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KAIST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미생물 식품, ‘만드는 기술’을 넘어 ‘산업으로 만드는 전략’으로
전 세계 단백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의 공급 체계는 여전히 축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축산 기반 단백질 생산은 넓은 토지와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고 기후와 지역적 조건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반면 효모, 세균,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은 발효조 안에서 빠르게 증식하며 단백질이 풍부한 바이오매스 또는 특정 식품 성분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생물 식품(microbial foods)은 토지와 계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의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 저희가 던진 질문은 단순히 “미생물로 식품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미생물 바이오매스와 정밀발효 단백질의 상업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떤 기술이 실제 산업 규모에서도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고 보았습니다. 즉, 미생물 식품 분야의 경쟁이 연구실 수준의 생산성 경쟁에서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미생물 식품 산업화를 좌우하는 요소를 원료 활용, 균주 개발, 공정 설계 및 스케일업, 부산물 업사이클링의 네 가지 의사결정 층위로 구조화했습니다. 지속가능한 폐자원을 사용하더라도 원료의 조성이 매번 달라 발효가 불안정하다면 산업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생산성이 높은 균주라도 대규모 배양에서 안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식품 수준의 품질 규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상용화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정제·농축·건조와 같은 후공정은 정밀발효 단백질 생산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어, 발효 단계에서 얻은 생산성 향상이 후공정의 에너지와 비용 부담으로 상쇄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기술 지표가 아니라 원료–균주–발효–후공정–자원순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최적화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산업 현황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관련 기업과 생산시설 데이터를 직접 선별·정리하고, 경제성·지속가능성·순환성의 관점에서 각 기술 선택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생물 식품 기업의 증가 속도에 비해 실제 식품용 생산시설과 제조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capacity gap’이 존재하며, 향후 산업 성장의 병목이 새로운 균주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를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데모 및 식품급 제조 역량 확보에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산업화에는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선택하는 식품이 되려면 친환경성뿐 아니라 맛, 식감, 친숙성, 신뢰와 가격이 중요합니다. 또한 미생물 단백질은 단순히 기존 단백질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화, 기포 형성, 겔화와 같은 식품 기능성을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기능성 원료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시에 국가별 규제 체계와 허가 기간의 불확실성 역시 시장 진입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따라서 본 논문은 미생물 식품을 단순한 ‘대체 단백질’로 보기보다, 다양한 탄소원과 산업 부산물을 식품과 고부가가치 성분으로 전환하고 다시 자원순환과 연결하는 순환형 바이오제조 플랫폼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기존 단백질을 한꺼번에 대체하기보다 기능성 식품 원료와 고부가가치 성분처럼 미생물의 장점이 분명한 분야에서 먼저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궁극적으로 미생물 식품의 성패는 더 좋은 균주 하나가 아니라, 좋은 과학을 안정적인 제조와 실제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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