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면역치료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도 많다. 많은 암 조직이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치료 효과가 암 부위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넘는 새로운 치료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생체재료연구센터 김영민 박사와 바이오닉스센터 한성민 박사 연구팀은 면역을 몸 전체가 아닌 암 조직 내부에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면역 반응을 암이 있는 정확한 위치에 집중시켜 기존 전신 면역치료의 한계로 지적돼 온 낮은 치료 반응성과 부작용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차별화된 암 면역치료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면역을 활성화하는 물질을 담은 젤을 암 조직에 주사한 뒤, 몸 밖에서 초음파를 가해 암 내부에서만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초음파가 닿은 부위에서만 암조직 파쇄에 의한 암항원이 방출되며 젤로부터 면역보조제가 방출되도록 설계돼 면역 자극을 암이 있는 위치에 정밀하게 집중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지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동물 실험 결과, 해당 기술을 적용한 암 조직에서는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면역 반응의 핵심인 T세포 수가 기존 치료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던 암 조직이 면역 반응이 활성화된 환경으로 전환됐다. 그뿐만 아니라 암 성장 억제와 생존 기간 약 30% 증가가 함께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주사와 초음파만으로 치료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렵거나 치료 부담이 큰 환자도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번 젤을 주사한 뒤에는 초음파를 이용해 치료 시점과 강도 조절이 가능하므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맞춰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이는 기존 면역항암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의료 현장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향후 초음파 장비와 결합된 암 치료 기술로 발전해 실제 치료 현장과 관련 의료기기·바이오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IST 김영민 박사는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던 암 조직 내부를 면역이 살아나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환자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암 면역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나노미래소재기술개발사업(RS-2024-00403376),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RS-2021-NR061536)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IF 26.8, JCR 분야 2.1%)에 게재됐다.
□ 논문
○ 제목: Remote-Controllable Immune-Priming Spot Formation via Nanocomplexed Hydrogel-Assisted Histotripsy: Immunoasis
○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 게재일: 2025.12.02.(온라인)
○ DOI:https://doi.org/10.1002/adma.202518245
□ 저자
○ 김성훈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 최원석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 한성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 김영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 내용 요약
○ 연구배경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로 암을 공격하는 치료법이지만, 많은 암 조직은 면역세포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면역 사막’ 상태여서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기존 치료는 면역보조제를 전신에 투여해야 해, 부작용 위험이 크고 암 조직 내에서의 정밀한 조절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암 조직 내부, 필요한 위치에서만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했다.
○ 연구내용
연구팀은 암 조직 안에 “면역 오아시스(Immunoasis)”를 만드는 새로운 면역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면역보조제를 담은 주입형 수화젤을 암 조직에 넣은 뒤, 외부에서 초음파를 조사하면 암 조직이 물리적으로 분해되며 암 항원이 노출되고 수화젤이 면역세포가 쉽게 흡수할 수 있는 나노입자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암 조직 내부에 면역세포가 집중적으로 활성화되며, 실제 동물실험에서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 기간 증가가 확인되었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시 효과도 더욱 향상되었다.
○ 기대효과
본 연구는 암 조직 내부에서만 면역 반응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기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던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주사와 외부 초음파를 활용한 방식으로 부작용과 치료 부담을 줄인 환자 친화적 치료 전략이며, 치료 강도 조절이 가능해 맞춤형 면역치료로 확장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고형암과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이 가능해 차세대 암 면역치료 플랫폼으로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암 치료에서 면역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암에서 면역치료가 잘 듣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암 조직 안에 면역세포가 거의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 면역치료는 약을 몸 전체에 사용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거나, 정작 암이 있는 곳에서는 효과가 약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면역을 꼭 필요한 곳, 즉 암 조직 안에서만 깨울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면역을 암 조직 안에서만 선택적으로 작동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면역을 깨우는 물질을 담은 젤을 암 안에 직접 넣고, 몸 밖에서 초음파를 쏘아 그 부위만 자극했습니다. 그 결과, 암 조직 안에서만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다른 부위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았습니다. 즉, 기존처럼 온몸의 면역을 한꺼번에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암 속에 작은 ‘면역 오아시스’를 만들어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이 기술은 주사와 초음파만으로 치료를 조절할 수 있어, 수술 부담이 적은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초음파의 강도나 횟수를 조절해 환자 상태에 맞게 치료할 수 있어, 사람마다 다른 맞춤형 암 면역치료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기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던 암에서도 효과를 높이는 보조 치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조직 안에서만 면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는 추가 연구를 통해 체내에 적용 가능한 고분자 소재 개발 및 그와 초음파의 안전성 확인, 치료 효과의 지속성, 다양한 암 종류에서의 적용 가능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그림 1] 면역오아시스 개념 [사진=KIST]
고형암 주변의 면역 환경을 변화시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면역오아시스라는 개념에서 착안한 것으로, 열에 반응하는 수화젤과 고강도 초음파를 함께 활용하여, 국소 면역반응을 자극하고 면역세포의 재활성화를 유도하며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1) 면역보조제 주입
면역보조제(R848)를 담은 온도감응성 수화젤을 암 조직에 주사해 면역 자극 물질이 국소 부위에 오래 머물도록 유도
(2) 초음파 치료 시작
초음파를 가해 암 조직과 수화젤을 함께 분해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용해물과 나노복합체 생성
(3) 면역세포 활성화
생성된 물질이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에 흡수돼 면역 신호를 전달하고, T세포 활성화를 유도
(4) 암세포 저격 시작
활성화된 세포독성 T세포가 종양으로 모여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
[그림 2] 수화젤의 종양 내 주사 후 정착 확인 [사진=KIST]주사가능한 온도감응성 수화젤을 종양 조직에 적용한 후, 단면을 관찰한 결과, 수화젤이 종양 미세면역환경(TIME) 내부에 고르게 잘 정착했음을 확인했다. (눈금: 300 마이크로미터)
[그림 3] 초음파 처리에 의한 암조직과 주입형 수화젤 간 상호작용의 특성 분석 [사진=KIST]'면역 오아시스(Immunoasis)'라는 개념에 기반한 이 전략은, 초음파처리로 만들어진 종양 병변 내부에 나노복합체가 풍부하게 축적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수화젤을 종양 조직에 주입한 뒤, 초음파 기반 조직 파괴 기술을 적용한 대표 이미지를 통해 수화젤이 종양 내부에 어떻게 분포되고 변화하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Advanced Materials back cover 이미지 [사진=KIST] 해당 논문은 시공간적으로 제어 가능한 하이드로겔 플랫폼인 "면역 오아시스(Immunoasis)"를 소개한다. 이 플랫폼은 국소 면역 보조제 전달과 초음파 유도 조직파괴를 결합하여 항원/보조제가 풍부한 나노복합체를 현장에서 생성하고, 면역이 소실된 종양을 면역 반응성 환경으로 재구성하여 맞춤형 암 면역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