상황일 때 전전두엽에서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튜브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승자에서는 전전두엽에서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 NAc)으로 출력 신호를 보내는 신경세포들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반면, 패자에서는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 VTA)으로 출력신호를 보내는 신경세포들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었다.
*튜브 테스트: 간단하고 쉬운 인지 및 사회적 행동을 실험하는 방법으로, 실험동물 두 마리를 투명하고 좁은 튜브에 넣어 경쟁상황을 만들고 자극에 따른 행동패턴을 확인함
전전두엽-중격의지핵(mPFC-NAc) 회로와 전전두엽-복측피개영역(mPFC-VTA) 회로의 활성 조절에 따라 사회적 경쟁과 서열 행동에서도 상반된 변화를 보였다. 상대방을 밀어내거나 상대방의 힘을 버티는 등 이기려는 행동을 할 때에는 중격의지핵 신경회로망의 활성이 증가했지만, 뒷걸음질 치거나 도망가는 것과 같이 지는 행동을 할 때에는 복측피개영역 신경회로망의 활성이 증가하였다. 또한, 유전자 전달 기법을 활용해 전전두엽-중격의지핵 신경회로의 활성을 억제하면 사회적 경쟁에서 더 많이 지는 반면, 전전두엽-복측피개영역 신경회로의 활성을 억제하면 사회적 경쟁에서 더 많이 이겼다. 이는, 전전두엽에서 갈라진 두 신경회로망이 사회적 서열 형성에 반대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서열이 높고 낮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서열이 높은 개체와 낮은 개체의 전전두엽 뇌조직을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한 결과, 전전두엽-복측피개영역 신경세포에서 Pou3f1 유전자가 사회적 서열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현되면 사회적 서열도 변하였다.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전전두엽-복측피개영역 신경세포에서 Pou3f1 발현을 낮추면 서열이 올라갔고, 발현을 증가시키면 서열이 낮아졌다.
구자욱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사회적 경쟁 행동에 대한 뇌지도 및 회로망 특이적 분자 기전 규명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며, 향후 사회적 불안, 우울증 및 갑질과 같은 사회적 경쟁과 서열에 따른 병리적 현상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뇌연구원 최태용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신경과학 분야 최고수준의 국제학술지인 ‘Neuron (IF:16.2)’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저자정보
논문명 (논문명) 다른 전전두엽 출력 신경회로망의 활성 및 유전자 발현이 사화적 경쟁 및 서열을 반대로 조절한다 (원제: Distinct prefrontal projection activity and transcriptional state conversely orchestrate social competition and hierarchy)
저널명 Neuron
저자정보 최태용(제1저자), 전형석(제1저자), 정세진, 김엄지, 김정섭, 정윤하, 강병수, 최무림(교신저자), 구자욱(교신저자)
□ 논문의 주요 내용
1. 연구 배경
◦ 사람을 포함한 사회적 동물들은 음식, 생활 공간과 같은 제한된 자원을 얻기 위해 경쟁을 하며, 이로 인해 집단 내에서 사회적인 계급(social hierarchy)이 형성된다. 사회적 서열에 의한 경쟁 회피를 통해, 서열이 낮은 개체들은 신체적인 피해와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는 반면, 서열이 높은 개체들은 먹이, 교미 상대 등 제한된 자원에 쉽게 접근한다. 따라서 사회적 서열에 따른 행동학적 적응은 진화적 맥락에서 생명 개체의 건강과 생존에 중요하다.
◦ 사람 및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뇌 영상 연구 및 설치류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 mPFC)이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뇌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전전두엽 내 특정 신경세포 집단들이 사회적 경쟁에서의 승리와 패배에 선택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것이 보고되었지만, 이들의 분자 및 해부학적 정체는 아직 규명된 적이 없다.
◦ 본 연구진은 사회적 서열 측정을 위한 튜브 테스트를 통한 사회적 경쟁을 할 때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신경세포의 연결을 전뇌 수준에서 추적하여 승자 및 패자 특이적 뇌지도를 규명하였다. 또한 이 신경회로망들이 사회적 경쟁 행동을 하는 동안 어떤 활성 양상을 보이는지를 확인하였으며,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특정 신경회로망의 활성을 제어했을 때 사회적 경쟁 행동 및 서열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확인하였다.
◦ 또한 사회적 서열이 높은 개체와 낮은 개체의 전전두엽 뇌조직을 이용하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전전두엽 출력 신경회로망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2. 연구 내용
◦ 구자욱 박사 연구팀은 사회적 경쟁의 승자에서는 전전두엽에서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 NAc)로 출력 신호를 보내는 신경세포들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반면, 패자에서는 전전두엽에서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 VTA)로 출력 신호를 보내는 신경세포들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 튜브 테스트를 하는 동안 mPFC-NAc 및 mPFC-VTA 신경회로망의 실시간 활성을 측정한 결과, 이기려는 행동(예를 들어, 상대방 개체를 밀거나 상대방이 밀 때 이를 버티는 행동)을 할 때에는 mPFC-NAc 신경회로망의 활성이 증가하는 반면, 뒷걸음질을 치는 것과 같이 지려는 행동을 할 때에는 mPFC-VTA 신경회로망의 활성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 이들 신경회로망의 활성을 제어하면 사회적 경쟁 행동 및 서열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매개 유전자 전달 기법을 활용하여 mPFC-NAc 신경회로의 활성을 억제하면 사회적 경쟁에서 더 많이 지는 반면, mPFC-VTA 신경회로의 활성을 억제하면 사회적 경쟁에서 더 많이 이기게 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원래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NAc 신경회로를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활성화시키면 서열이 올라가는 반면, 원래 사회적 서열이 높은 개체의 mPFC-VTA 신경회로를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활성화시키면 서열이 낮아졌다.
◦ 다음으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사회적 서열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전전두엽 신경회로망 수준에서 확인한 결과,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이 사회적 서열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의 발현 정도가 사회적 서열을 결정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원래는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의 발현을 낮춘 결과 서열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원래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서열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연구 성과 및 기대효과
◦ 본 연구를 통해 전전두엽의 두 출력 신경회로망이 사회적 서열 형성에 반대로 작용하는 것을 밝혔으며,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규명하였다.
◦ 사회적 경쟁 행동에 대한 뇌지도 및 회로망 특이적인 분자 기전 규명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신경생물학적인 이해를 높였다.
◦ 사회적 경쟁 및 서열에 따른 병리적 현상(사회적 불안 및 우울증, 갑질 등)의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NAc 신경회로를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활성화시키면 서열이 올라가는 반면 (I-N), 원래 사회적 서열이 높은 개체의 mPFC-VTA 신경회로를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활성화시키면 서열이 낮아짐 (O-T)
Tube test를 통해 확인된 사회적 서열이 높은 개체(Rank 1)와 낮은 개체(Rank 4)의 전전두엽 뇌조직을 이용하여 single-cell RNA sequencing (scRNA-seq)을 수행하여 (A) 단일세포 수준으로 신경세포를 클러스터링함 (B, C)
mPFC-NAc 신경세포에서는 Nptx2, Nrn1, Cnih3, Ankrd33b, Mpv17이 사회적 서열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들로 확인되었으며 (D), mPFC-VTA 신경세포에서는 Pou3f1이 사회적 서열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들로 확인됨 (E)
원래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의 발현을 낮추면 서열이 올라가는 반면 (A-G), 원래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의 mPFC-VTA 신경세포에서 Pou3f1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서열이 낮아짐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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