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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미국 문화의 긍정적인 면
Bio통신원(어느새 박사)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이전 글에서 미국에서 살면서 경험한 문화적 차이와 그로 인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약간은 불만을, 얘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미국의 모습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들 말이죠.
<환불 정책>
미국은 환불의 나라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구매한 물건을 환불하기가 참 쉽습니다. 마트에서 구매한 음식이 맛이 없어도 환불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사용하다가도 환불할 수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을 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불의 정점을 찍는 곳이 아마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존에서 구매한 물건을 환불할 때 반품하는 물건을 들고 배송업체에 가고, 반품하는 제품마다 생성되는 개별코드를 스캐너로 스캔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 아마존은 물건을 환불처리를 해주고 돈을 돌려줍니다. 물건을 받기도 전인데 말이죠. 분명 오배송이 있을 수 있고 제품이 망가졌거나 혹은 악용해서 빈 박스를 보내는 경우가 있을 텐데도 말이죠. 심지어 어떤 때는 상품을 보내지 말라고 하고 환불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묻지마 환불이 가능한 것은 미국이라는 사회가 신용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고객이 이런 환불 정책으로 인해 부담 없이 더 쉽게 물건을 구매하고,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유지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적인 문화>
미국인들의 삶에서 가족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족적인 문화가 미국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한국도 점점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휴직을 하는데 눈치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남자들에게도 꽤 긴 기간 동안 유급 육아휴직을 주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다들 퇴근하면 집에 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냅니다. 지난 5년간 연구실에 있으면서 저녁 회식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회식을 하면 점심에 회식을 합니다. 퇴근 이후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것이 미국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라는 게 참 좋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만 해도 토요일에도 오전까지는 의무적으로 연구실에 나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누구도 주말에 나올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물론 연구를 하다 보면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긴 합니다만, 주말에 학교에 가보면 참 썰렁합니다. 꼭 나와야 하는 사람만 나와서 실험을 하고, 또 금세 집에 돌아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주말에 실험실에 안 나온다는 말이 아닙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실험 스케줄에 의해 나와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나 문화적으로 주말과 퇴근 이후의 생활을 존중하기에 누구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사생활을 존중하는 문화>
한국에서는 지나치리만큼 다른 사람들의 외모에 대해 말을 많이 합니다. 새 옷을 입었거나 머리 스타일의 변화가 생긴 것에 대한 언급이야 긍정적인 표현이고, 미국 사람들도 이런 부분들은 언급하며 좋아 보인다고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안색이 안 좋다’, ‘어디 아파 보인다’, ‘무슨 일 있냐’ 등 때때로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들은 묻곤 합니다. 오지랖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관심과 걱정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사자에겐 때때로 원치 않는 관심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건강이 안 좋은 사람에게 ‘어디 아프냐?’, ‘안색이 안 좋다’, ‘살이 빠졌자’라고 묻고 말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선 거의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인식이 가능하고 보일 텐데도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화장을 안 해도, 별로 예쁘지 않은 옷을 입어도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 저는 연구실을 갈 때도 나름 깨끗하고 예쁜 옷을 입고 갔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박사를 하며 연구실을 갈 때는 때때로 구멍 난 옷을 입고 가기도 하고, 회사나 학회에서 받은 티셔츠를 입고 가기도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공짜 티셔츠를 정말 좋아하고 아무 부담 없이 입고 다닙니다. 이처럼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의 모습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나에게 지나친 관심을 주지 않고 사생활을 지켜주는 이 부분, 살아보면 이 부분이 정말 편하고 좋습니다.
<인사의 생활화 >
한국에서 길을 지나다니며 눈이 마주치면 눈을 피해야 합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다가는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Hi”라고 인사를 합니다. “How are you?”까지도 묻죠. 아, How are you는 안녕하세요 느낌의 인사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지내는지 진지하게 얘기하면 곤란해요. 운전을 하고 가다 보면 강아지랑 산책하는 할머니가 제게 손을 흔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저도 손을 흔들어 줘야죠. 이처럼 모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 게 저는 미국 문화의 장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한국에서 똑같이 했다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쉽습니다.
미국에서 인사를 할 때는 손을 흔듭니다. 조금 친해지면 고개를 위로 까딱하며 “Hey”, “Hi”, “What’s up” 등의 말을 건넵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이 부분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복도나 길에서 교수님들을 만나면 말로는 “Hi”를 하면서도 몸은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이는 어색한 인사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평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는데 미국에 와서 갑자기 고개를 세우고 교수님께 인사를 하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2년 정도는 그렇게 어색한 인사를 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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