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POSTECH/Harvard Medical School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폐는 숨을 쉴 때마다 끊임없이 팽창하고 수축한다. 특히 폐의 가장 작은 공기주머니인 폐포는 횡격막의 움직임으로 폐 내부에 생성되는 음압에 의해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든다. 이러한 물리적 움직임은 단순히 공기를 드나들게 하는 것을 넘어, 폐세포의 성장과 기능은 물론 염증 반응과 질병의 진행까지 조절하는 중요한 기계적 신호로 작용한다.
따라서 폐질환의 발생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의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실험실에서도 폐세포가 실제 사람의 폐처럼 숨을 쉬며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세포 배양 모델은 대부분 움직이지 않는 평평한 바닥에서 세포를 키워 실제 폐의 호흡 운동을 재현하기 어려웠다. 동물실험 역시 사람과 동물 사이의 생리적 차이로 인해 연구 결과가 인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유연한 고분자 막 위에서 폐세포를 배양하며 호흡 운동을 재현하는 폐-칩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폐-칩은 실리콘 기반의 플라스틱 소재(PDMS) 막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폐포처럼 부드럽고 수분을 많이 함유한 조직의 특성을 충분히 구현하기 어렵다. 반대로 실제 조직과 유사한 하이드로젤은 매우 부드럽고 생체 친화적이지만, 막을 매우 얇게 만들면 쉽게 찢어지고 반복적인 호흡 운동을 견디기 어려워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비눗방울처럼 얇고 부드러운 막을 만들 수 없을까?' 연구팀은 이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비눗방울은 액체가 스스로 매우 얇은 막을 형성하면서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인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그대로 모사해 액체 상태의 하이드로젤을 비눗방울처럼 얇게 펼친 뒤 굳혀 초박막 하이드로젤 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막은 실제 폐포처럼 유연하면서도 수십만 번의 호흡 운동을 견딜 만큼 안정적이었다.
또한, 연구팀은 사람의 폐가 숨을 쉴 때 만들어지는 음압의 원리를 그대로 모사하는 데 주목했다. 사람은 횡격막이 아래로 움직이면서 폐 내부의 압력이 낮아지고, 이 음압에 의해 공기가 폐 안으로 들어오며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원리를 바이오칩에 그대로 적용해, 초박막 하이드로젤 막 아래에서 반복적으로 음압을 발생시키는 호흡 구동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실제 사람의 폐처럼 막이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환경을 구현했으며, 그 결과 약 24만 번의 호흡 운동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숨 쉬는 바이오칩'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칩에 연결된 초박막 위에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혈관세포층, 기저막층, 상피세포층을 차례로 쌓아 실제 폐포와 유사한 3층 구조의 인공 폐 조직을 완성했다. 그 결과, 호흡으로 발생하는 기계적 자극이 세포에 전달되어 조직의 구조와 면역 반응,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반응이 실제 폐와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실험에서는 호흡 운동이 염증 반응과 항바이러스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폐 질환의 발생 원리를 밝히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동물실험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인체 모사 플랫폼으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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