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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자공학도의 미국 바이오테크 진출기] 미국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영어 팁
Bio통신원(고재경)
미국에서 학생 신분은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지만, 회사원은 당장 내일 아침이라도 해고당할 수 있다. 따라서 박사과정에서의 영어와 미국 회사에서의 영어는 그 부담감에서 큰 차이가 생긴다. 또 박사과정은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혼자서만 잘해도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팀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영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다. 회사에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본인의 실력과는 관계없이 저평가되고 승진에서 밀리거나 심지어 해고당할 수 있다.
다음은 미국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면서 터득한 몇 가지 팁들이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박사 유학을 나오기 전까지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영어가 매우 서툴렀고 아직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아래 팁들을 터득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 팁들이 회사에서 영어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동료들의 개인적인 작은 관심사(가족, 반려동물, 취미 등)를 기억해 놓았다가 스몰 토크(small talk)에 활용해라.
복도에서 지나가다가 또는 휴게공간에서 마주쳤을 때 잠깐씩 이야기하는 것이 스몰토크이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증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토종 한국인들에게는 스몰토크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실력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이때 상대방의 관심사를 기억해 두었다가 만나면 그것에 대해 물어보아라. 특히 미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반려동물의 안부를 묻는 것이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상대방은 아마 기분이 좋아서 대답해 줄 것이고 하는 말에 적당히 제스처만 취해도 대화가 잘 진행되고 친밀도가 상승할 것이다.
회의에서 발표할 때에는 슬라이드에 내가 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미리 적어 놓아라.
핵심 메시지가 슬라이드에 적혀있으면 발표 중 내가 횡설수설하더라도 사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짐작을 한다. 또한 슬라이드 간의 핵심 메시지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발표의 주요 내용은 잘 전달될 것이다. 따라서 남들보다 발표 자료를 만드는데 남들보다 시간과 공을 훨씬 더 들여야 한다. 가장 좋은 슬라이드는 발표자의 설명 없이 보아도 이해가 되는 슬라이드(self-explanatory slides)라 생각한다. 특히 온라인 회의가 많은 요즘, 다른 일을 하면서 미팅에 참여하는 사람도 많은데 잘 만든 슬라이드를 이용하면 이들에게까지도 발표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다. 물론 분야마다 또는 회의마다 슬라이드보다는 직접 말을 하며 이야기를 해나가는 게 중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위 팁은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 실험 결과를 놓고 토론하는 공학 및 과학분야 회의에서는 효과적이었다.
1:1 대면 회의를 자주 활용해라.
영어가 부족하면 사람들이 많은 참여하는 회의에서 그 흐름을 잘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한 시기에 말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가능하면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 1:1로 회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대방이 내 흐름에 맞춰 이야기해 줄 것이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더 잘할 수 있다. 물론 1:1로 만날 시간을 내준다는 것은 그 사람도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회의에서 나온 사항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잘 처리를 해주어야 한다. 또한 이때만큼은 잘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반드시 여러 번 다시 물어서라도 내가 이해한 바를 확인해야 한다. 1:1 대면 회의에서는 내가 이해하는 척하면 상대방은 말을 하지는 않아도 그 사실을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논의된 바가 잘못된 이해로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 결국 내 명성에 금이 가게 되고 1:1 회의가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회의 때 미팅 노트를 적는 것을 자처해라.
누군가는 작성해야 할 일이고 다소 번거로울 수 있는 일이기에 자처해서 미팅 노트를 적고 그걸 공유하면 좋다. 회의 참석자들이 고마워할 것이고 또 노트를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의의 모든 안건에 말을 섞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회의 내내 조용히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회의 시간 중 노트에 미처 작성하지 못한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회의가 끝난 후 당사자에게 해당 내용을 확인하며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나에게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또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요소가 되었다.
토종 한국인이 미국 회사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며 일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본다. 내 경우에도 점점 영어로 일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불편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회사의 중요한 부분을 맡아 일을 잘 처리한다면 미국 사람들이 회의 중에 내가 영어가 서툴더라도 알아들으려고 노력해 준다는 점이다. 어쩌면 미국회사에서 영어를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성실히 일을 꼼꼼히 처리하여서 일 잘하는 좋은 동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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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자공학도에게 다소 생소한 미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진로에 대한 비전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생물학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여 미국 바이오엔지니어링 박사 과정으로의 진학, 졸업 후 샌디에이고의 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과정과 직장 생활, 바이오테크의 미래와 저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https://jaekyungkoh.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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