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입 순서에 따른 면역 억제 기전 최초 규명… 악성 뇌종양 치료의 새로운 길 열어
- 환자 맞춤형 면역 항암제 효능 평가 플랫폼 활용 기대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기계공학부 박성수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백선하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복잡한 면역 환경을 체외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면역세포의 주입 순서에 따른 치료 효과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가능 미세유체 칩 플랫폼(CANORGA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와 만나는 시간적 순서가 항암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임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성과다.

성균관대 박성수 교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 [사진=성균관대]
가장 치명적인 뇌암으로 알려진 교모세포종(GBM)은 암 조직 내에 뇌 전용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강력한 면역 억제 환경을 형성하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해야 하는 '자연살해(NK) 세포'가 종양 내부로 침투하지 못해 항암 치료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 기존의 정적인 세포 배양 모델로는 다양한 면역세포가 시간 차이를 두고 종양 조직과 반응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중 유입구가 장착된 미세유체 플랫폼을 활용하여 세포의 투여 시점과 순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3차원 인공 암 조직 배양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세포 구성(암세포, 미세아교세포, NK세포)을 가진 환경에서 주입 순서만을 바꾸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미세아교세포가 암세포와 먼저 결합할 경우 종양 보호 신호인 STAT3 단백질 경로가 활성화되어 항암 NK 세포의 내부 침투를 차단하고 암의 성장을 촉진했다. 반면, 항암 NK 세포를 암세포에 먼저 도달하게 유도하면 암세포 내에서 강력한 면역 활성 물질인 'IL12A(인터루킨-12p35)' 유전자의 발현이 획기적으로 유도되어 종양 억제 효과가 지속됨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세포의 물리적 구성이 같더라도 '어떤 세포가 먼저 도달하느냐'에 따라 암 조직의 면역 상태가 완전히 전환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서 유래한 암세포를 해당 플랫폼에 적용해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했다. 이 배양 칩에 STAT3 신호를 차단하는 표적 억제제(WP1066)와 표준 뇌종양 화학 치료제인 '테모졸로마이드(TMZ)'를 병용 투여한 결과, 차단되어 있던 항암 면역세포의 침투 깊이가 대폭 깊어졌으며 종양 사멸을 유도하는 시너지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자 개인의 암 면역 환경을 칩 위에 그대로 복제하여,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물 조합과 투여 타이밍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 플랫폼'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핵심 장치는 현재 ㈜오가노플러스를 통해 '캔오간(CANORGAN)'이라는 제품명으로 상용화되어 표준 실험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박성수 성균관대 교수는 "그동안 동물 실험이나 체외 배양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암 조직 내 면역세포 간의 시간적 상호작용을 공학적 기술로 규명해 기쁘다"며 "교모세포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항암제 스크리닝 기술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의 연구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종양학 및 뇌신경 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뉴로 온콜로지(Neuro-Oncology)'에 게재되었다.

미세유체 칩을 이용한 교모세포종 면역 미세환경의 순서 제어 및 면역 반응 변화 메커니즘 [그림=성균관대]

표적 치료제(WP1066)와 기존 항암제(TMZ) 병용 투여 시 교모세포종 사멸(빨간색 형광) 효과 극대화 검증 [그림=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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