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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종합
[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미국 유학생의 박사 졸업
Bio통신원(어느새 박사)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저와 친하게 지내는 한 박사님이 제게 이런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졸업 못하고 졸업을 시켜달라고 말해야 졸업을 시켜준다고… 저는 가만히 있으면 때가 되면 교수님이 졸업을 시켜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박사님의 말대로 졸업은 시켜달라고 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최소한의 수준은 도달해야겠지만요.
저는 2017년 가을학기부터 박사를 시작해서 2022년 1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2022년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 해 졸업은 생각도 안 했습니다. 2023년 봄학기를 마치고 6년을 꽉 채운 후 졸업을 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먼저 졸업한 두 명의 선배들도 6년을 채우고 졸업을 했고, 저도 그쯤 되어야 졸업할 여건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은 개인적인 여러 사정으로 쉽지 않은 해였습니다. 준비 중인 논문도 교수님의 건강 악화로 인해 교수님 손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반년을 넘게 기다려도 논문이 교수님으로부터 돌아오지 않아서 교수님께 지치고 힘들다고 이야기를 했고, 이런 속도라면 졸업을 하고 학위를 마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최대한 도와주시겠다고 이야기를 하셨고, 졸업 시기에 대한 논의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본인 때문에 논문 투고가 많이 지연된 것을 미안해하셨는지 졸업을 빨리 하는 쪽으로 도와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2022년 6월의 일입니다. 그렇게 2022년 12월에 졸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8월에 Committee meeting을 조금 긴급하게 소집했습니다.
교수님과 저는 최대한 서둘러서 Committee meeting이 열리기 직전에 논문을 투고했고, 교수님께서는 그것을 근거로 제가 졸업을 할 자격이 된다고 제 졸업을 허락해 달라고 다른 교수님들께 제안을 하셨습니다. 감사하게도 Committee의 다른 교수님들도 제가 졸업하는 것에 동의를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졸업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11월 초로 디펜스 날짜를 잡았습니다. 이후 2개월 동안 졸업논문을 작성하고, 디펜스를 통과하고,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일들이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교수님의 적극적인 도움도 크게 작용했고, Committee 교수님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박사학위를 받는 것도 온전히 내 실력과 계획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과 경우가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학위 중에 좋은 논문들을 많이 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지도교수님이 변경돼서 고생하고 학위기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 박사 학위 기간 중에 지도교수님이 세 번 바뀐 분도 계십니다. 대부분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열심히 연구를 하고 학위를 위해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졸업을 일찍 하기도 하고 누구는 중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다 내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박사 졸업은 사람마다 다 스토리가 다르지만, 결국 지도교수님과 Committee 교수님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 동의를 근거로 디펜스 날짜를 잡고, 디펜스를 하기 전에 기한 내에 졸업논문을 제줄 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학사 일정에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타임라인은 각 학교의 규정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디펜스를 하는 날에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졸업논문 발표를 합니다. 그동안 했던 연구를 소개하고, 발표 말미에는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도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발표가 끝나면 Committee 교수님들과 디펜스 시간을 갖습니다. 교수님들은 졸업논문을 기초로 제게 질문들을 하고, 저는 거기에 대해 답을 하는 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디펜스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미 몇 개월 전에 미팅을 하면서 많은 질문들이 오가기도 했고, 질문도 모두 제가 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디펜스를 통과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디펜스가 매우 살벌하다고도 하던데, 저는 인복이 좋아서인지, 교수님들이 모두 저에게 호의적이셨습니다.
디펜스를 마친 후 교수님들의 코멘트를 기초로 졸업논문을 일부 수정해서 다시 제출하면 해야 할 일들이 끝이 납니다. 저와 친한 박사님의 말대로 졸업은 결국 시켜달라고 해야 할 수 있음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지난 5년 반 동안의 노력이 목표했던 박사학위를 얻는 성과로 귀결되니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물론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한 고비 넘겼으니 잠시 여유를 부려봅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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