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성균관대학교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췌장암은 대표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암 중 하나입니다. 특히 췌장암 조직은 암세포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 섬유아세포, 세포외기질 등 다양한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종양미세환경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항암제가 암세포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 치료 효과를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암세포 자체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암을 보호하고 있는 종양미세환경을 함께 변화시키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췌장암의 면역억제적 종양미세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microRNA(miRNA)를 이용한 새로운 경구 치료 전달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miRNA는 세포 내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짧은 핵산 분자로, 암의 성장이나 면역반응과 관련된 다양한 신호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miRNA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고 세포 안으로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원하는 조직까지 전달할 수 있는 운반체가 필요합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달체로 우유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milk-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 MEVs)를 활용하였습니다.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자연적으로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막 구조체로, 내부에 핵산이나 단백질 등을 담아 다른 세포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유 유래 세포외소포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고, 경구 투여 시 소화관 환경에서 내부의 핵산을 보호할 수 있어 먹는 형태의 핵산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췌장암 세포에서 높게 발현되는 PD-L1을 인식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우유 유래 세포외소포 표면에 도입하여, 암 조직에 보다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표면을 개질하였습니다. 또한 이 세포외소포 내부에는 암의 성장과 면역억제에 관여하는 miR-21의 기능을 억제하는 anti-miR-21을 탑재하였습니다. 즉, 세포외소포가 경구 투여 후 anti-miR-21을 보호하면서 이동하고, 표면의 표적 펩타이드가 PD-L1을 많이 발현하는 췌장암 세포를 인식하여 치료 핵산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전달된 anti-miR-21은 암세포 내부에서 miR-21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PTEN, PDCD4, SPRY2와 같은 종양 억제 관련 단백질의 발현을 회복시키고 암세포의 생존 신호를 감소시켰습니다. 동시에 소포체 스트레스와 면역원성 세포사멸(immunogenic cell death)을 유도하여 암세포가 단순히 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을 보다 잘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그 결과 수지상세포의 활성화와 CD8+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이 증가하고, 종양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대식세포의 면역 특성도 변화하였습니다.
동물실험에서도 이러한 경구 치료 플랫폼은 췌장암 조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으며, 뚜렷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반복적인 경구 투여에도 유의한 전신 독성이 관찰되지 않아 치료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주사에 의존하던 기존 핵산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우유 유래 세포외소포를 이용해 miRNA 치료제를 경구로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동시에 면역억제적인 종양미세환경을 항암 면역이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이러한 플랫폼은 췌장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암에서 표적 핵산 치료제를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논문정보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