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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종합
[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미국의 문화: 학교
Bio통신원(어느새 박사)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연구실에서 보내다 보니 이곳에서 경험하는 문화적 차이도 존재합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민감한 영역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이색적이기도 하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수업 중에 밥 먹기>
학부나 대학원에서 수업을 하는 중에 음식을 드셔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음식을 먹어봤다면 어디까지 먹어보셨나요? 기껏해야 사탕 정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미국에서는 수업 중에 밥을 먹습니다. 물론 이들에게 밥이 우리처럼 쌀로 만든 밥과 반찬은 아니고 샌드위치, 브리또, 샐러드 같은 것들이긴 합니다. 어찌 되었든 냄새가 나는 음식들을 수업 중에 먹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물론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고, 이를 싫어하는 교수님들도 존재하고, 이에 대해 별로라는 인식을 갖는 미국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래도 수업 중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평생 살아온 저로서는 상당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왜 수업중에 밥을 먹는지는 당사자에게 물어보지를 못해서 사실 모르겠습니다. 뭐 배가 그만큼 고팠거나 밥 먹을 시간이 없었겠죠? 이해하려 해도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모습입니다.
<토론식 수업>
한국에서의 수업은 대체로 일방향적인 수업입니다.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별로 없고, 교수님들도 학생들에게 질문을 잘 하시지 않죠. 물론 질문을 하시는 교수님들도 있지만, 대체로 대답을 잘 하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도 질문도 많이 하고 대답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이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속된 말로 너무 나대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미국은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양방향적인 구조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물론 이론 중심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이 많은 강의식 수업도 있지만, 어떤 논문을 가지고 해당 논문의 내용을 서로 발표하고 질문하고 답하는 토론식(Discussion) 수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수업에서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수업을 못 따라오거나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결과를 낳습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답해야 하는 게 제가 경험한 미국의 교육 방법입니다. 물론 모든 질문과 답이 영양가 있지는 않습니다. 때때로 엉뚱한 질문이나 답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 애들이 자신감 하나는 충만하거든요. 그래도 그런 참여가 미국에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세미나에서 질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Good question이라는 칭찬을 듣게 됩니다. 질문을 하는 것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성소수자>
갤럽이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로 불리는 성소수자의 비율이 7.1%라고 합니다.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테니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율이 저도 어느 정도 체감이 됩니다. 지난 5년 동안 제가 속했던 학과에서 제가 알고 지낸 사람들이 대략 100명은 될 텐데, 그중에 제가 가까이 알고 지내는 LGBT가 4명이 됩니다. 이처럼 사람들과 조금만 친해지면 LGBT가 꽤 많다는 사실을 쉽게 알게 됩니다. 때로는 누가 LGBT 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늘 말조심을 해야 합니다. 제 실험실의 여자 Lab technician은 Husband가 있다고 해서 당연히 남자 성을 가진 남편이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석에서 남편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남편이 여자라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여자 후배 한 명은 자신이 약혼을 했다고 했는데 약혼자도 동성이었습니다. 이처럼 Wife, Husband라는 말이 여자와 남자로 제한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종>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특히나 대학원의 경우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로 인해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교류합니다. 안타깝게도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는 과거의 일이 아니고 현재진행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의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일례로 몇 년 전 한 교수가 인종차별적인 말을 한 이유로 맡고 있던 보직에서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교 휴게실에서 사적으로 중국 말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한 교수가 중국 말을 하지 말고 영어를 쓰라고 했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연구실에서 연구와 업무와 관련된 일에 대해 영어로 소통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휴게실에서 친구들이랑 사적인 대화를 하는 것에 영어를 쓰라고 말한 것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간주됐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해당 교수는 중국인 학생들이 영어를 씀으로써 영어실력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영어를 쓰기를 권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러한 입장조차도 ‘중국 유학생들은 영어를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 사고방식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기에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종차별에 대한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저도 미국에 와서 살면서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흔히 묻는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도 누군가에게는 인종차별적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애틀랜타 출신 가수인 에릭남이 과거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영어를 어디서 배웠는지 묻는 질문들을 받곤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 출신의 미국인에게, 단시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어느 나라 출신인지 묻거나 영어를 잘한다고 말하는 것들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어릴 때 영어를 배울 때 “Where are you from?”에 대한 답으로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나라를 말하는 경우보다 자신의 출신 도시나 주를 말하는 경우가 이곳에서는 훨씬 흔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백인이 아니라고 해서 그 사람, 혹은 그 부모가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는 것은 상당히 실례되는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
인종 차별과 관련 있는 내용입니다만,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생기는 생물학적 문화적 차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외국 사람들에게서 나는 체취를 견디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주 가끔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심한 체취를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와 사무실을 공유하는 인도인 포닥의 경우도 체취가 심한 편입니다. 그 친구가 있던 방에는 그 친구의 체취가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가서 냄새난다고 말하는 것은 인종 차별적인 발언 이전에 존중과 매너가 없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생활양식의 차이, 식습관의 차이, 유전적 차이 등이 체취를 만들기 때문에 이 또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많은 영역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식문화와 종교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종교적인 이유로 혹은 개인의 건강이나 신념으로 특정 음식을 먹지 않거나 채식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함을 배우게 됩니다. 워낙 조심할 부분들이 많아서일까요? 한편으로는 너무 깊은 인간관계를 맺지 않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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