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 RNA(micro Ribonucleic acid, miRNA)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두 명의 학자에게 돌아갔다. miRNA는 길이가 22개 안팎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짧은 RNA 분자로, 생체 내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이 miRNA가 작동하려면 절단 효소(Endonuclease)인 다이서(Dicer)가 정확히 어느 부위를 자르느냐가 중요한데, 오랫동안 그 구체적인 작동 원리와 구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genic Electron Microscopy, 2017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기술)으로 다이서가 작동하는 과정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 노성훈 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으며, 2024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생명해양 부문 최우수 연구 성과로도 인정받았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 기술과 첨단 장비를 활용해 생명현상을 좀 더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관찰하는 일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던 생명의 비밀을 풀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의 발전이 이런 연구를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중요한 생명 현상을 포착해 온 서울대 노성훈 교수를 만나, 그 연구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Q. 안녕하세요. 2024년 국가 연구개발 우수 성과에서 생명해양 부문, 최우수 성과로 교수님의 연구가 선정되었습니다. 교수님 소개와 함께 연구를 소개해 주신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는 노성훈입니다. 세포에서는 DNA로부터 mRNA(메신저 RNA)가 전사되고, 이어서 mRNA로부터 단백질이 번역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이 중에 miRNA(마이크로 RNA)가 관여하여, 특정 mRNA가 단백질로 번역되지 못하도록 조절되는 과정이 존재합니다.
이때 mi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여러 중요한 효소들이 관여합니다. 이 효소들 중 하나라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암이 발생하거나 심각한 기능 장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miRNA가 정확한 시스템을 통해 합성되어야 우리가 원하는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확한 miRNA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효소 단백질 중 하나가 다이서(Dicer)입니다. 다이서는 정확한 길이의 miRNA를 만들어 의도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다이서 단백질은 30년 이상 연구되어 왔음에도, 어떻게 RNA를 정확한 길이의 miRNA로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원자 수준의 해상도로 이 단백질을 규명하기 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이라는 최신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다이서가 RNA를 절단하고 있는 결정적 순간의 구조를 포착함으로써, 이 단백질이 어떻게 그렇게 정교한 메커니즘을 구현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성훈 교수의 연구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가운데 최우수 연구로 선정되었다. [사진=BRIC]
Q. 다이서가 RNA를 자르는 장면을 포착하고, 그걸 통해서 다이서 단백질의 메커니즘까지 설명할 수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다이서라는 중요한 단백질의 구조를 풀어서 인류가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었던 분자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고요. 특히 저희가 부여하고 있는 의미는 이 단백질에 대한 연구가 오랫동안 생물학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동안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개발이 동시에 진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사용한 초저온 전자현미경 기술 자체가 해외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도입이 좀 늦었고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따라가면서 국내에서 이루어낸 좋은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다이서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데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이라는 기술이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요. 초저온 전자현미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전자현미경은 매우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도구로, 현재 존재하는 기술 중 가장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체 시료는 매우 연약한 반면 전자현미경 자체는 시료에 강한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생물학 연구에서는 활용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초저온 상태에서 시료를 보존하는 기법과 기존 전자현미경 기술이 결합하면서, 생체 시료를 손상 없이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입니다. 초저온 상태로 생체 시료를 얼리면, 본래의 생물학적 구조를 최대한 유지한 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어, 가장 높은 해상도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는 핵심적인 접근법으로는 NMR과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이 있었습니다. 이 두 기술은 단백질 구조 연구에서 여전히 많이 쓰이지만, 물리적·기술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이 충분히 작거나 고도로 정제된 상태여야 하며, 시료를 특정한 결정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소량의 샘플이나 더 복잡한 형태의 샘플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초저온전자현미경은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는’ 기술이기 때문에, 시료를 초저온으로 얼려 보존하기만 하면 되므로 시료 준비에 대한 제약이 훨씬 적습니다. 동시에, 이렇게 준비된 시료를 가장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보다 접근이 용이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을 여러 방향에서 찍으면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할 수 있듯이,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단백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여 3차원 구조를 복원합니다. 이때 원자 단위까지 식별 가능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3차원 구조로 재구성했을 때도 원자 하나하나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해상도 이미지 기술은 앞으로 생명현상을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자현미경의 복잡한 내부를 보여주는 노성훈 교수 [사진 = BRIC]
Q.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연구,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할 계획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도입이 다소 늦어져, 연구 주제를 다양하게 확장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었습니다.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미 많은 연구 분야가 선점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저 역시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단백질 하나하나의 구조를 초고해상도로 규명하여,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별 단백질 구조를 넘어, 이 단백질이 우리 몸 안에서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는지까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즉, 이전에는 단백질을 정제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이제는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어떤 환경에 놓여 있고, 어떤 구조를 유지하며, 다른 단백질들과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구조적 관점에서 더 확장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이는 마치 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백질의 사회학’을 연구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 연구실은 다양한 주제와 협력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이서 구조를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서울대학교 김빛내리 교수님과의 공동 연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연구를 논의하면서 단백질에 대한 이해와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고, 그 결과 구조적인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분야와 수준에서 다채로운 형태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융합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Q. 교수님이 걸어오신 길을 살펴보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다른 학교에서 공부했고 또 박사 학위 전엔 대기업에서 6년간 일을 하기도 하셨더라고요. 이런 다양한 이력을 갖게 된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원하는 목표를 찾지 못했고,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거기서도 기대했던 성취감이나 학문적 만족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우선 취업을 택해 회사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시기를 관통했던 감정은 불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매 단계에서 제 나름대로 대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회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공부에 대한 열망도 있었지만 ‘현실의 회사란 어떤 곳일까?’하는 호기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게도 좋은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부분과 다양한 선후배 관계를 경험하며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 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전략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인데, 그때 익힌 것들은 지금까지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건 “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냐”하는 부분일 텐데, 사실 저도 명확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회사 생활에 나름 만족하고 있었는데, 들었던 생각이 “회사는 생활의 안정을 주지만, 내게 마음의 안정감을 주지는 않는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한번 궁금한 일이자 도전적인 분야를 찾아보자는 마음을 먹었고, 결국 박사 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Q. 그렇게 떠나간 미국에서 중간에 연구 주제를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초저온 전자현미경 연구로 전환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주제를 바꾸게 되었나요?
대학원에 진학할 때, 기존에 공부했던 구조생물학 대신 유전학 쪽이 좀 더 전망이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여 그 분야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해보니 적성에 맞지 않았고, 뭔가 흡수도 안 되고 성장도 느껴지지 않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내가 구조생물학에 더 큰 흥미를 가지고 있고, 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구조생물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이 분야에서 제대로 연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술적인 연구플랫폼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러한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깊다면 차후 연구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거든요. 운 좋게도 가까운 곳에 초저온전자현미경 분야를 연구하는 훌륭한 지도 교수님을 만나게 되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단백질 구조. 노성훈 교수는 기술 플랫폼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해 박사과정부터 초저온 전자현미경이란 툴을 사용하는 연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사진=BRIC]
Q.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후배 연구자들에게, 이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언이라는 건 사람마다 상황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죠. 그래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것저것 직접 시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터넷 정보만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직접 가서 보고, 가능하다면 경험해 본 뒤,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쳐보라는 거죠. 그렇게 쌓인 경험들은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더라도,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두면, 다음에 무언가를 준비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거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쉬면서 준비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뭐라도 하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Q. 그렇게 초저온 전자현미경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지금 서울대에 임용된 지 6년 정도 되었는데요. 미국의 연구 정책이나 시스템에서 우리나라가 배웠으면 하는 것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국내 연구 환경과 연구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구자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인데, 그 결과 시스템을 형평성 있게 운영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미국처럼 연구 커뮤니티가 크면, 시스템 유지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고, 나머지 연구자들은 연구에만 전념해도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관리자와 연구자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연구에만 몰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 커뮤니티 자체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기술 연구의 선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어떤 분야가 활발하게 성장할 때는 대부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그 기술이 새로운 분야를 열고, 그 분야가 다시 성장하는 사이클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기술적 플랫폼이 자리 잡고 새로운 분야가 생긴 뒤에야, 뒤늦게 그 필요성을 느끼고 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도적인 연구보다는 따라가는 연구가 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 문제 역시 연구 커뮤니티의 규모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반 기술을 유지·개발하는 데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한 요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속성 있게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분야를 선제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은 한 인터뷰를 통해서 아직도 연구는 어렵다고 말씀하셨어요. 연구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실패 속에서 간혹 성공한 게 나오면 새로운 발견이고 성과가 되는 것인데, 실패의 연속인 상황에 놓였을 때 교수님이 이겨낸 방법이 있다면?
연구라는 것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되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이유로 성과가 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농담 삼아 “연구는 어쩌다 한 번 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저도 이 말을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는 편인데, 물론 어쩌다 한 번만 결과가 나오면 연구자로서는 굉장히 힘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1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그중 한두 개만 성공해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죠. 저 역시 대학원 시절에 이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연구하되, 그중 잘되는 것에 우선 집중해 성과를 낸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반면 어려운 프로젝트들은 계속 붙들고 있더라도,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전혀 의미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프로젝트가 중요한 질문이나 새로운 동기가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실패했을 때 겪는 좌절과 그 뒤에 이어지는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이야말로 과학적 사이클의 핵심이라는 사실입니다. 연구자로서 꿈을 키우거나, 대학원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좌절 후 문제해결 과정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연구하고 매번 실패하면서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성공 확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트러블슈팅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그것이야말로 연구와 교육의 핵심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Q. 후배 연구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대학 교수로 있다 보니, 후배 과학자들이 다양한 어려움과 내적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저도 제 과거를 떠올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이 ‘불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이 저에게는 큰 동기부여와 에너지가 되어, 꾸준히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도 상황이 불안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도 동시에 획일화된 흐름이 강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남의 시선에 휘둘리거나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자신 있게 찾아보고, 스스로를 믿어주는 태도가 결국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한때, “내가 왜 연구를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저에게 연구란 ‘나를 표현하는 언어’와 같습니다. 제가 쓰는 논문이나 수행하는 연구가 제 내면의 깊이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담아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후배분들도 다양한 형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언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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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훈 서울대학교 교수
EDUCATION
2015 Ph.D. Baylor College of Medicine, Houston, USA Department of Biochemistry and Molecular Biology
2003 M.S. Gwang-Ju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IST), South Korea Department of Life Science
2001 B.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Department of Life Science/ Microbiology
WORK/RESEARCH EXPERIENCE
2018-Present Director, Center for Molecular and Cell Imag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2018-Present Assistant/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 Seoul National University
2019-Present Korean Society of Structural Biology, Committee
2019-2022 Director, Graduate Program in Genetic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2019-2021 Journal of Bio-design, Co-editor
2017-2018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Bioengineering & Bio-X, Stanford University
2017-2018 Research Fellow, S2C2, SLAC National Laboratory
2015-2016 Postdoctoral Associate Department of Molecular Cell Biology, Baylor College of Medicine
2004-2009 Section Manager, Process Development Team, LG Chemical co. ltd, South Korea
글 : 생물학연구정보센터 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