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DGIST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말초신경은 뇌와 신체의 여러 기관을 연결하며 감각과 운동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이러한 말초신경의 신호를 기록하거나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기술은 의수·의족과 같은 신경 보철뿐만 아니라 만성 통증 치료, 신경 기능 회복 및 바이오전자약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경을 둘러싸는 형태의 cuff electrode는 신경과 넓은 면적으로 접촉할 수 있어 대표적인 말초신경 인터페이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cuff electrode에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전극을 신경에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봉합사를 사용하거나 별도의 고정 구조물을 추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수술 과정을 복잡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식할 경우 신경을 과도하게 압박하거나 염증과 조직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전극을 너무 느슨하게 고정하면 움직임에 따라 전극의 위치가 변하면서 신경 신호를 안정적으로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을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극이 필요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온에 반응하여 스스로 신경을 감싸고 고정되는 TSSA(Thermoresponsive Soft and Self-Anchoring) cuff electrode를 개발하였습니다. 핵심 소재는 온도에 따라 기계적 특성이 변하는 형상기억고분자(shape memory polymer, SMP)입니다. 이 소재는 상온에서는 비교적 단단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평평한 전극을 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내에 삽입되어 약 37°C의 체온에 노출되면 소재가 부드러워지고, 두 개의 SMP 층 사이에 형성된 열적 응력 차이에 의해 전극이 서서히 휘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약 2–3분 안에 별도의 봉합이나 접착제 없이 전극이 스스로 신경을 감싸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전극이 말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온에서 부드러워진 SMP가 신경의 형태에 맞춰 밀착하면서 안정적인 고정력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계적 특성 평가에서 SMP 기반 전극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PDMS 기반 구조보다 습윤 환경에서도 높은 고정력을 보였습니다. 또한 SMP 두 층의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전극이 감싸는 직경을 조절할 수 있었으며, 0.5–2 mm 크기의 다양한 신경 모사체를 안정적으로 감쌀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개발된 전극의 실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rat의 sciatic nerve에 전극을 이식하였습니다. 전기 자극 세기를 증가시켰을 때 기록되는 신경 반응 역시 이에 따라 증가하였으며, 발바닥에 기계적 자극을 가했을 때에도 자극 세기에 따른 신경 반응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장기 이식 실험에서는 16주 동안 신경에서 유발되는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고, 전극의 위치와 임피던스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장기간 신경을 감싸는 전극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조직 손상입니다. 조직학 및 면역조직화학 분석 결과, 이식 초기에는 수술과 이식에 따른 일시적인 염증과 조직 부종이 관찰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회복되었습니다. 8주 후에는 염증 관련 지표와 신경의 수초 및 축삭 구조가 대조군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며, 보행 기능 또한 초기 감소 이후 점차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극이 장기간 신경을 과도하게 압박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기계적 잠금장치나 외부 구동 장치 없이 우리 몸의 체온 자체를 이용해 전극의 부드러움, 변형, 고정 기능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존 MEMS 공정을 이용해 제작할 수 있어 전극의 크기와 형태를 조절하거나 다양한 센서 및 자극 소자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향후 이러한 기술이 다양한 크기의 말초신경에 적용된다면 장기간 신경 신호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자극할 수 있는 차세대 신경 인터페이스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신경 보철뿐만 아니라 바이오전자약과 만성 신경질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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