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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신생 지휘하는 전사인자 단백질 발견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우리 몸 세포는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다. 체내 구석구석 퍼져있는 미세혈관 덕에 생명이 유지된다. 기존 혈관에서 새로 혈관이 발생하는 것을‘혈관신생’이라 하는데 상처가 치유될 때, 여성의 배란기 등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혈관의 비정상적인 생성은 암이나 노인성 황반변성, 염증성 질환의 원인 또는 결과로 발생한다.
혈관신생은 혈관내피세포(Vascular Endothelial cells)의 이동, 증식, 혈관장벽 형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여러 단백질과 유전자가 관여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단장 고규영) 연구진은 혈관신생을 위한 세포활동을 지휘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YAP/TAZ 전사인자가 혈관발아부터 혈관장벽을 만드는 세포활동 과정을 관할하고 조절함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혔다. 혈관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데 혈관신생의 핵심역할을 하는 YAP/TAZ 전사인자가 주요 표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사인자는 DNA의 유전정보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조절 단백질을 말한다. 혈관이 새로 형성될 때, 세포 간 신호전달이나 상호작용은 기존에 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다. 이에 비해 전사 단계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으나 최근 들어 혈관신생 단계에서 어떻게 유전자가 조절되고 세포활동에 영향을 주는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혈관신생은 크게 2단계를 거친다. 먼저, 혈관내피세포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의 자극을 받아 사상위족(Filopodia) 사상위족(Filopodia)을 만들고 끝세포(Tip cell)로 분화한다. 끝세포의 주변세포는 대세포(Stalk cell)로 분화해 혈관 성장을 돕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관은 혈관주변세포를 끌어 들이고 혈관내피세포와 혈관주변세포가 혈관벽의 일부인 혈관 기저막을 형성하면서 혈관이 성숙된다. 이 과정에서 세포골격이 변화․성장하고 주변세포를 모으기 위해 물질분비 등 다양한 세포활동을 동반된다(그림 2 참고).
혈관 연구단의 김유형 연구원(KAIST 박사과정생)과 김종신 연구위원은 세포 활동의 필수 전사인자인 YAP/TAZ에 주목했다. YAP/TAZ 전사인자는 히포 신호전달 회로의 주요 조절자로 상피세포(동물의 몸이나 내장기관의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의 분화, 분열, 이동을 조절하여 각 장기(Organ)의 발생과 크기를 결정한다. 연구진은 YAP/TAZ 전사인자 기능이 전체 혈관의 성장과 모양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생후 2~3일 된 생쥐의 YAP/TAZ 전사인자 발현을 억제한 실험군을 만들었다. 실험군의 망막과 뇌 혈관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비정상적인 혈관발아, 혈관내피세포의 성장저하, 혈관 기저막의 형성저하를 확인할 수 있었다.
YAP/TAZ 전사인자의 발현이 억제되자 사족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혈관내피세포의 경계를 만드는 단백질(junctional protein)을 조절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이로 인해 끝세포가 꽈리 모양으로 변하고 사족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혈관장벽 형성이 어려워 뇌출혈도 발생했다. 이번 실험으로 연구진은 YAP/TAZ 전사인자가 사족을 발달시키는 Cdc42와 MLC2 단백질을 활성화해 세포골격을 조절함을 밝혔다. 또한 세포 대사활동의 전사인자인 MYC 발현을 단백질 수준에서 조절해 혈관발아, 세포성장, 기저막 형성에 관여함을 관찰했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은 “전사인자 단계에서 혈관신생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황반변성이나 암혈관신생 등 병적 혈관신생이 원인이 되는 질병에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임대식 KAIST 교수는 “히포 신호전달회로에서 YAP/TAZ 전사인자의 기능은 주로 간, 소장, 대장 등 장기에 있는 상피세포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YAP/TAZ 전사인자가 혈관생성 및 모양을 결정하는 주요인자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혈관신생의 핵심인자를 규명하고 이해를 넓힌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2.784)에 8월 15일 게재됐다.
저자정보
Jongshin Kim†, Yoo Hyung Kim†, Jaeryung Kim, Do Young Park, Hosung Bae, Da-Hye Lee, Kyun Hoo Kim, Seon Pyo Hong, Seung Pil Jang, Yoshiaki Kubota, Young-Guen Kwon, Dae-Sik Lim*, and Gou Young Koh*
연구내용 보충설명
■ 활발하게 발달하는 혈관과 성숙단계의 혈관장벽에서 YAP/TAZ의 발현이 두드러지는 것을 관찰하고, 유전자 발현 제어 시스템(Cre/loxP)을 이용해 확인했다.
■ 생후 망막 혈관발달 모델로 YAP/TAZ인자의 역할을 규명하던 중, 실험군 생쥐들이 계속해서 죽었다. 생후 12일째 몸무게는 대조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주요 장기들을 조사해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실험군의 뇌를 검사하다 심각한 뇌출혈이 산발적으로 퍼져있음을 발견했다. 이 발견으로 YAP/TAZ 인자가 혈관장벽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구 이야기
[연구 배경] 이번 연구는 혈관신생에 있어 근본적인 전사인자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동료 연구자들과의 논의 중 최근 히포 신호전달(Hippo-YAP signa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사인자 YAP/TAZ의 세포 내 역할들이 많은 부분 밝혀지고 있음을 파악했다. 흥미롭게도 역할들이 모두 혈관신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YAP/TAZ가 혈관신생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세포활동들에 관여할 거라 가설을 세웠다.
[어려웠던 점] 동물실험에서 얻은 결과와 세포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동시에 해석하는 것이었다. 모든 과정마다 양쪽의 실험결과가 같은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동료 연구자들과 열린 토론을 했다. 특히 세포골격을 조절하는 RhoGTPase 활성화 실험이나 세포대사와 관련된 실험들은 동물실험으로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기에 시간과 노력, 동료 연구자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연구 막바지 즘 비슷한 주제를 6-7개의 경쟁그룹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동료연구자들과의 토론과 그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그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료 연구자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표한다.
[주목할 점] 이번 연구는 혈관신생 및 혈관장벽형성에 기여하는 주요 전사인자를 찾았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혈관의 과형성은 암, 노인성 황반변성, 각종 염증성 질환의 원인 및 결과로서 나타난다. 질환에서 혈관형성의 조절이 중요한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중개연구로의 확장성도 충분히 제시하였다.
[향후 연구계획] 혈관신생은 많은 유전자와 세포활동이 조절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부분이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향후 혈관신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세포활동을 다양한 스크리닝 방법을 통해서 면밀히 규명하고자 한다. 특별히 세포가 처한 환경, 특정 환경아래에서 세포의 기능, 모양 등이 변화할 때 일어나는 세포 내 대사변화에 대해서 연구하고자 한다.
[그림 1] 혈관신생과 혈관장벽형성에 있어 YAP/TAZ 전사인자의 역할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의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전사인자 YAP/TAZ는 Cdc42와 MLC2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골격을 조절한다. 세포골격 과정은 끝세포의 사족형성과 이동, 대세포의 경계단백질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당분해와 미토콘드리아 호흡에 중요한 전사인자인 MYC을 활성화시켜 세포성장과 혈관장벽형성을 촉진한다.
YAP/TAZ 전사인자는 히포(Hippo)신호 전달 체계의 작동체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분화, 분열, 성장, 이동에 관여하고 조직(Organ)의 크기와 성장, 모양을 결정한다고 밝혀졌다.
[그림 2] 혈관신생의 2단계 과정
혈관신생은 크게 2단계를 거친다. 먼저, 혈관내피세포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의 자극을 받아 손바닥 모양을 한 말초의 신경돌기 사상위족(Filopodia)을 만들고 끝세포(Tip cell)로 분화한다. 끝세포의 주변세포는 대세포(Stalk cell)로 분화해 혈관 성장을 돕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관은 혈관주변세포를 끌어 들이고 혈관내피세포와 혈관주변세포가 혈관 기저막을 형성하면서 혈관성숙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세포골격이 변화·성장하고 주변세포를 모으기 위해 물질 분비, 기저막 단백질 형성 등 다양한 세포활동을 동반한다.
[그림 3] YAP/TAZ 인자의 발현이 억제될 경우 혈관신생의 이상 현상
정상적인 끝세포는 날렵하고, 긴 사족으로 혈관이 자라야할 방향으로 혈관성장을 이끈다(왼쪽). 하지만 YAP/TAZ 인자의 발현이 억제된 실험군(오른쪽)에서는 끝세포의 모양이 꽈리모양으로 변하면서 사족형성이 저하됨을 발견했다.
[그림 4] YAP/TAZ 전사인자 발현 억제 시 산발적인 뇌출혈과 뇌의 이상혈관
(좌) 연구진은 YAP/TAZ 전사인자 발현을 억제한 실험군의 뇌 표면에서 다량의 점상출혈을 관찰했다. 특히 소뇌에서 다량출혈이 발생해 이를 면역형광염색법으로 확대하여 확인해보니 꽈리모양의 이상혈관과 다량의 적혈구 및 대식세포의 침윤을 관찰할 수 있었다. (TER119: 적혈구표지자, F4/80: 대식세포표지자)
(우) 생쥐의 경우, 태아시기에 이미 뇌혈관의 대부분이 형성된다. 출생 후 뇌혈관장벽이 형성될 때, YAP/TAZ 전사인자를 혈관 특이적으로 억제하고 뇌를 면역형광염색법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혈관의 밀도가 낮고, 꽈리모양의 굵은 이상혈관이 뇌 단면의 전체적으로 퍼져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5] YAP/TAZ 전사인자 발현 억제 시 혈관 경계단백질과 혈관 기저막형성의 저하 현상
혈관 경계단백질과 혈관 기저막은 혈관장벽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혈관성숙단계에 만들어진다. 혈관신생의 필수 역할을 수행하는 YAP/TAZ 전사인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경계단백질의 발현이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분포가 비연속적이고 반점 형태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혈관 기저막의 발현 정도도 상당히 감소한다.
위의 그림에서 ZO-1, VE-cadherin, CD31은 경계단백질을 나타낸다. Perlecan, Laminin은 혈관 기저막 표지자로 대조군에 비해 실험군에서 단백질 발현이 상당히 감소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6] 질병모델에서 확인한 YAP/TAZ 전사인자의 기능
연구진은 병적인 혈관신생에서도 YAP/TAZ 전사인자가 특이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자 추가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8주령의 실험 모델에서 YAP/TAZ 전사인자 발현을 억제시켰다. 그 후, 맥락막에 레이저를 쏴 혈관신생을 유발해 노인성 황반변성 병변을 재현했다. 실험 결과 YAP/TAZ 전사인자의 발현이 억제된 실험군에서는 혈관 외 누출이 감소하고 맥락막에서의 혈관신생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신생혈관이 정상에 비해 덜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YAP/TAZ 전사인자는 혈관을 유지하는 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맥락막 혈관신생 모델을 통해 병적 혈관신생의 치료와 조절기전에 연구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A: 형광 안저 촬영, 혈관 외 누출 확인용, ICGA: 형광 안저 촬영, 맥락막 혈관 촬영용, CD31: 혈관 표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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