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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종합
[포닥의 삶] 매주 금요일 아침은 학과 커피타임?
Bio통신원(김포닥파닥)
안녕하세요. 김포닥파닥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 거의 10월 말이 다돼 가는데요, 이제 가을이 오나 싶더니 갑자기 겨울이 후다닥 와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네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벌써 패딩을 입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산책도 선뜻 나가기가 두려워지는 날씨가 오고 있네요.
오늘은 저희 과에서 매주 금요일 아침에 진행되는 커피타임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곳은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 즉 생명과학과인데요. 특이하게도 이 안에서도 여러 개의 세부전공으로 나뉘어집니다. (제 정체를 최대한 숨기기 위해) 그중에서도 제가 속해있는 세부전공만 말씀을 드리자면, 생태진화생물학입니다.
저희 생명과학과에서도 항상 이런저런 행사를 많이 하는데요, 각각의 세부전공에서도 자기들끼리 소소한 행사를 진행하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세부전공에서는 매주 수요일 점심, 금요일 아침에 고정된 일정이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점심에는 EcoLunch라고 해서, 매주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연사분들이 한분씩 오십니다. 생태진화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포닥, 그리고 저희 학교 및 다른 학교 교수님들까지 다양한 곳에서 오셔서 정말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행사 이름에서 보시다시피 간단한 점심을 제공해 줍니다. 배달피자를 시킬 때도 있고, 어쩔 때는 요리를 좋아하시는 교수님께서 직접 요리를 해서 가져오시기도 합니다. 발표가 끝나면 연사와 함께 강의실에서 편하게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도 이곳에 처음 포닥으로 왔을 때 바로 1주일 뒤에 EcoLunch에서 제 박사학위논문을 주제로 발표를 했었죠. 그 당시에는 이런 편한 분위기인 줄 모르고, 굉장히 떨면서 발표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의 2번째 박사학위 본심사하는 마음으로 했었죠. 그래도 이런 행사덕분에 여러 분야의 연구 내용을 매주 들을 수 있어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저희 세부전공끼리 하는 커피타임 시간이 있습니다. 연구실마다 돌아가면서 매주 간단한 다과와 커피를 준비합니다. 연구실이 꽤 많아서 거의 3달에 한 번씩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타임을 하는 공간은 항상 정해져 있는데요. 저희 연구실이 준비할 차례가 되면, 오전에 근처 도넛가게에서 도넛을 사 오고, 학교 안에 있는 카페에서 오전에 내린 따뜻한 대용량 커피를 박스채 사 옵니다. 그리고 강의실에 가서 학생들과 함께 세팅을 해놓고 기다리면 이제 다른 연구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옵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정말 말 그대로 커피타임을 가집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스몰토크를 하며 서로 근황을 묻고,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이런저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토종 한국인으로서 아직까지 스몰토크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커피타임을 갈 때마다 은근한 스트레스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웬만하면 빠지지 않고 가려고 합니다. 연구만 하려고 미국에 포닥을 온 건 아니니깐요. 그래도 막상 가면 조금 친해진 친구들과 영어로 몇 마디 나누곤 합니다. 한국에서는 나름 극 E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잘하던 저인데, 미국에 오니 극 I가 된 것만 같네요. 벌써 온 지 3년 차인데 영어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정말 답답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커피타임을 하다 보면, 때때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연구가 막힐 때 다른 연구실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귀중한 조언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소소하게 시약을 빌리거나 장비를 빌려 쓰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얼굴을 익혀놓으면 나중에 이런 것들을 빌리기에 수월하거든요.
이렇듯 저희 세부전공에만 있는 이런 소소한 행사들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사실 이게 가능한 것은 아무래도 학과자체가 규모가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통 한국에 경우, 생명과학과 안에 세부전공으로 그룹을 묶을 정도로 연구실의 개수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진화학을 연구하는 연구실 1개, 암치료 관련 연구실 1-2개, 식물생리학 연구실 1-2개… 등 이런 식으로 있죠. 그러다 보니 이렇게 세부전공끼리만 모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가 않죠. 그나마 제가 있던 한국 대학교에서는 생명과학과 소속 다른 연구실들끼리 전부 모여서 서로의 연구주제를 소개하는 심포지엄을 종종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분야가 다르다 보니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죠. 그래도 이런 식으로 다양한 연구 간의 소통을 한다는 자체가 아주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행사에서는 본인의 연구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소개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요. (솔직히 교수님들도 분야가 다르면, 이해하는데 꽤 고생을 하실 거라 믿습니다.) 같은 생물학과이지만, 분야가 다르면 솔직히 서로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 미지의 학문이거든요.
미국 대학에 있는 이러한 큰 규모의 연구 환경이 너무 부럽습니다. 그만큼 지원도 있으니깐 가능한 일이겠죠. 그래도 한국도 점차 발전하고 있으니깐 언젠가는 더 나아지겠죠?
뜬금없지만 마지막으로 지난주 주말, 근처 도시에서 진행했던 미국판 독일맥주축제인 Oktoberfest를 다녀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Oktoberfest는 독일에 있는 맥주축제로 유명한 축제인데요, 미국뿐만 아니라 요즘은 한국에서도 한다고 합니다. 그곳에서는 1000cc짜리 큰 맥주컵에 맥주를 가득 부어먹고, 소시지, 프레첼 등을 먹으며 축제를 즐깁니다. 제가 갔던 축제에서는, 14달러를 내면 소시지 먹기 대회에 나갈 수 있다고 해서 얼른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꽤 많이 참가하는 줄 알았는데, 고작 10명이서 하는 거였습니다. 유일한 아시아인 참가자로써 아시아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쉽게도 2등에 그쳤지만, 14달러 내고 맛난 독일식 소시지를 원 없이 먹을 수 있어 행복했네요. 끝나고 무대를 내려오는 길에 여러 사람들이 지나가며 정말 멋졌다고, 잘했다고 칭찬해 줘서 뿌듯했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저를 응원하고 사진 찍어주느라 밥도 못 먹은 아내를 위해 소시지 하나를 들고 내려 오는 것 또한 잊지 않았죠. 마지막으로 소시지 먹기 대회에 나간 사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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