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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약리학자가 이야기하는 임상시험] FDA NDA 서류 소개 – XCOPRI 사례 중심
Bio통신원(선우정)
시작하기에 앞서 필자는 본 편에서 언급되는 모든 약물과 이해관계(Conflict of Interest)가 없음을 밝힌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의 새로운 의약품 규제는 NDA (New Drug Application)를 기반으로 수행되었다. 1938년부터 미국 내 시판되는 모든 새로운 의약품은 NDA 승인을 받아야 했다. 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의 비임상실험 및 임상시험 중 수집된 데이터는 NDA의 일부이다. NDA의 목표는 FDA 심사관(reviewer)이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1. 해당 의약품이 제안된 용도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그리고 이익이 위험을 상회하는지의 여부.
이 외에 NDA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국 FDA뿐 아니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도 상세히 안내되어 있어, 필요시 찾아보면 된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기관인 Evaluate Ltd.는 2028년 글로벌 전문의약품 매출 상위 10대 의약품 전망을 발표하였다. 이 중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인 XCOPRI(XCOPRI®, 성분명: cenobamate)가 2027년에 960백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하여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XCOPRI는 국내 제약사가 기술수출 없이 후보물질 발굴로부터 임상개발, 허가 승인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여 FDA 승인을 획득한 국내 첫 사례로서 한국 제약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NDA file 리뷰를 심도 있게 하면 임상약리학과 신약 개발에 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연재 목적이 지식 습득이 아니라 맛보기라서 XCOPRI NDA 승인을 위해 제출된 문서에 어떠한 것들이 있고, 각 문서들이 포함하는 XCOPRI 정보에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이러한 문서들이 모여 XCOPRI의 FDA drug label (약 라벨)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최종적으로 담겼는지 훑어보겠다. 약의 라벨에는 해당 의약품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가 축약되어 있으며, 약이 시판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다.
FDA 홈페이지에서 XCOPRI의 Approval package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첫 두 페이지는 그림 1과 같다.
패키지 목록을 보면 XCOPRI의 승인 레터, 라벨, 리뷰 요약, 임상적 관점에서의 리뷰, 의약품 품질에 대한 리뷰, 비임상실험에 대한 리뷰, 통계 리뷰, 임상약리학적인 리뷰, 기타 리뷰, 위험도 관점에서의 리뷰, 독점적인 상표명에 대한 리뷰, 교신 문서 등이 있다.
필자는 임상약리학 전공이니 임상약리 리뷰 문서를 좀 더 다루겠다. Clinical Pharmacology and Biopharmaceutics Review(s), 줄여서 CPB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XCOPRI의 CPB 목차는 요약, 임상약리평가 요약, 임상약리 리뷰 전문,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2는 XCOPRI CPB 목차 캡처본이다. 약물의 약동약력학, 제안된 용량용법의 적절성, 음식물과 약물의 상호작용, 약물-약물 상호작용, 약물분석법, 집단약동학(population pharmacokinetics)과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노출-반응 분석(exposure-response analysis) 등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담겨있다. XCOPRI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므로 titration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XCOPRI의 라벨 첫 페이지는 그림 3과 같다. 라벨의 가장 첫 부분에는 적응증이 나와있다. XCOPRI의 적응증은 성인의 부분 발작(partial onset-seizure)이다. 적응증 다음에는 용법과 용량 정보가 있다. 그 뒤로는 XCOPRI 복용 중 금기 사항, 경고, 주의사항 등이 있으며 약물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상사례) 정보가 기재되어 있다. 약물 상호작용 정보와 특수 환자 집단에서 투약 시 주의사항도 기재되어 있다.
연재를 마치며: 본 연재 글을 작성하면서 필자도 본인의 분야에 대해 다시 한번 두루 공부할 수 있었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글로 풀어내려니 모르는 게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막연하게 언젠간 필자도 해외 교과서 번역이나 한국어 교과서 집필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더 내공을 쌓아야겠다. 짧은 연재가 생명과학, 보건의료계에 입문하는 과학자들을 위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의과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제약바이오산업 분야 인력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이 꾸준하게 긴 호흡을 가지고 발전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새내기 의사가 있다면, 알려진 것보다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에 의사과학자가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해야만 하는 일도 많으니 시야를 넓게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참고문헌
4. Eunsol Yang et al., Pharmacokinetics and safety of cenobamate, a novel antiseizure medication, in healthy Japanese, and an ethnic comparison with healthy non-Japanese, 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2022;15(2):4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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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산업의 꽃인 신약개발은 후보 물질 발굴, 선도 물질 선택, 비임상실험, 임상시험, 시판허가획득, 시판후안전성평가라는 생활사를 가진다. 이 중 임상시험부터는 약물 유효성뿐 아니라 인간 윤리와 권리, 대상자 안전성, 사회경제적 상황, 취약계층, 보험수가 등 많은 점을 고려하게 된다. 본 연재에서는 4회에 걸쳐 임상연구 윤리를 중심으로 본 임상시험의 역사, 정의, 종류, 의뢰사주도임상시험의 기획부터 종료까지, 실제 US FDA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한 약물의 IND file 리뷰를 다룬다. 이에 대한 이미 많은 좋은 책들이 시중에 있으므로, 온라인에서 임상시험에 대한 간략하고 정확한 지식을 독자에게 제공하는 게 필자의 궁극적 목표다. 필자가 임상약리학에 발을 들인 지 올해로 8-9년째가 되었다. 인턴을 마치고 의사들 사이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임상약리학과에 입문할 수 있었던 건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다. 병원에서 의사과학자로서 일하고 있다. 학문과 직업과 사람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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