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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 규명
Bio통신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봉균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시냅스*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 시냅스(synapse) :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지점이며, 신경계의 기능적 최소단위로 한 신경세포에는 수천 개의 시냅스가 있음
이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Science) 4월 27일 자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 Interregional synaptic maps among engram cells underlie memory formation
※ 주저자 : 강봉균 교수(교신저자, 서울대), 최준혁 박사(공동제1저자, 서울대), 심수언 박사(공동제1저자, 서울대), 김지일(공동제1저자, 서울대), 최동일(공동제1저자, 서울대)
70여 년 전 캐나다 심리학자인 도널드 헵은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가설을 제시했고 학계에서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기술적인 한계로 아직까지 실험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한 신경세포의 수천 개의 시냅스들을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술(dual-eGRASP)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기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해마*를 연구했다. 그 결과 수많은 시냅스 중에서도 학습에 의해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가 있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명확히 찾아냈다.
* 해마(hippocampus) : 뇌의 양쪽 측두엽에 존재하며, 서술기억의 형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뇌 하부구조
강봉균 교수는 “이 연구는 한 신경세포의 시냅스를 구분할 수 있는 dual-eGRASP라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억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그 위치를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기억을 연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여 치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기억 관련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 논문명, 저자정보
- 논문명 : Interregional synaptic maps among engram cells underlie memory formation
- 저 자 : 강봉균 교수(교신저자, 서울대), 최준혁 박사(공동제1저자, 서울대), 심수언 박사(공동제1저자, 서울대), 김지일(공동제1저자, 서울대), 최동일(공동제1저자, 서울대), 오지혜(서울대), 예상현(서울대), 이재현(서울대), 김태현(서울대), 고형곤(서울대), 임채석(서울대)
1. 연구의 필요성
○ 기억이 뇌의 어디에 저장되는지, 뇌 속에 있는 기억의 물리적 실체는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하여 신경과학자들은 백여 년 전부터 여러 학설을 제시하며 그 정체를 밝히고자 하였다.
○ 기억은 신경세포의 시냅스에 저장되며, 학습에 의한 시냅스의 변화가 기억의 물리적 실체라는 학설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지만, 여러 정황증거들만 있었을 뿐 아직 직접적‧실험적으로 확인된 바 없었다.
2. 연구 내용
○ 연구팀은 한 신경세포의 수천 개의 시냅스들을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를 dual-eGRASP라고 명명하였다.
○ 기억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해마에 이 기술을 적용하여 수많은 시냅스들 중 기억저장 세포*들 사이의 시냅스들이 특이적으로 학습에 의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강한 기억일수록 더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관찰함으로서 연구팀이 찾아낸 시냅스들이 기억저장 시냅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기억저장 세포(engram cells) : 기억을 저장한다고 알려진 신경세포로 엔그램 세포라고도 불림
3. 연구 성과
○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 즉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내었다. 이는 기억이 신경세포의 시냅스에 저장될 것이라는 70년 전에 도널드 헵이 제안했던 학설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규명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기억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기억저장 시냅스를 연구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또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기억과 관련된 질병연구에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 이야기 ★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학습과 기억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누구나 기억이 시냅스의 변화로 인해 저장된다는 것을 수십 년 동안 정설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었지만 아직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실험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기술을 개발하여 이 오래된 학설을 증명하겠다는 결심이 프로젝트의 발단이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기억저장 시냅스들을 구분해내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였고, 여러 시도와 노력 끝에 dual-eGRASP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었다. 이 기술을 기억연구에 적용하여 생쥐 해마의 수많은 시냅스들을 3D 모델링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학습에 의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추가로 구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변화도 전기생리학 실험을 통해 관찰함으로서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는 우리의 주장을 더욱 뒷받침 할 수 있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누구나 할 수 있던 일이었다면 그 증명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상대로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오랜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다양한 시도와 실패가 있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기억저장 시냅스들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약 10여 년에 걸친 기술개발 끝에 마침내 dual-eGRASP라는 신기술을 개발하여 기억저장 시냅스들을 표지하여 찾아낼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찾고자 했던 근래의 연구들은 모두 신경세포 수준이었다. 즉 기억저장 세포를 찾아낸 것이다. 이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경세포가 아닌 시냅스가 뇌의 기능적 최소단위이기 때문에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낸 이 연구가 가지는 의의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하나의 신경세포의 시냅스들을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는데 이 연구를 통해 dual-eGRASP를 개발하였으므로 학습과 기억을 연구하는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경과학분야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새롭게 개발된 dual-eGRASP를 통해서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내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기억저장 시냅스만을 특이적으로 강화시키거나 약화시켜서 기억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다양한 기억관련 질병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대부분의 연구결과가 비슷하겠지만, 이미 교과서에도 필수적으로 실릴 만큼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을 증명해낸 것이기 때문에 이 연구결과를 국제학회 등에서 발표했을 때 세계적인 학자들도 도전했었는데 기술부족으로 실패하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림 1. 해마의 여러 시냅스들을 형광으로 표지한 모식도 및 예시 이미지
(왼쪽) 해마의 신경세포들 중에서 기억저장 세포를 빨간색으로, 그렇지 않은 세포들을 하얀색으로 표시하였다. 이 때 기억저장 세포의 수상 돌기의 시냅스 중에서 노란색 형광표지를 가지는 시냅스가 기억저장 시냅스이다. (검정 화살표로 표시됨.)
(오른쪽) Dual-eGRASP를 이용하여 시냅스들을 구분하여 표지한 예시 이미지 및 3D 모델링. 빨간색 수상돌기 위의 노란색 표지가 있는 지점이 기억저장 시냅스들이 있는 곳이다.
그림 2. 기억저장 시냅스는 다른 시냅스들과 달리 수상돌기 가시의 밀도와 크기가 증가되어 있다.
그림 3. 기억저장 시냅스의 변화는 기억의 세기가 강할수록 더 커진다.
생쥐에게 공포기억을 학습시킬 때 전기충격의 강도를 조절하여 공포기억의 세기를 조절하였다. 공포기억에 의해 일어난 기억저장 시냅스의 구조적 변화는 전기충격의 세기를 크게 하여 공포기억의 세기가 강할수록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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