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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기온변화 감지하는 식물의 온도계 단백질 규명...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안지훈 교수팀
Bio통신원(미래창조과학부)
국내 연구진이 봄철 한파나 이상고온 등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따른 작물이나 화훼 등의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대기온도 변화를 감지해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기온변화대응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 안지훈 교수 주도하에 이정환 연구교수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9월 13일자 온라인판(Science Express)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 Regulation of ambient temperature-responsive flowering by MADS-box transcription factor repressor complexes )
온난화 같은 기후변화는 식물의 개화시기에도 영향을 미쳐 식물 군집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물론 유용작물이나 화훼, 수목 등의 생장에도 영향을 미쳐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 동안 고온내성이나 저온순응과 같이 극단적인 온도 조건하에서 식물의 반응이나 개화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온난화 등으로 인한 대기온도의 상대적으로 미세한 변화에 따른 개화시기 조절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안 교수 연구팀은 여러 기온조건에서 50여종 애기장대*의 개화시기를 조사하여 대기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단백질 FLM**을 규명해냈다.
기온이 20℃ 이하로 낮아지면 FLM이 SVP(대기온도변화 감지 단백질)와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앞당기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개화를 늦춘다는 것이다.
두 단백질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할 경우, 봄철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따른 작물 생산성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육종소재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애기장대(Arabidopsis) : 유전체의 크기가 작고 유전정보가 모두 해독돼 형질전환이 쉽고, 생장주기가 6주에 불과해 식물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모델 식물체
** FLM(Flowering Locus M) 단백질 : MADS 박스라는 서열을 가진 전사인자로 표적유전자의 정보를 읽어 RNA를 만드는 과정인 전사를 조절한다. 표적유전자로는 FT, TSF, SOC1 과 같은 개화를 앞당기는 유전자가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온도가 낮아지면 개화시기가 늦춰지는 정상 애기장대와 달리, 두 감지 단백질(FLM, SVP)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돌연변이 애기장대는 온도변화에도 불구하고 개화시기에 변화가 없었다.
개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에 두 감지 단백질간의 복합체가 관여하는데, 이들 복합체 형성여부가 기온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온변화에 의한 개화시기 조절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SVP 단백질은 고온에서 세포내 쓰레기처리장인 프로테아좀*에서 활발히 분해되면서 복합체 형성이 저해된다.
* 프로테아좀(proteasome) : 기능을 다하거나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 등 세포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세포내 소기구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SVP와 FLM 같은 전사조절 단백질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여 대기온도에 의한 식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향후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위한 식물생장 예측 모델링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국내·외적으로 저온순응, 고온내성과 같은 특정 온도 스트레스에 의한 식물의 생장 반응과 오랜 기간 저온노출에 의한 춘화처리 경로와 같은 식물 개화시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2002년에 대기온도 변화가 식물의 개화시기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 이후에 식물의 생장 및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범위의 대기온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지만, 아직까지도 그 연구 수준은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지구의 평균 온도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전 지구 생태계를 위협할 정도로 그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유전학적,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대기온도 변화에 의해 식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새로운 조절 단백질을 찾아 그 기능을 밝히고자 하였다.
2. 연구내용
57종의 애기장대 야생형을 16도와 23도의 온도(장일조건하)에서 생장시켜 개화시기를 조사하여 FLM 유전자가 대기온도 변화를 인지하는 조절인자임을 밝혔다.
Yeast two hybrid, pull-down assay, bimolecular fluorescence complementation, chromatin immunoprecipitation과 같은 다양한 in vitro, in vivo 실험 방법을 통하여 FLM 단백질이 SVP 단백질과 서로 결합하여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밝혔다. SVP 단백질은 대기 온도 변화를 인지하는 조절인자이며, 본 연구팀이 발굴하여 2007년에 Genes and Development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SVP, FLM, FLC의 기능이 손실된 돌연변이체들을 여러 온도 (5, 10, 16, 23, 27도, 장일조건하)에서 생장시켜 개화시기를 조사하고 이 세 유전자의 작용온도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SVP 유전자가 가장 넓은 범위에서 작용하였고, 개화시기 변화에 미치는 효과도 다른 두 유전자에 비해 강했다.
RT-qPCR과 chromatin immunoprecipitation을 통해 SVP와 FLM-β 단백질이 서로 결합하여 FT, TSF, SOC1등과 같은 개화시기 촉진 유전자의 유전체 지역에 직접 결합하여 이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혔다.
분자생물학적방법을 통해 FLM-β과 SVP 유전자의 발현이 온도에 따라 서로 다르게 조절된다는 것을 밝혔다. FLM 유전자는 차등적 스플라이싱 (alternative splicing)에 의해 서로 다른 형태의 FLM 전사체 (FLM-β와 FLM-δ)가 만들어졌다. 온도 변화에 의한 FLM-β와 FLM-δ의 발현 조절은RNA 수준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SVP의 경우 고온에서 SVP 유전자의 전사는 증가했지만 단백질의 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즉, SVP의 경우 단백질 수준에서 발현 조절이 일어나며, 이러한 조절은 26S 프로테아좀 경로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였다.
온도에 따른 SVP 단백질 양의 변화는 SVP와 FLM-β 단백질 복합체의 양도 변화시켰다. 고온에서는 SVP와 FLM-β 단백질 복합체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 단백질 복합체가 온도 특이적으로 FT, TSF, SOC1등과 같은 하위 유전자에 결합하여 이들의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다.
3. 기대효과
대기온도에 의한 식물 개화시기 조절 메카니즘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으며, 기후 변화에 의한 영향 평가에 있어서 개화시기 유전자를 이용한 식물 생장 예측 컴퓨터 모델링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의해 생산성이 크게 영향을 받는 작물, 과수, 화훼 등에 기후 변화 대응 유전자로서 SVP와 FLM과 같은 대기 온도 변화 감지 유전자를 활용할 수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SVP, FLM 유전자들의 작용 온도 범위가 다르다는 사실, 이들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대기온도 변화를 인지한다는 사실, SVP가 RNA 수준이 아닌 단백질 수준에서 조절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어디에 쓸 수 있나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의해 생산성이 영향을 받는 작물, 과수, 화훼등에 이용이 가능하다.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덜 받는 식물을 만드는데 이용 가능하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유용 식물에 대한 유전자 도입 및 기능 연구가 선행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5-6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2007년에 SVP 유전자를 발굴한 이래로 유전학적, 분자 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결합 파트너를 찾고, 이들의 작용 기작을 규명하고자 했다.
선의의 경쟁연구진은
공동 저자로 참여한 독일의 Max Planck 연구소의 Dr. Schmid group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대기온도에 의한 식물 개화시기 조절 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연구그룹을 육성하고 싶고, 그 조절기전에 대해 심도있게 밝히고 싶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이번 연구는 2000년도 초반에 국내에 들어와서 꾸준하게 연구하고 있는 주제이다. 신진 연구자들께서도 끈기를 가지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연구를 수행하였으면 한다.
그림 1. svp와 flm 돌연변이체의 개화시기 표현형
정상식물(위)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잎 수가 증가하지만 svp 돌연변이체(가운데)와 flm 돌연변이체(아래)는 온도변화에 관계없이 잎 수의 변화가 거의 없다. 하지만 10℃ 이하에서는 flm 돌연변이체의 잎 수가 16℃ 이상에서 키운 것에 비해 많은 것이 관찰되었다. 결국 flm 돌연변이체의 경우 10℃ 이하에서 개화가 느려졌음을 의미한다.
* 잎 수는 개화시기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잎 수가 적으면 개화가 빠르고, 잎 수가 많으면 개화가 느리다고 여김.
그림 2. 온도에 따른 SVP 단백질 양의 변화
A) FLM 유전자와 SVP 유전자의 RNA 발현 양. 온도가 증가하면 FLM(오렌지색)의 RNA 발현은 감소하지만, SVP(파란색)의 RNA발현은 거의 변화가 없음.
B) 온도에 따른 SVP 단백질 양의 변화. SVP 단백질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6시간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가 되었음(-MG132). 하지만 26S 프로테아좀 경로를 억제하는 화학물질인 MG132를 처리하게 되면, 온도가 증가해도 SVP 단백질 양이 줄어들지 않음. 아래 Tubulin은 대조구로 사용한 단백질임.
C) 온도에 따른 SVP-FLM-β 단백질 양의 변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SVP-FLM 단백질 복합체의 양이 점점 감소됨.
그림 3. 대기온도에 의한 식물 개화시기 조절 기작 모식도
(왼 쪽) 온도가 낮아지게 되면, FLM-β 전사체의 양이 증가하여 FLM-β 단백질의 양이 증가함. FLM-β 단백질과 SVP 단백질이 결합한 단백질 복합체가 많이 형성되게 되고 이들이 하위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함. 결과적으로 개화가 억제됨.
(오른쪽) 온도가 증가하게 되면, FLM-β 전사체의 양이 감소하여 FLM-β 단백질의 양이 감소함. SVP 단백질은 온도가 높아지면 빠르게 분해가 되어 두 단백질간의 복합체의 양이 줄어들게 됨. 따라서 하위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지 못함. 그 결과로 개화가 빨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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