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흔한 신경질환입니다. 그중 측두엽 내측 뇌전증은 약물로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의 대표적 형태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연구가 필수적인데, 문제는 뇌전증 동물모델이 수십 종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카이네이트나 필로카핀 같은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 전기 자극으로 발작을 유도하는 방식 등 모델마다 발작을 일으키는 원리가 다르고, 그동안 어떤 모델이 실제 환자의 병태를 가장 잘 재현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어 연구자들은 주로 경험에 의존해 모델을 선택해 왔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 질문에 전사체 데이터로 답하고자 했습니다. 공개된 인간 뇌 조직 샘플 694개(12개 데이터셋)와 설치류 샘플 362개(13개 데이터셋)를 하나의 통합 분석 파이프라인으로 처리하고 기술적 편차를 보정하여, 전사체 수준에서 사람과 동물모델을 직접 비교했습니다. 또한 종(Species), 유도방법(Induction), 투여경로(Administration), 편측성(Lateralization), 나이(Age), 병기(Phase)의 여섯 가지 기준으로 동물모델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SIALAP' 분류체계를 새롭게 고안하여, 24종의 모델을 인간 난치성 뇌전증과 정량적으로 비교했습니다.
먼저 인간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해마에서는 신경전달과 이온 채널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한편, 신경염증·성상교세포 활성·교세포형성 관련 유전자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즉 시냅스 기능은 떨어지면서 만성적인 염증과 교세포 증식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 만성 난치성 MTLE의 분자적 특징이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결과는 두 가지 대표 모델이 서로 다른 뇌전증 아형을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해마 내 카이네이트 주입 마우스 모델은 신경염증과 신경세포 사멸, 교세포형성이 두드러져 해마경화증을 동반한 난치성 뇌전증과 가장 높은 유사성을 보였습니다. 반면 해마 전기 자극 랫 모델은 시냅스 재형성 신호가 특징적이어서, 해마경화증이 없는 뇌전증 아형이나 열성경련 같은 발작 관련 선행 손상을 동반한 경우를 더 잘 반영했습니다. 두 모델이 각기 다른 아형에 대응한다는 사실을 전사체 수준에서 처음으로 규명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뇌전증 동물모델의 임상적 정확도를 전사체 수준에서 정량 평가하고, 연구 목적과 뇌전증 아형에 따라 최적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함으로써 전임상 연구의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고, 동물실험 단계에서의 실패를 줄여 신약개발 성공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아가 이 교차종 전사체 분석 프레임워크는 뇌전증 외 다른 신경계 질환의 동물모델 평가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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