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논문에서는 위변조(가짜) 의약품 방지를 위한 '약일체형 인증 보안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발된 보안 솔루션은 약일체형 개별 단위 정품 인증 식별자2)로 기본 소재는 형광실크단백질을 이용하였고, 고차원 보안 장치인 물리적 복제방지 기능(physical unclonable function)1)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본 연구팀은 청색(eCFP), 녹색(eGFP), 황색(eYFP) 및 적색(mKate2) 형광단백질이 융합된 형질전환누에(Bombyx mori)를 통해 생산된 누에고치로부터 형광실크단백질(fibroin)을 추출한 후, 마이크로입자를 제조하여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무작위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식별자의 형광 색상이 구분이 되지 않고, 특정 빛에 반응하여 4가지의 다른 형광 색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여타 다른 보안 식별자(태그 또는 라벨)와 차별성을 가집니다. 인증은 스마트폰 이용이 가능하고, 제품의 정보(제조사, 제조일, 성분, 유통경로 등)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원타임 인증(one-time authentication) 방식으로 식별자 제거 없이 약과 함께 복용이 가능하다는 편리한 이점을 가집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는 가짜 말라리아 및 폐렴 치료약을 복용한 아이들이 부작용 및 무효과로 인해 매년 25만명이 사망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손실 부분에서도, 글로벌 위변조(가짜) 의약품 시장이 약 2000억 달러(한화 약 232조 원) 이상으로 전세계 제약 시장의 10-15%에 해당되는 심각한 수준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약업계는 주로 포장인증 방식(바코드, QR코드, 홀로그램 또는 RFID 등)을 사용해 정품과 가짜 약을 구분했지만, 이러한 보안 방식은 복제 또는 해킹이 쉽고, 포장이 제거되었을 때 내용물을 식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 기술은 의약품과 완전히 결합된 약일체형 인증방식(on-dose authentication)3)의 천연바이오소재로 제작된 식별자로 예측 불가능한 물리적 복제방지 보안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강력한 위조 방지 기능을 지닙니다. 따라서 대량의 정보를 가진 고차원 보안 식별자를 개개의 의약품과 제조하면, 포장수준이 아닌 소재수준에서의 위조 의약품 제조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약 제조업체 및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연구는 Young Kim(김영래) 지도 교수님이 아프리카 케냐로 공동연구를 위한 출장을 다녀 오신 후 말씀해 주신 충격적인 사건을 듣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 팔리는 의약품의 대부분이 위조 의약품이고 이러한 약을 먹고 회복이 되지 않아 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간다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짜 약을 구별할 수 있는 정품 인증 보안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포장 단위가 아닌 약일체형 고차원 보안 인증 기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 자연소재의 생체모방구조에 관심이 있던 저는 형광실크소재에 대한 관심이 있어 Purdue 대학의 Young Kim 교수님 그룹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형광실크 응용분야를 개척하고 연구하는 과정 중에 정품 의약품 인증을 위한 약일체형 물리적 복제방지 기능 식별자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환자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이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물리적복제방지(physically unclonable function): 동일한 제조 공정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미세구조 차이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예측/복제가 불가능한 무작위적 보안키를 생성하는 차세대 보안기술이다. 일종의 사람 지문과 같은 전자지문이다. 2)마이크로식별자(microtaggant): 어떤 물건을 추적하거나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입자를 지칭한다. 3)낱알 단위의 인증방식(on-dose authentication): 의약품의 위조 방지를 위한 기술 중 하나로, 고유한 물리적 또는 화학적 특성을 지니는 식별자를 먹는 알약에 포함시키는 것을 말한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미국 Purdue 대학교 Weldon School of Biomedical Engineering 소속의 Natural and Biological Photonics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Young Kim(김영래) 지도 교수님을 중심으로 크게 2개의 그룹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연상에 존재하는 천연바이오 소재(실크, 진주 등)와 나노 소재의 융합 공정을 통해 제작된 메타 신소재에 대한 물성 분석을 기반으로 바이오/의료/광학/물리/전자/보안 분야 등 다양한 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바이오 및 메타 소재에서 발견된 물리적 현상을 분석하여 새로운 차원의 이미징 기술 및 스펙트럼 분광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연구 분야는 혈액검사가 요구되는 신장질환/빈혈/혈액암 등의 진단을 하기 위해 hemoglobin 수치를 분석하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 아시아 인도에서 임상실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팀은 영상 분석가, 데이터 분석가, 엔지니어, 임상의, 생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즐겁게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바이오 헬스 산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웹사이트 : https://web.ics.purdue.edu/~kim50 Purdue 대학교 Biomedical Engineering 웹사이트 : https://engineering.purdue.edu/BME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라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지거나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하다 보니 종종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낙심될 때가 많았습니다. 논문 쓰는 일도 어렵고요. 하지만 지도 교수님과 주변 교수님/박사님들께 도움을 구하고, 논문을 찾아보며 돌파구를 찾다 보니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전전긍긍하며 실험을 함께 수행했던 선후배님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그러면서 연구는 혼자 하기보다 팀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재밌게 느껴졌고, 연구 과정 중에 발생되는 문제도 더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로 등록된 특허의 라이센스를 기업에서 구매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공학자로써 제가 사람들의 편리와 유익을 위한 실질적인 응용 분야를 찾아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고등학교는 문과(인문계)를 나왔지만, 어렸을 때부터 직접 손으로 만들고 분해하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을 공대(전자공학)로 진학을 하였습니다. 이후로는 박사학위도 공학박사(전자)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박사후연구원으로 생체의공학과(Biomedical Engineering)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부생 때 수학과 물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에 중도 포기하려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연구 분야도 전자공학에서 생체의공학으로 전공을 변경하여 박사후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요. 만일 제가 변화와 배움을 두려워하여 시도조차 않고 포기했더라면 지금의 보람된 일들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님들에게 변화와 배움을 두려워하여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도전과 끈기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형광실크에 대해 더 깊은 연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마치 양파 껍질과 같이 벗기면 벗길수록 새로운 특성과 현상을 발견하기 때문이죠. 몇 가지 예로, 적색형광(mKate2)실크는 가시광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친환경 광촉매바이오소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형광실크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광전바이오소재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실크는 섬유로의 활용뿐만 아니라 폴리머 가공이 가능하여 여러 형태(필름, 파이버, 폼, 입자 등)로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차세대 바이오소재인 유전자재조합실크의 새로운 응용분야를 개척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미국에 와서 좋거나 힘들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응원해주는 아내 정선씨, 딸 지민이, 그리고 아들 주안이게도 고맙고 사랑한단 말을 하고 싶네요. 또한, 한국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박사후연구원 포지션을 구하지 못하여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도 연구를 쉬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지금은 멀리서 제자를 걱정하시고 조언해 주시는 유재수 교수님(경희대학교 전자공학과)께 감사 드립니다. 이 곳 Purdue 대학교 박사후연구원으로 받아주시고, 좋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손수 실험에 참여하시고 막힌 문제점도 함께 고민하면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Young Kim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 논문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한빛사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진의 훌륭한 연구결과를 자주 소개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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