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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완화 가능성 제시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묵인희 교수(서울대)·배진우 교수(경희대)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서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한 장 누수현상과 염증반응을 확인하고 장내 미생물 조절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완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영국 위장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거트’(Gut)에 8월 30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 Transfer of a healthy microbiota reduces amyloid and tau pathology in an Alzheimer’s disease animal model
※ 저 자 : 김민수(충남대학교, 제1저자), 김윤희(서울대학교, 제1저자), 최현정(서울대학교, 제1저자), 배진우(경희대학교, 교신저자), 묵인희(서울대학교, 교신저자) 포함 총 15명
인지장애와 기억손상을 동반하는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병은 뇌 내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축적, 신경세포 손상 및 과도한 염증반응 등 전형적 신경병리학적 특징이 잘 알려져 있으나 발병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폐증과 파킨슨씨병에서 장내 미생물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마리가 밝혀지는 등 장내 미생물과 뇌 질환과의 연결고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제2의 뇌’로 장이 주목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생쥐모델에서도 장내 미생물 군집 변화가 보고되었지만 어떠한 경로로 변화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생쥐모델의 뇌 병변이 악화될수록 정상 생쥐와의 장내 미생물 구성의 차이가 커지는 현상을 통해 장내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치매 생쥐모델의 장내 미생물 군집의 종(species) 구성이 정상 생쥐와 다르게 변형되었고 만성 장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미생물 군집 변화로 인한 장벽기능 약화가 장내 독소의 혈액으로의 누수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전신적인 염증반응이 증가됨을 규명하였다.
실제 장내 미생물 균총의 균형이 깨어진 알츠하이머성 치매 생쥐모델에 16주간 주기적으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투여하는 분변 미생물군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 FMT)을 통해 장내 환경변화를 유도하였다.
그 결과 질환 생쥐모델의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되었고 뇌 내 특징적인 단백질 축적과 신경세포의 염증반응이 완화되었다.
더불어 장 조직 세포의 퇴화와 혈중 염증성 면역세포 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생쥐모델에서 장벽의 누수와 혈액 내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그리고 뇌 병변과의 상관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바로잡아 알츠하이머병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묵인희 교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직접 표적으로 하는 의약품 개발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장-뇌 축과 혈액 면역세포에 주목한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연 구 결 과 개 요
연구배경
ㅇ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뇌손상으로 인해 심각한 인지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뇌 내의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 beta, Aβ)와 타우 단백질(Tau)의 축적, 신경세포의 손상 그리고 신경교세포의 과도한 염증성 반응이 특징이다.
ㅇ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유병율은 10%에 이르며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 3백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원인과 치료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탓에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ㅇ 사람의 장에는 약 1000 종류에 이르는 세균, 곰팡이, 원생동물 등 다 양한 미생물이 공생하고 있다. 그 무게만 해도 1~3kg이며 인간 유전자보다 150배 이상 많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ㅇ 이들은 우리 몸에 공생하면서 면역기능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부산물들은 다양한 대사 조절에 관여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유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소, 예를 들어 항생제 과용, 식습관, 스트레스 등에 따라 조성이 바뀔 수 있다. 이러한 장내 미생물 총의 불균형은 감염질환, 비만, 당뇨병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ㅇ 최근에는 장과 뇌가 서로 긴밀하게 신호를 주고 받는 장-뇌 축에서 장내 미생물이 장과 뇌 간의 소통을 직접 매개하여 뇌의 발생과정, 감정 그리고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자폐증, 파킨슨병과 같은 정신 신경계 질환에서 밝혀졌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장내 미생물 조성과 다양성이 정상인과 차이가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어떠한 경로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은 미흡하다.
ㅇ 본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총의 균형이 깨진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를 이용하여 장내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 증상의 연관성 및 그 기전을 새롭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토대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 전체를 이식하여 기증자의 장내 환경과 유사하게 만드는 기술인 분변 미생물군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 FMT)을 수행한 후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어떻게 변화되고 이에 따른 기전을 확인해보려 하였다.
연구내용
ㅇ 연구에 이용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는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 함께 일어나는 치매 쥐로서 실제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병리와 기억 및 인지 장애를 재현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이러한 치매 쥐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였을 때, 정상 모델과는 다른 장내 미생물 군집을 구성하고 있었으며, 치매 쥐의 뇌 병변이 악화될수록 장내 미생물 구성의 차이가 커짐을 통해 장내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의 병인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ㅇ 정상 쥐와 비교하여,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대장에서는 염증반응의 증가로 인해 장벽 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간격이 느슨해져 장벽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 누수 현상이 일어났다. 이 현상은 장내의 독소가 혈액으로 새어나갈 수 있게 하여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유도하였다. 분변 미생물 군집 이식법은 정상 대조군의 건강한 장내 미생물과 그의 대사산물을 포함하는 분변을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에 투여하여 장내 환경에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ㅇ 지속적으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투여하여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장내 미생물의 군집에 변화를 유도한 결과,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되었고 뇌 내의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과 신경교세포의 염증반응이 감소하였다.
ㅇ 더불어 장 조직 세포의 퇴화와 혈액 내 염증성 면역세포의 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감소됨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과 알츠하이머병의 병인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장내 미생물 군집의 정상군집으로의 변화 유도가 장벽의 누수현상을 막고 혈액 내 염증성 면역세포를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음을 규명한 연구이다.
기대효과
ㅇ 알츠하이머병은 뇌 조직 내 원인 단백질의 축적과 신경교세포의 과도한 활성으로 인한 신경세포의 손상과 사멸이 주요한 원인으로 여겨지는 뇌 질환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의 대부분은 뇌 신경세포간 신호 전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물이다. 또한, 원인 단백질을 제거하거나 과도한 면역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약물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 연구가 뇌 안에 국한되어 진행되고 있다.
ㅇ 알츠하이머병은 유전적 요인과 여러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수십 년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약물이 개인에 따른 부작용이나 효과 정도 다르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 약물의 효과가 뇌 안으로 전달되기 위해 뇌혈관장벽을 통과해야하는 어려움 등으로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ㅇ 기존 치료제 개발 연구 방법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을 통한 장-뇌 축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표적으로 제시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정상화시킴으로써 장벽의 누수현상을 감소시키고 혈액 내 염증 반응과 뇌 병변 그리고 나아가 인지기능을 개선시킨 결과는 장내 미생물 변화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의 예방 및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ㅇ 알츠하이머병 환자 개개인의 장내 미생물 분석과 장내 환경 검사를 통해 맞춤 치료가 가능하고, 별개의 기관으로 여겨왔던 장과 뇌 사이의 장내 미생물을 매개로 한 소통을 추가 연구에 응용하여 치료 효과가 있는 미생물이나 물질을 밝혀낸다면 기존의 약물보다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 이야기 ★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장내 미생물이 공생하고 있는 장 뿐만 아니라 인체 내에서 멀리 위치하고 있는 기관인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보고 된 이후, 알츠하이머병에서 그들의 역할 또한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라는 병리적인 특징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뇌에 국한된 치료법이 아닌 인체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접근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알츠하이머병과 장내 미생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장내 환경을 살펴보니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과 장 누수 현상에 의한 염증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건강한 개체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하는 분변 이식술 수행한 후 다양한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살펴보았다. 그 기전을 알아보기 위하여 장 조직의 유전자 발현과 면역 시스템을 살펴보고 어떠한 변화로 인한 효과인지 알아보았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알츠하이머병 모델의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분변 이식술을 수행하였다.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주 이식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였고 그 덕분에 거의 매일 실험 동물실에 들어가야 했다. 또한, 장내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공기와 접촉하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여할 용액을 준비하기 어려웠는데 매일 신선한 분변을 채취하여 투여할 용액을 만드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는 기존의 실험들과 달리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 함께 일어나는 모델을 사용하여 실제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병리와 기억 및 인지 장애에 대한 장내 미생물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항생제를 사용한 선행연구들은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여 미생물 총의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분변 이식술은 정상 미생물 총의 이식을 유도하여서 비교적 안전하게 장내 환경의 전체적인 변화를 가능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본 연구의 또 다른 장점은 장내 미생물을 통한 장과 뇌 사이의 신호 전달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표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치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당연히 그 고통을 덜 수 있는 치료법의 개발일 것이다. 기존의 4가지 치료제들은 병의 증상을 평균 2년 정도 지연시킬 뿐이다. 더구나 새로 개발된 많은 치료제 후보들은 임상시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장내 미생물을 통한 면역 조절이라는 새로운 표적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분변 미생물 군집 이식법은 수백 종의 미생물을 한꺼번에 이식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떠한 종의 미생물이 어떠한 효과를 일으킨 것인지 불분명하다. 유전자 분석법을 통해서 얻은 자료들을 토대로 어떠한 미생물과 그 부산물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었는지 밝혀 실제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또한, 장내미생물과 질병 연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어느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얻을 수 있었고 인과관계와 기전을 확인해 볼 예정이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건강한 개체의 분변을 모으기 위해 긴 시간 동안 동물 실험실에서 쥐들의 배변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매일매일 이렇게 함께하다 보니 실험에 대한 의견 교환을 많이 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이 모여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장내 미생물 군집 변화가 장 점막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장 조직 세포의 퇴화를 유도하였다. 이러한 변화로 느슨해진 장 장벽을 통해 혈류로 유입된 장내 독소는 혈액 내 염증성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고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켜 뇌 병변을 가속화 시키게 된다. 정상 쥐의 건강한 분변 미생물 군집을 질환 모델 마우스에 이식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군집과 장내 환경에 변화를 유도한 경우, 기억 및 인지 기능 장애가 개선되고, 베타 아밀로이드와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의 축적, 신경교세포의 과도한 활성을 완화 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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