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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유전자 편집 기술로 다배체 작물 생산성 올린다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밀, 감자 등 다배체(polyploid)* 작물들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 생산성을 올리는 새로운 전략이 제시됐다. * 다배체(polyploid): 기본적인 이배체(diploid) 유전체와 달리, 2배, 3배 혹은 그 이상의 배수체로 유전체가 증폭된 생명체.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경상국립대학교 박순주(응용생명과학부) 교수와 김근화(식물생명공학연구소) 박사 연구팀이 다배체 작물이 가지는 유전적 특성을 활용, 식물 양적 형질의 다양성을 구현해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야생에 존재하는 많은 식물들은 대부분 다배체 형태로 존재하지만, 유전체 크기가 크고 반복 서열 등의 문제로 인해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유전자 가위(CRISPR)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이 활성화되면서 연구 진입이 비교적 용이해졌다.
이에 연구팀은 한국에서 자생하는 가지과 종 육배체(hexaploid) 작물인 까마중(학명: Solanum nigrum)의 유전자를 편집해 이배체 조상 식물인 미국 까마중(학명: Solanum americanum)과 직접 비교한 결과, 많은 수의 유전자들이 동조 유전자(homoeologous gene)* 형태로 3배수 존재하며 기능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음을 증명했다. * 동조 유전자(homoeologous gene): 하나의 다배체 개체 내에서 발현되는 유사 유전자로 염기서열이 매우 유사하고 기능적으로 보존되어 있다.
연구팀은 식물 꽃대 발달 또는 구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편집해 활성화된 동조 유전자의 숫자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유전형의 식물체들을 획득할 수 있었다. 각 개체들의 표현 형질을 조사한 결과,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형질들이 동조 유전자의 투여량 효과(dosage effect)에 의해 양적으로 구현된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중 가장 생산성이 향상된 유전형 개체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작물 개량이 가능함을 발견했다.
다배체화를 통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이배체 식물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육종방법으로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순주 교수는 “다배체 작물의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병 저항성이나 대사물질 함유 조절 등도 같은 전략으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똑같이 가능하다면 더욱 폭넓게 유용 다배체 작물을 개량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중점연구소지원사업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식물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랜트 바이오테크놀로지 저널(Plant Biotechnology Journal)’에 8월 2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경상국립대학교 박순주 교수>
논문명
Engineering homoeologs provide a fine scale for quantitative traits in polyploid
저널명
Plant Biotechnology Journal
키워드
polyploid (다배체), homoeologous gene editing (동조 유전자 편집), quantitative traits (양적 형질), agricultural improvement (농업적 향상)
DOI
10.1111/pbi.14141
저 자
박순주 교수(교신저자/경상국립대학교) 김근화 박사(교신저자/경상국립대학교) 도린 웨어 (Doreen Ware) 교수(교신저자/콜드스프링 하버 랩, 미국) 이은송 박사과정(제1저자/원광대학교) 허정 박사(제1저자/경상국립대학교) 방우영 박사(제1저자/국립생물자원관) 커필 초굴리 (Kapeel Chougule) 박사 (제1저자/콜드스프링 하버 랩, 미국) 외 20명
1. 연구의 필요성
○ 야생에 존재하는 많은 식물들은 다배체 (polyploid) 형태로 존재한다. 다배체는 유전체 크기가 크고 반복 서열이 많아 연구자들이 쉽게 연구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차세대 시퀀싱 기술과 CRISPR 시스템을 이용한 유전자 가위를 통해 연구 진입이 비교적 용이해졌다.
* 다배체 (polyploid): 기본적인 이배체 (diploid) 유전체와 달리, 2배, 3배 혹은 그 이상의 배수체로 유전체가 증폭된 생명체
○ 한국에 자생하는 까마중은 그 열매에 항산화, 항노화 관련 천연물질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보조식품으로서의 가치가 크다. 까마중은 6배체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 가지과 종으로,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근연종인 토마토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열매 수확성이 증진된 까마중으로 개량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내용
○ 분자육종을 위한 까마중의 유전체 정보를 숏리드(short-read)와 롱리드(long-read) 방식을 혼합하여 약 3Mb의 N50값을 가지는 스캐폴드 수준으로 확립하였다. 이배체 조상인 토마토와 미국까마중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육배체 까마중에서 3배수화된 동조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이 잘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 동조 유전자 (homoeologous gene): 하나의 다배체 개체 내에서 발현되는 유사 유전자로 염기서열이 매우 유사하고 기능적으로 보존되어있다.
○ 유전자 가위(CRISPR)를 이용하여 열매 생산성과 관련된 S, SP, CLV3 및 CLE9 유전자를 편집하고, 야생형과의 역교배를 통해 각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이형접합체(heterozygote)를 제작하여 다음 세대에서 다양한 유전형을 가지는 개체를 선발하였다.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 이배체 미국까마중도 동일한 방법으로 유전형을 분리하였다. (그림 1)
○ 동조 유전자의 투여량 효과(dosage effect)에 따라 S, SP, CLV3, CLE9 유전자의 활성도가 유전형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이로 인한 양적 표현 형질이 개체마다 다양하게 구현된다. 예를 들어, S 돌연변이체의 경우, 정상적 동조 유전자를 1량(copy) 혹은 2량 가진 s1s2/+s3 또는 s1s3 돌연변이에서 꽃대가지가 많이 증가하고 그 결과 열매 수확성이 최대가 됨을 확인하였다. s1s2s3 돌연변이체에는 기능하는 동조 S 유전자가 하나도 없는데, 이로 인해 꽃대 가지는 무수히 늘어나나 열매 수확량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그림 2)
○ 다배체가 가질 수 있는 유전적 다양성을 통해, 이배체에 비해 표현형질의 다양성을 더욱 잘 구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형질이 최적화된 개체를 선발해낼 수 있다.
○ 실제 유용 작물인 보라농(왕까마중)의 유전자 편집을 통해 이러한 전략이 실제 작물의 수확성 증진에 활용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육배체 까마중의 유전체를 확립하고,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유전자 편집을 유도하였고, 나아가 표현형질의 다양화를 구현해 내어 생산성이 가장 증대된 유전형을 선발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앞으로 다배체 작물 육종 연구에 기본이 되는 연구 방법을 제안하였다.
○ 다배체 작물을 이용하면 중요 유전자들의 편집을 통한 생장 밸런스를 정교하게 조절하여 다양한 형태의 중간 형질을 가지는 개체를 제작할 수 있다. 다배체화를 통한 유전자 편집은 이배체 식물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여 미래에는 새로운 육종방법으로서 이용될 것이다.
○ 다배체 작물의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병 저항성 혹은 대사 물질 함유 관련 형질도 농업적 수요에 맞게 같은 전략으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실제 관련 유전자 편집을 통해 다배체 작물의 이점을 활용해 낸다면 더욱더 폭넓은 작물 품종 개량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림1)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육배체 유전형 분리법육배체 까마중을 유전자 편집을 통해 돌연변이체를 제작하고, 야생형과의 역교배를 통해 이형접합 돌연변이체를 얻게 된다. 이 개체를 세대 진전하게 되면 기능하는 동조 유전자(HG) 수가 다른 다양한 유전형의 개체들을 선발할 수 있다. 반면 이배체의 경우는 유전자 수의 한계에 의해 다양한 유전형을 획득하지 못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경상국립대학교 김근화 선임연구원
(그림2) 꽃대가지 결정 S 유전자 돌연변이체 표현형질의 양적 조절 및 수확성 변화 기능하는 동조 S 유전자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꽃대 가지가 늘어나며 꽃수가 증가하고, s1s2s3 돌연변이체에서 그 수가 최대가 된다. 하지만 열매 수확성은 무수히 많은 꽃을 가진 s1s2s3 돌연변이체에서 오히려 떨어지고, S1 한량을 가진 s1/+s2s3에서 최대가 된다. 이배체보다 육배체에서 양적 형질이 더욱 다양하게 분리되고 그로 인한 수확성 최적화 개체를 선발할 수 있다. (사진 속 화살촉은 꽃대 가지 분지 위치를 표시)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경상국립대학교 김근화 선임연구원
연구 이야기
<작성 : 경상국립대학교 박순주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밀, 감자, 딸기 등과 같은 작물은 배수체 작물이다. 이들 작물들은 이배체작물에 비해 훨씬 많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수체 특유의 복잡한 유전으로 인해 육종으로 유전형질을 개선하고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왔다.
우리연구진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배체가 포함하는 풍부한 유전자를 개선하는 유전육종 기술을 개발하고자 아이디어를 개발해 왔다. 멘델의 불완전우성은 두 개의 대립인자가 중첩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배체에서는 배수성 만큼 대립인자 개수를 식물체에 늘릴 수 있으므로 대립인자의 중첩현상을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할 수 있다. 즉 우리 연구진은 멘델의 유전에서 흰색과 빨간색의 중간이 분홍색이 됨을 착안하여, 다배체의 동조 유전자들을 편집하여 대립유전자를 개발하고 다양한 조합을 유도하면 불완전우성 형질의 표현형질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며, 예를 들면 흰색과 분홍색의 중간인 연분홍색을 다배체 동조 유전자 편집에서 유도할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다.
동시에 최근에 유전체 서열암호해독과 염색체서열 조합 기술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신육종기술로 조명되고 유전체 교정기술이 염기서열 편집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런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게 되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본 연구에 사용된 육배체 식물종은 까마중은 국내에 자생종을 열매에 항산화, 항노화 관련 천연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보조식품으로서 육종 가치가 매우 높은 다배체 식물종이다. 본 연구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배체의 우월한 유전형질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근연종이면서 이배체인 까마중 식물종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세인트베리연구소(Sainsbury Laboratory)의 Jonathan Jones 교수와 서울대학교 손기훈 교수가 이배체 대조 식물종인 이배체 까마중(S. americanum)의 유전체와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식물질병 연구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들 연구진과 공동연구와 협업을 진행하게 됨으로 연구의 결과가 빛을 빨리보게 됐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육배체 까마중의 유전체 정보 확립 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나아가 표현형질 다양성의 구현을 통한 생산성 개선까지 전체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안하였다. 이는 유전체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다배체 작물을 육종하는 기준이 되는 연구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다배체 야생 작물들뿐만 아니라, 활용되고 있는 이배체 작물들의 다배체화를 통해 형질이 더욱 개선된 품종으로 개발해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다배체화 과정을 이용하여 본 육종 전략을 적용하였을 때 같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검증해야한다. 또한, 작물의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병 저항성 혹은 대사물질 함유 관련 형질도 농업적 수요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실제 관련 유전자 편집을 통해 다배체 작물의 이점을 활용해 낸다면 더욱더 폭넓은 작물 품종 개량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까마중은 토마토와 매우 가까운 종이고, 유전체가 일반 이배체 생명체에 비해 3배로 늘어난 육배체 작물이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토마토의 양적 형질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을 까마중에서 찾아 편집하면, 토마토의 형질을 능가하는 형질의 품종을 국내자생식물을 이용해서 개발 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에서 개발한 배수체 편집육종기술을 까마중에 지속적으로 적용하여 토마토에 버금하고 능가하는 형질을 가진 까마중 품종을 개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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