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 관련 동향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뉴스 종합
[알후과작] 제가 1 저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Bio통신원(알후과작)
들어가며
‘누가 저자가 될 것인가? 저자의 순서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연구자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자권과 저자 순서에 대한 끊임없는 내부의 의견 충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가 되거나 그로 인한 형사책임까지 겪게 되기도 합니다. 저자권 문제에 대한 충돌로 신뢰가 깨져 연구실을 그만두거나, 더 이상 함께 공동연구를 하지 않게 되는 사유가 될 만큼 민감한 문제입니다. 저자권 결정은 연구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성과 분배의 문제이기도 한 중요한 결정인 것입니다.
논문 저자의 종류와 순서에 대한 결정은 연구 참여자 간의 수평적인 논의와 합의로 진행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이상적이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저자의 자격과 순서에 대하여 가이드라인이 있으나 일률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한계가 있어 각 논문마다 저마다의 기준 내지는 근거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개별 기준으로 인한 모호함이 저자권 결정 과정에서 악용될 수 있고, 그것이 지나치고 명확한 연구부정행위가 아닌 이상 바로잡기 어렵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 저자의 종류와 순서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개함으로 경험이 없는 이에게 어느 정도의 기준을 제시하고, 더 권한이 많은 이에게 그동안의 결정을 돌아보고, 저자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맞이할 이에게 더 넓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이 글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논문 저자의 종류와 그 순서, 그리고 저자권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논문 저자의 수와 그로 인한 저자의 종류 구분
초기 과학논문 출판은 저자의 구성이 단독 저자 또는 소수의 저자로 되었습니다. 논문의 저자 수가 많지 않은 경우 저자의 종류가 특별히 구별될 필요가 없거나 저자 순서에 따른 성과 분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연구 시스템이 발전하고 고도화되며 개별 연구실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물에 10여 명의 저자가 포함되기도 하고, 여러 연구실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어 저자가 수백 명 많게는 천명을 넘어가는 거대 프로젝트(예, ATLAS experiment [1])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2]. 2019년에 Science에 출판된 NASA twin study의 경우 총 76명의 공동저자, 16명의 제1저자, 13명의 교신저자로 구성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림 1] [3]. 이와 같이 저자의 수가 증가하는 변화 속에서 저자의 종류가 분화되고 저자의 종류에 따른 성과 분배의 필요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림 1. NASA twins study의 저자 목록 [1]
논문 저자의 종류
논문 저자의 종류에는 공동저자, 제1저자, 교신저자가 있습니다. 논문 저자의 자격이 있는 자들은 모두 공동저자(Co-author)에 해당하게 되며 공동저자 중 일부가 제1저자(First author) 또는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의 자격을 추가로 얻게 됩니다 (그림 2. 집합 표시).
그림 2. 저자의 종류와 관계
공동저자는 해당 논문에 지적인 기여를 한 이라면 누구나 그 자격에 해당합니다. ‘저자의 자격과 부당한 저자 표시’에 대하여는 앞선 연재에 소개한 내용으로 갈음합니다 [4]. 공동저자 중 소수의 저자는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에 해당하게 되며 실질적으로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가 해당 연구의 대부분의 성과를 부여받게 됩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의 대화가 아래와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A: 나 이번에 OOO 저널에 논문 나왔어
B: 축하해. 그럼 제1저자야?
A: 아니. 제1저자는 아니고 그냥 공동저자야 ㅋㅋ
B: ㅋㅋ 그래도 축하해
교신저자는 해당 연구 결과의 최종 책임자로서 일반적으로 연구책임자가 그 자격을 얻게 됩니다. 교신저자는 출판물과 절차에 대한 책임을 지며 그 과정(논문 제출, 동료평가, 출판 등)에서 저널과 의사소통을 하게 됩니다 [5-6]. 기능적으로는 출판과정에서 기한을 엄수하고, 저널의 논문 제출 기준을 확인 후 이에 맞추고, 공동저자들의 정보를 확인하게 됩니다. 교신저자의 본래적 의미는 논문 출판 과정에서 저널과 의사소통하는 기능적인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6]. 그런 맥락에서 본래 의미적으로는 공동저자 중 교신저자의 기능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어떤 연구자도 교신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나, 최근에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해당 프로젝트의 그룹 리더, 시니어 연구자, 연구책임자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6].
제1저자는 일반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주요 실험을 수행하며, 결과를 분석하고, 논문의 초고를 작성한 사람이 맡게 됩니다 [7]. 달리 표현하면 해당 연구에 가장 많은 지적 기여를 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 논문을 인용할 때, 제1저자의 성(Last name)으로 ‘Kim et al.,’과 같이 인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제1저자가 교신저자를 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기준 역시 모호하여 연구책임자 내지는 공동연구자들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다소 있습니다. 연구 프로젝트마다 다양한 업무 분배와 진행과정, 그 외 현실적인 상황들로 인하여 제1저자가 누가 될지 반론의 여지없는 결정은 어려운 상황이 많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누가 제1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누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하는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하는 정당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오늘 연재 글의 핵심이 되는 내용일 것입니다. 누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연구자 입장에서 제1저자가 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연구 실적에 큰 의미가 없다는 점으로 인하여 제1저자가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는 성과가 자신에게 돌아오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이며 이로 인한 혼란과 충돌이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가급적이면 저자권 문제는 프로젝트의 초기에 함께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간에 지속적 점검을 해서 합의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일이 늘 바람직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언제든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에 그런 경우에 대하여 함께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소개한 일반적인 제1저자의 기준인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며 주요 실험을 수행하고 논문의 초고를 작성한 사람’만으로는 여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논문에서 한 연구자는 computational analysis를 수행하고 다른 연구자는 molecular biology analysis를 동시 수행하여 종합한 내용으로 결론을 얻었다면 둘 중에 누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하는가를 놓고 충돌이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단 한 명만 제1저자가 될 수 있다면 서로 자신의 기여도가 더 크다고 주장하게 될 것입니다.
제1저자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과정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고 우연적이거나, 힘의 논리를 따르거나, 프로젝트와 무관한 개별 사정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앞서 제1저자의 자격을 소개한 것을 바탕으로 할 때, 제1저자의 자격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해당 연구를 이끌고, 기획하며,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논문의 초고를 작성하는 데에 얼마나 어떻게 기여하였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주효할 것입니다 [8-9]. 그리고 동반하여 이 저자권 이슈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느끼는지, 왜 내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 논문이 본인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인지, 이 논문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 등을 포함하여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1차적으로 대화의 형식으로 회의를 통해 이를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제1저자에 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제1저자의 자격을 주장하는 내용을 문서 형태로 하여 입증자료 등을 포함해 기록을 남겨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논문 리뷰에 대한 회신을 할 때와 같이 개별 쟁점에 대하여 공손하지만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서화된 자료를 제출한 기록을 남겨두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내지는 공식절차에 유리한 근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러한 기록이 없는 상태로 분쟁 또는 공식절차가 진행된다면 상대측에서는 이전에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하여 부당한 결론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오랜 시간 수고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는 논문에서 저자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일 것입니다. 저자권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공동저자 간에 유기적인 상호 논의가 바탕이 되는 것이 최선이나 늘 그렇게 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논문의 저자권이 학계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성과 지표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충돌이 언제나 발생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저자권에 대한 개념, 각 저자의 자격, 저자권을 주장하는 근거와 형식을 접해두면 추후 유사한 문제를 예방하거나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연재 글로 정리하였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참고자료
[1] The ATLAS Collaboration, The ATLAS Experiment at the CERN Large Hadron Collider. Journal of Instrumentation (2008)
[2] Dance et al., Authorship: Who’s on first? Nature (2012)
[3] Garrett-Bakelman et al., The NASA Twins Study: A multidimensional analysis of a year-long human spaceflight. Science (2019)
[4] 알후과작. 저자의 자격과 부당한 저자 표시. BRIC (2021).
[5]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Defining the Role of Authors and Contributors. ICMJE.
[6] Yale University. Guidance on Authorship in Scholarly or Scientific Publications. Yale University.
[7] Elsevier. What is a Corresponding Author? Elsevier.
[8] Khanam et al., Deciding the order of authors on a paper. Authorship in Research (2013)
[9] Tress Academic. How to tell my co-authors that I should be the first author? (2021)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논문은 연구자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자 연구자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연구자의 존재에서 논문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하기에, 대학의 학위과정은 논문 작성법을 충실하게 교육해야 하는 당위를 가집니다. 그러나 연구중심대학에서 학위를 한 작성자는 실용적이고 정립된 논문 작성법을 배울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도 교수님은 논문 작성을 요구하셨고, 작성 방법을 묻는 물음에 그건 알아서 하라는 한숨을 돌려주셨습니다. 논문 작성 경험이 없는 초보자가 우수한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연재합니다.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