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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사전 예측이 감각운동 향상시키는 신경 기전 밝히다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 뇌에서 사전 지식과 예측에 의해 시각정보를 해석하고 안구운동 조절하는 원리 규명 -
- 감각운동 및 인지기능 장애 치료 연구에 활용 기대 -
동물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감각 정보를 활용하며, 특히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는 주로 눈을 통해 얻은 시각정보에 의존한다. 우리 뇌는 시각정보가 정확하지 않거나 제한적인 경우에도, 시각정보와 과거의 경험 지식에 기반한 예측정보를 통합해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의 통합과 처리가 뇌의 어느 영역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사진] 이번 연구를 이끈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팀
왼쪽 사진. 박정준 석사후연구원(제1저자). 오른쪽 사진. 오른쪽부터 김설민 박사과정학생(제1저자), 이준열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연구위원(교신저자), 김형구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연구위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이준열 연구위원(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영장류 행동 실험과 신경세포 활동 측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 경험지식에 의한 예측이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 감각영역을 조절해 감각운동(Sensorimotor) 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감각운동이란 외부감각 자극에 반응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운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컨대, 우리가 움직이는 물체를 눈으로 쫓을 때, 눈으로 받아들인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방향과 속도 등의 시각정보를 뇌에서 처리하여 안구의 운동을 조절하게 된다.
연구진은 붉은털원숭이가 움직이는 시각 자극물을 눈으로 쫓는 추적안구운동 과제를 하는 동안 시선추적장치와 전극을 이용해 눈의 움직임과 대뇌 외측시각피질(Middle temporal visual area) 신경세포들의 활동을 측정했다.
원숭이에게는 원형의 구역 안에 임의로 점이 찍히는 무작위 점 키네마토그램이 시각 자극물로 제시되고, 원숭이는 시각 자극물의 중심에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는 고휘도의 시각 자극물과 그렇지 않은 저휘도의 자극물이 제시되는 경우, 시각 자극물의 이동 방향이 유사해 예측이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및 머신러닝, 뉴럴 디코딩 등의 기술로 분석해, 시각 피질 영역에서 예측정보와 감각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수리적․정량적으로 분석했다.
행동실험 결과, 원숭이가 시각 자극물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이전 실험 경험을 통해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에는 추적안구운동의 편차가 적었으나, 이전 경험을 통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편차가 컸다. 이는 감각정보가 확실하지 않을 때, 사전 경험지식을 활용하여 행동의 정밀성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신경활성이 나타내는 자극의 운동방향을 추정하여 실제 추적안구운동 방향과 비교한 결과, 추정 방향과 실제 추적안구운동 방향의 편차가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행동실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시각 자극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만 사전 예측에 의해 외측 시각 피질 세포들의 방향 선택성이 안구운동의 추적 방향을 더 잘 처리하도록 조절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활성 패턴이 시각 자극물의 방향에 대한 예측도 표상할 수 있으며, 이것이 안구 운동의 정밀성과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기존에는, 예측은 전두엽에서 수행되고 감각정보는 시각피질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준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대뇌 외측시각피질이 환경으로부터 얻은 감각 정보를 단순히 신경 신호로 전달하는 영역이 아니라, 사전 지식 및 예측에 의해서 동일 감각정보를 다르게 해석하여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뇌영역이라는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대뇌피질의 감각 영역이 사전 정보를 이용해 어떻게 감각운동 행동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감각운동 정보처리의 신경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라며, “감각운동 및 인지기능 장애 치료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자매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7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저널/저자
Prior expectation enhances sensorimotor behavior by modulating population tuning and subspace activity in sensory cortex/ Science Advances (2023)/ *박정준, *김설민, 김형구, 이준열 (* 공동1저자)
연구내용 보충설명
감각정보를 처리하여 행동하는 데 있어서 사전지식을 이용해 예측하는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주어진 감각정보가 약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경우, 우리가 갖는 사전지식은 행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감각정보-예측정보의 통합은 베이지안 추론 이론을 통해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베이지안 추론에서 이야기하는 사전확률(prior probability)과 우도함수(likelihood function)의 통합에 의해 생성되는 사후확률(posterior probability)이 뇌회로 상에서 어떻게 표상되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사전확률로 표현되는 예측정보는 전두엽에 표상되고, 우도함수로 표현되는 감각정보는 시각피질 상에 표상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두 정보의 통합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전두엽, 시각피질, 또는 다른 뇌영역)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가 공존했다.
본 연구에서는 예측정보가 시각피질에 표상된 감각정보를 조절하여 행동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운동방향에 대한 외측시각피질세포들의 군집동조함수 형태를 조절하는 것으로 세포활동상에서 표상된 감각정보를 강화시켜 직접적으로 행동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연구진은 사전지식에 의한 예측이 전두엽 영역으로 유입된 감각정보를 조절하여 행동을 향상시키는지, 전두엽에서 나온 예측에 대한 정보가 시각피질로 전파되어 그곳에서 감각정보를 조절하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행동과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영장류 행동 실험을 수행하였다.
붉은털원숭이를 피험동물로 행동과제를 개발하고, 일차적으로 외측시각피질영역(middle temporal area)에서 세포활동 측정을 진행하였다. 행동과제는 기존에 사용되던 추적안구운동을 이용해 앞으로 나타날 자극의 운동 방향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도록 통제하였다. 행동훈련과 목표 뇌영역에서의 세포활동 측정을 위해 두 차례 이상의 수술이 이루어졌으며, 6개월 이상의 행동 훈련 이후 8채널 혹은 16채널 전극을 이용한 장기간의 세포활동 측정이 이루어졌다.
이후 체계적인 분석과 수리적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측정된 세포활동의 변화가 실제 행동의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정량화 할 수 있었다.
[어려웠던 점]
비인간 영장류를 사용하는 연구의 경우, 특정 과제수행을 위한 훈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세포활동 측정 역시 설치류 연구와 비교해 오랜 기간 이루어진다. 이번 실험도 상당히 오랜 기간을 반복적인 실험을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측정된 데이터의 해석이 쉽지 않았는데, 측정된 세포활동을 모사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적인 해석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성과 차별점]
이전에도 예측정보가 감각정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연구들이 있었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뉴로이미징 연구에 한정되어 직접적인 상관관계나 기전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을 이용한 세포활동 측정을 통해 예측정보와 향상된 행동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으며, 군집세포활동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기전을 규명하였다.
[향후 연구계획]
감각정보-예측정보의 통합과 조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영역에서의 세포활동 측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후속연구로 현재 전두엽에서의 세포활동 측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두엽과 시각피질에서의 동시 세포활동 측정도 계획하고 있다.
[그림 1] 행동실험 및 세포측정영역
[왼쪽] 각 실험에서 원숭이는 움직이는 무작위 점 키네마토그램(random-dot kinematogram)의 중심에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중앙] 시각 자극물의 방향예측 가능 여부는 각 구획 (block)에서의 자극물 방향들과 그 빈도비율에 의해 결정되며, 감각 정보량은 키네마토그램 점들의 휘도 대비(luminance contrast)로 결정된다. 두 원숭이에서 모두, 자극물의 휘도가 낮으면서 자극물의 방향이 예측 가능할 때, 추적안구운동 방향들의 편차가 줄어들었다. [오른쪽] 세포활동의 측정은 외측시각피질(middle temporal area)에서 이루어졌다.
[그림 2]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방향 선택성에 따른 사전 예측의 차별적 신경활성 조절
시각 자극물이 예측이 가능하도록 움직일 때 시각피질에 표상되는 감각정보의 신뢰도가 높아지며, 이러한 세포 활동을 표현한 군집동조함수의 모양이 뾰족해진다. 자극물의 휘도가 낮아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만, 외측시각피질 세포의 선호 방향(Preferred direction)이 예측 방향과 다를수록 자극물이 제시된 직후 세포의 신호 발화 세기가 줄어들며, 이를 통해 군집방향동조함수의 모양이 뾰족해졌다.
[그림 3] 사전 예측의 신경활성 조절이 추적안구운동에 미치는 영향
[왼쪽 위]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머신 러닝 기법 중 하나인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으로 분석하여 사전 예측에 의한 차별적 신경활성 조절이 시각 자극물 방향에 대한 표상을 향상시킴을 확인하였다. [오른쪽 위] 또한, 최대 우도 추정 모델(Maximum likelihood estimation) 등의 통계모델을 이용해 시각피질 세포들의 신경활성이 나타내는 방향을 추정하여 실제 추적안구운동 방향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추적안구운동 방향들의 편차들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방향들의 편차가 유사했다. 이는 사전 예측의 차별적 신경활성 조절이 추적안구운동의 정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왼쪽 아래] 시각 자극물 방향에 대한 사전 예측과 관련된 신경 준공간(Neural subspace)에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활성들을 투영한 결과, 시각 세포들의 집단 활성패턴이 시각 자극물이 제시되기 전부터 사전 예측 자체를 표상할 수 있으며 [오른쪽 아래] 이것이 추적안구운동의 정밀성의 변화와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외측시각피질영역이 사전 지식 및 예측에 대한 직접적인 표상을 통해 지각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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