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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조직 내 여러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탐지하는 고성능 기술 개발
Bio통신원(KAIST)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장재범 교수, 전기및전자공학과 윤영규 교수 연구팀이 기존 기술 대비 5배 이상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 개발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의 생체 분자로써 이를 통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어 암을 비롯해 뇌졸중, 치매 등 각종 난치병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표지자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환자별로 암 조직 내부에 발현되는 단백질 마커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에 따라서 암의 예후 및 항암제 반응성 등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암 조직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는 기술이 반드시 요구된다.
이에 장 교수 연구팀은 기존 기술 대비 5배 이상 더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수한 시약이나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암의 정확한 진단 및 항암제 개발, 새로운 단백질 마커 발굴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서준영, 심연보, 김지원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5월 13권에 출판됐다. (논문명 : PICASSO allows ultra-multiplexed fluorescence imaging of spatially overlapping proteins without reference spectra measurements).
그동안 정밀 암 연구는 암 환자 조직 내부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유전체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으로는 실제로 이 유전자로부터 단백질 마커가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 혹은 어떤 공간적 분포로 발현되는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서 최근 연구는 유전체 및 단백체를 동시에 분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기존의 유전체 분석으로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수백 명의 유방암 환자의 암 조직 내부 단백질 마커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을 생존율 및 약물 반응성이 서로 다른 여러 서브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또한, 최근 암을 정복할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의 경우, 암 조직 내부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한다.
이때, 암 조직 내부에 어떤 면역 단백질 마커가 발현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그 약물 반응성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암 조직 내부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는 기술은 새로운 암 서브 타입의 발굴, 각 서브 타입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 적합한 항암제 추천 등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동안 암 조직 내부에서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기 위해서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 혹은 형광염색법이 사용돼왔다.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은 하나의 조직에서 다수의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고가의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분석 과정에서 조직이 파괴되며, 전체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형광염색법은 이와 같은 단점은 없으나, 한 번에 3개의 단백질 마커만 관찰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형광염색법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한 번에 15개 이상, 최대 20개까지의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인 `피카소(PICASSO)' 기술을 개발했다. `PICASSO는 “Process of ultra-multiplexed Imaging of biomoleCules viA the unmixing of the Signals of Spectrally Overlapping fluorophores'의 약자로, 기술을 통해 다양한 생체분자들의 이미지를 형형색색으로 얻어낼 수 있기에 일반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화가 피카소의 이름을 기술명으로 정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발광 스펙트럼이 유사한 형광 분자들을 동시에 사용하고, 이러한 형광 분자들의 신호를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조직에서 15개의 단백질 마커를 탐지하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해 총 45개의 단백질 마커를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피카소(PICASSO)' 기술은 기존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 중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가장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암 진단 및 제약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팀은 이 기술 개발 과정에서 4건의 국내 특허, 3건의 미국 특허, 2건의 EPO(유럽 특허) 및 PCT(국제 특허)를 출원해 이번 기술의 지적 재산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제1 저자인 서준영 연구원은 "`피카소(PICASSO)' 기술을 통해 그동안 관찰하기 어려웠던 조직 내 수많은 단백질 마커의 발현 정도 및 분포 관찰에 성공했다ˮ며, "특수한 시약이나 고가의 장비 없이 연구자들에게 친숙한 형광현미경만을 사용해 기술 구현이 가능하므로 접근성이 매우 높은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고, 새로운 생명현상 규명, 암 바이오마커 발굴, 정밀진단 및 치료제 개발 등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최근 진단 및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세포 및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고 분석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암 정복을 위해 새로운 면역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암 종류에 따른 바이오마커 발굴, 단백질 발현량, 발현 패턴 분석 등의 연구는 필수적으로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암 시료 내부의 수십/수백 종의 단백질들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생체 내 단백질을 탐지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형광현미경은 다섯 종류 이상의 단백질을 탐지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량분석 기반 이미징 기법, 형광 분자 신호 및 항체 제거 기술 등이 개발되었지만, 특수한 시약이나 고가의 장비 필요, 시료의 파괴, 낮은 성능과 느린 속도로 인해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위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다분자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내용
형광현미경으로 다분자 탐지가 가능한 PICASSO 개발을 위해 본 연구원은 두 가지 핵심 전략을 구성하였다. 첫 번째로, 형광 분자의 발광 스펙트럼(emission spectrum)의 최고점을 포함하도록 형광현미경의 검출파장대(detection range)를 설정한 후 이미징했다. 각 형광 분자들은 고유한 화학구조로 인해 조금씩 다른 발광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포함하도록 검출파장대를 설정하고 형광이미징을 진행했다. 이렇게 얻어진 이미지들은 형광 분자의 스펙트럼이 서로 간에 매우 겹쳐있기 때문에 다종의 형광 분자들의 신호들이 혼재한다. 두 번째로, 첫 번째 과정에서 얻은 이미지를 상호정보량 최소화 알고리즘을 통해 각 형광 분자만의 이미지로 분리해내었다. 형광 분자의 발광 스펙트럼의 최고점을 포함되게 형광이미징을 진행했으므로, 상호정보량 최소화 알고리즘을 통해 각 형광 분자만의 이미지로 분리해내는 것이 보장된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형광현미경의 다분자 탐지 성능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였다.
3. 기대 효과
PICASSO 기술을 통해 특수한 시약이나 고가의 장비없이 기존 형광현미경만을 사용하여 수십/수백 종류의 생체분자를 탐지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손쉽게 생체 내 다분자 탐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세포, 쥐 뇌, 신장·심장·유방·뇌·방광 등 다양한 인체 장기 등에의 적용 및 mRNA/단백질 동시 이미징, 조직투명화 기술, 초고해상도 이미징 등과의 호환성도 입증하여, 새로운 생명현상 규명, 암 바이오마커 발굴, 정밀진단 및 치료제 개발 등에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PICASSO 기술의 실험 모식도: (a) 생체 내 다양한 분자들을 서로 다른 형광 분자가 붙어 있는 항체로 염색하고, (b) 각 형광 분자들의 발광 스펙트럼의 최고점을 포함하여 검출 파장대를 설정하고 형광현미경으로 이미징 한다. (c) 이후 형광 분자들의 신호가 혼재된 이미지들을 PICASSO 알고리즘을 통해 각 형광 분자의 신호만을 갖는 이미지로 분리한다.
그림 2. PICASSO 기술을 활용한 쥐 뇌 해마 영역 45컬러 이미징: 한번에 네 종류의 생체분자만을 관찰할 수 있었던 기존 형광현미경 기술의 10배 이상의 다분자 탐지 성능을 지닌 PICASSO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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