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논문
한국뇌연구원
Abstract
논문소개전체 설명
본 연구는 루이소체 치매(LBD) 등 알파-시뉴클레인병증(α-synucleinopathy)의 초기 병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뇌 신경망 손상 기전을 최신 '공간 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기술을 통해 규명한 논문입니다.
퇴행성 뇌질환에서 인지 기능 저하의 핵심 원인으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영역의 시냅스 손상이 지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뚜렷한 뇌 염증 반응이나 신경세포 사멸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시냅스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 구체적인 작용 경로는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본 연구진은 6개월령 G2-3 알파-시뉴클레인병증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여, 질병 초기 해마 미세환경에서 나타나는 전사체 변화를 10x Visium 공간 전사체 플랫폼을 통해 추적하였습니다. 10x Visium은 직경 55µm 크기의 단일 스팟(Bin) 내에 여러 세포가 함께 포함될 수 있어 특정 세포 타입의 변화를 구분해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세포 타입 조성 분석 기법인 conditional autoregressive-based deconvolution (CARD)를 적용하여 각 스팟의 세포 조성을 추정했습니다. 특히 세포 타입 추정에 사용되는 단일세포 전사체 레퍼런스를 하나로 제한하지 않고, 영역별 특성을 반영한 여러 레퍼런스를 함께 활용하는 전략을 도입하여 실제 뇌 조직의 지역적 생물학적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CARD로 계산된 스팟별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비율을 기존 유전자 발현량 매트릭스에 가중치로 적용하여 미세아교세포-가중치 매트릭스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세아교세포에서 나타나는 공간적 유전자 발현 변화를 추정했습니다. 이러한 뇌 영역 및 세포 타입 특이적 공간 분석은 복잡한 뇌 조직 내에서 질병 초기 변화가 나타나는 해부학적 위치와 특정 세포의 역할을 왜곡 없이 정밀하게 매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의의를 지닙니다.
분석 결과, 뇌 조직 내 알파-시뉴클레인의 비정상적인 축적은 해마 신경세포에 극심한 전사적 스트레스를 유발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 증가와 같은 일반적인 뇌 염증 반응의 변화가 전혀 없는 독립적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세아교세포 내에서 AXL 수용체를 매개로 한 포식 작용(Phagocytosis) 및 AKT 신호 전달 경로가 특이적으로 강력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처럼 신경세포의 이상 신호에 반응하여 '비염증성 포식 표현형'으로 조용히 변화한 미세아교세포는 신경세포의 필수적인 연접부(PSD95)를 과도하게 집어삼키는 비정상적인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를 유발하였고, 결과적으로 인지 기능과 직결된 뇌 신경망을 선제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연구진은 공간 전사체로 확인된 이러한 뇌 신경망 붕괴 기전을 엄밀하게 교차 검증하기 위해, 해마와 대뇌피질에서 유래한 신경세포, 미세아교세포, 성상교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삼중 공동 배양(Tri-coculture)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알파-시뉴클레인 전초섬유(PFF, Pre-formed fibrils)를 처리하여 질환 상황을 생체 밖에서 그대로 모사(mimic)한 결과, 생체 내 모델과 동일하게 미세아교세포의 과도한 시냅스 포식 작용이 재현되었습니다. 나아가, 이 배양 모델에 AKT 억제제(inhibitor)를 처리하자 미세아교세포의 비정상적인 활성이 즉각적으로 억제되고 시냅스 손상이 성공적으로 회복된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뇌 염증이 뚜렷하지 않은 질병 초기 단계에서도 미세아교세포의 AXL 매개 포식 작용 활성화 단독으로 뇌 신경망이 붕괴될 수 있음을 시각적·기전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는 향후 시뉴클레인병증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고, AXL-AKT 경로를 정밀하게 표적하여 인지 기능 저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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