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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쌍으로 퇴행성 뇌질환 비밀 푼다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 POSTECH 화학과 교수)이 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쌍을 이용, 세포 자가포식(Autophagy)에 관여하는 세포내 소기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는 영양이 부족해지면 분해효소를 지닌 세포 소기관이 불필요한 세포 소기관을 분해 및 재활용하는데, 이를 자가포식이라 한다. 자가포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세포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어 죽게 된다. 기존 연구에서는 자가포식에 관여하는 두 세포 소기관을 관찰하기 위해 형광 단백질을 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자가포식 과정 중 분해 효소로 인해 형광 단백질이 함께 분해되는 탓에 자가포식 현상을 안정적으로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김기문 단장 ‧ 박경민 연구위원) 연구진은 강력한 형광 분자 결합쌍인 쿠커비투릴(Cucurbit[7]uril-Cyanine 3, CB[7]-Cy3) 분자와 아다만탄아민(Adamatylamine-Cyanine 5, AdA-Cy5) 분자의 특이적 결합 원리를 이용,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의 움직임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자가포식 과정에서 함께 사라지는 형광 단백질과 달리, 연구진이 개발한 형광 분자 결합쌍으로는 세포 소기관 각각의 움직임 뿐 아니라 두 소기관의 융합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세포 자가포식은 리소좀과 같이 분해 효소를 지닌 소기관과 분해될 다른 소기관이 만나 이루어진다. 연구진은 분해 대상인 여러 소기관 중, 미토콘드리아를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는 퇴행성 뇌질환과 연관이 깊은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뇌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난 채 적절하게 분해되지 않으면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세포 내에서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의 자가 포식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의 강력한 분자 결합을 이용했다. 먼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를 관찰할 수 있도록 각각에 형광 분자를 붙이고, 쿠커비투릴은 세포 내 리소좀을, 아다만탄아민은 미토콘드리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가포식하는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융합 시에도 형광이 나타나도록 고안했다. 두 소기관이 융합할 때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 분자가 결합하는데, 이들에 붙은 두 형광 분자가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로 인해 형광이 나타나는 원리다.
실험 결과,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형광 분자 수용액을 세포에 처리하면 쿠커비투릴은 리소좀을, 아다만탄아민은 미토콘드리아를 인지해 서로 다른 색의 형광을 띠는 것으로 관찰됐다. 때문에 두 세포 소기관 각각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자가포식을 위해 융합하면 에너지 전이로 인한 형광으로 이들 두 소기관의 융합과정 또한 관찰할 수 있었다. 즉, 세포 자가포식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김기문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은“형광 분자 결합쌍을 이용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복잡한 세포 기작을 보다 세심히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이미징 기술을 신경세포에 적용한다면, 퇴행성 신경질환의 세포 자가포식 현상을 보다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향후 암, 감염병, 노화 등의 치료와 신약 개발 연구 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응용화학회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F 11.994) 온라인판에 독일시간으로 지난 1월 25일에 게재됐다.
연 구 추 가 설 명
논문명
Autophagy Caught in the Act: a Supramolecular FRET Pair Based on an Ultrastable Synthetic Host-guest Complex Visualizes Autophagosome-lysosome Fusion
(Angewandte Chemie, Online published)
저자정보
Meng Li, Ara Lee, Kyung Lock Kim, James Murray, Annadka Shrinidhi, Gihyun Sung, Kyeng Min Park*, Kimoon Kim*
연구내용 보충설명
본 연구는 초분자 화학을 바탕으로 세포 자가포식 기작을 관찰해냈다.
- 초분자화학: 수소결합, 정전기 상호작용, 소수성 결합 등 분자 사이에서 작용하는 약한 힘 및 이를 이용한 나노 구조체 형성에 대해 연구하는 화학의 한 분야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테네인, 로탁세인 등 위상학적으로 흥미로운 구조체들이 합성되었으며, 이를 설계하고 합성한 공로로 장 피에르 소바주(Jean-Pierre Sauvage), 프레이저 스토다트(Sir J. Fraser Stoddart), 베르나르트 페링하(Bernard L. Feringa)가 2016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기타사항
[연구 배경] 세포 자가포식 현상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많이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세포 자가포식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세포 소기관이 융합되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소기관 각각의 세포내 거동과 융합 을 시간에 따라 명확히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까지 이러한 연구는 대부분 하나의 소기관만 형광 단백질을 이용해 관찰하는데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단백질 역시도 자가포식중에 분해되어, 이를 정확히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 과정] 두 개의 세포소기관을 동시에 관찰하기 위해 본 연구단은 두 개의 형광 물질을 사용했다. 또한, 이후 세포 소기관의 융합을 관찰하기 위해 이 두 개의 형광물질이 만났을 때 에너지전이를 통한 형광이 나타나도록 분자를 디자인했다. 이때, 형광 분자들이 상호 인지할 수 있도록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형광 분자결합 기술을 도입했다.
[어려웠던 점] 분자는 친수화도, 전하, 분자 크기 등에 따라 세포내 이입과 소기관 선택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분자의 세포내 이입 조절과 특정 소기관에 대한 선택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형광 분자를 도입해 형광 분자 결합쌍을 합성하고, 이를 모두 세포실험을 통해 확인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성과 차별점] 초분자 화학을 바탕으로 한 본 연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면서도, 보다 정확하게 세포 자가포식기작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 이미징 연구법을 제안했다. 특히 서로 다른 세포 소기관의 움직임과 이들의 융합 과정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량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어, 복잡한 세포 기작을 보다 세심히 연구할 수 있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연구계획] 본 연구단이 개발한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분자결합 기술을 퇴행성 신경질환 모델 세포나 동물에 적용해, 질병 진단기술로 개발하는 연구를 계획 중이다.
[그림 1]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분자 결합을 이용한 세포 자가포식 관찰법
리소좀을 인지하는 형광 분자로 속이 빈 호박모양의 쿠커비투릴을, 미토콘트리아를 인지하는 형광 분자로 아다만탄아민를 사용한 형광 바이오 이미징 기술의 모식도.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는 각각의 형광 분자들로 인해 서로 다른 형광을 띠게 된다. 리소좀은 불필요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와 융합하는데, 이 때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에 붙어 있던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의 두 형광분자가 가까워지면서 에너지 전이(FRET)가 일어난다. 이러한 에너지 전이로 형광이 나타나는데, 이 형광을 통해 연구진은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의 융합과정 즉, 세포 자가 포식의 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림 2] 쿠커비투릴-아다만탄아민 형광 분자 결합쌍 이용 원리
위의 그래프에서 검정색 선은 쿠커비투릴의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Cy3)에서 쿠커비투릴을 관찰시, 빨간색 선은 아다만탄아민의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Cy5)을 통해 아다만탄아민을 관찰 시, 파란색 선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이 결합한 경우에 나타나는 형광을 볼 수 있는 채널에서 관찰시 볼 수 있는 형광의 파장에 따른 빛의 세기를 나타낸다. 쿠커비투릴은 500nm 중반대에서, 아다만탄아민은 약 660nm 정도의 파장에서 뚜렷이 감지될 만한 형광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다. 세포 자가포식이 일어남에 따라 리소좀과 미토콘드리아가 융합하면 이 둘에 붙어있던 두 형광분자가 가까워진다. 이때 에너지 전이(FRET)가 일어나 아다만탄아민을 볼 수 있는 비슷한 파장의 영역에서 새로운 강도의 형광이 나타난다. 에너지 전이로 인한 새로운 형광 덕분에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이 융합한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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