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의 혈액 내에는 다양한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크게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으로 나뉘며, 그 안에서도 백혈구는 림프구 (lymphocyte), 과립구 (granulocyte), 단핵구 (monocyte) 등으로 세분화됩니다.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숫자 혹은 비율은 염증, 감염 등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이고, 신속한 진단을 위해선 각각을 복잡한 세포 군집 내에서 동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세포 군집 내에서 특정 세포만을 식별하기 위해서 항체를 사용합니다. 항체의 높은 특이성과 선택성은 재현성이 높은 결과를 주며, 여러 가지 항체 조합을 사용하면 보다 세분화된 세포군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체의 큰 크기는 세포 투과율을 낮게 만들며 그로 인해 세포 내부의 항원을 검출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포 내부의 항원을 검출하기 위해선 고정 (fixation)과 투과 (permeabilization)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는 원래 상태 (살아 있는 상태)와는 다른 특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단점은 살아 있는 세포를 연구함에 있어, 항원 선정에 제약을 가합니다. 항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세포 투과성이 높은 저분자 형광화합물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 높은 세포 선택성을 지닌 형광화합물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얻은 최종화합물 ‘NeutropG’는 지방산 유사 구조를 가지고 있고, 항체와의 비교 검증을 통해서 호중구에 높은 선택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방산 유사 구조를 지녔다는 점과 최종적으로 세포 내 지질방울들 (lipid droplets)을 염색했다는 점을 근거하여 지질대사를 거쳤다는 것을 유추했습니다. 그 중 호중구에서 지질방울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율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저해제 시험 (inhibitor test)를 거쳐서 이를 입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NeutropG의 호중구 선택성은 지질대사에 의해 가지게 되었음을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대사의 차이에 의해서도 세포 선택성이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추후 다른 대사 물질 구조를 활용해서 다른 종류의 세포에 선택성을 가진 화합물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측정한 결과와 NeutropG로 측정한 결과 간의 비교분석을 통해서 임상진단도구로써의 가능성도 입증되어, 실제 진단분야에서의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림. NeutropG 염색 메커니즘 모식도. CD36, cluster of differentiation; SSO, CD36 저해제; ACSL, long-chain acyl-CoA synthetase; Triacsin C, ACSL 저해제; DGAT, diacylglycerol acyltransferase; Amidepsin D, DGAT 저해제; ER, endoplasmic reticulum; LD, lipid droplet. (출처) Angew. Chem. Int. Ed. 2021, doi.org/10.1002/ange.202108536)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제가 있는 화학세포체학 연구실 (Chemical cellomics)은 포항공대 화학과에 소속되어 있고, 특정 세포에 선택성을 지닌 형광화합물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장영태 교수님 지도하에 그동안 수천종의 화합물로 구성된 라이브러리가 구축되었고, 이를 활용한 형광체 개발 플랫폼 DOFLA (Diversity Oriented Fluorescence Library Approach)를 개발했습니다. 주된 연구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광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이 중에서 세포 선택성을 지닌 화합물을 찾아냅니다. 찾아낸 최종화합물을 확인한 후 어떤 특징이 선택성을 부여하게 되었는지 규명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최종 메커니즘을 확정 짓습니다. 그 후 실제 생물학연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재현성을 검증하면, 한 개의 최종화합물에 대한 선택성 규명이 완료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현재까지 삼십여 종의 세포 선택성 및 기능성 형광화합물들을 개발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더욱 확장해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를 통해 첫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는데, 그 과정을 지나보니 드라마 ‘미생’에 나온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 이 대사가 떠올랐던 이유는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과정이 정말 인고의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화합물을 만들거나 합성법을 찾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기에 합성해냈다는 성취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같은 합성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더더욱 인내심을 요구했던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인내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성취감을 느꼈고, 운까지 따라줘서 제가 예상했던 대로 선택성 메커니즘이 설명되어 보다 빨리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찾은 최종화합물이 최초의 호중구 선택성 형광화합물이라는 점이 이번 연구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화학생물학 분야는 화학적인 도구를 생물학에 적용하는 분야이고, 때문에 화학과 생물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진학 전에 어느 정도의 유기합성 지식과 폭넓은 생물학적 지식을 갖춘다면, 연구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화학생물학이라고 해도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맞는 접근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진학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중에서 제가 접근하는 연구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유기합성을 이용해서 보이지 않는 생물학적 현상을 시각화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형광 관련 분야로의 진학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지방산 구조를 활용해서 형광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왔고 대사과정을 통해서 특정 세포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지질구조까지 확장해볼 예정이고, 라이브러리 구축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부여해서 특정 현상을 볼 수 있는 형광화합물 개발도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글을 통해 연구를 지도해주신 장영태 교수님과 같이 고생한 Min Gao 박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멀리서 응원해준 가족들과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직 남은 박사과정 기간동안 좋은 연구성과에 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짧지 않은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