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거대고리 화합물(Macrocycles)은 12개 이상의 원자가 연결된 고리 구조를 갖는 분자로, 일반적인 저분자 약물로는 조절하기 어려운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 같은 난치성 표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천연물 기반의 거대고리 화합물은 구조적 복잡성이 매우 높아 합성 접근성이 제한적이며, 구조 최적화 및 체계적인 유도체 개발에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높은 생물학적 연관성과 구조적 다양성을 동시에 갖춘 거대고리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합성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신약 개발로 확장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천연 거대고리 펩타이드인 ‘피리타이드’의 구조적 특징에서 영감을 받아, 구조적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합성 전략을 구상하였습니다. 피리타이드는 리보솜 합성 및 번역 후 변형 펩타이드(Ribosomally synthesized and post-translationally modified peptides, RiPPs)에 속하는 화합물로, RiPP 계열은 구조적 다양성과 폭넓은 생물학적 활성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피리타이드의 티아졸-피리딘 접합체 구조를 활용하여 다양성 지향 합성법(Diversity-oriented synthesis)의 대표적 전략인 Build/Couple/Pair(B/C/P) 전략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총 27개의 거대고리 화합물을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었으며, 화학정보학적 분석을 통해 라이브러리의 구조적 다양성과 약물 유사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구축된 라이브러리를 대상으로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을 수행한 결과, 페롭토시스(Ferroptosis)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신규 화합물 6paW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페롭토시스는 철-의존성 세포 사멸의 한 종류로, 세포 내 지질의 과산화로 인해 세포막이 파괴되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 허혈-재관류 손상, 제1형 당뇨 등 다양한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중요한 치료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거대고리 라이브러리 구축 전략은 향후 새로운 거대고리 화합물 설계에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과 같은 기존 저분자 약물로 접근이 어려웠던 난치성 표적을 겨냥한 차세대 신약 개발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승범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대표적으로 pDOS 전략을 통한 의약 유사 저분자 화합물 라이브러리의 설계와 합성, 생체 내 표현형 변화를 선택적으로 탐지하는 형광 프로브 기술인 Seoul-Fluor, 그리고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기전을 밝히기 위해 표적 단백질을 규명하는 기술인 FITGE와 같은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생명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탐구하고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다각적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제가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로, 그만큼 애정이 깊은 동시에 완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말 그대로 눈물겨운 연구였습니다. 프로젝트의 방향이 여러 차례 수정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직접 기획하고 끝까지 완성한 연구가 좋은 저널에 발표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는 듯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자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점이 매우 뜻깊게 다가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의 경우 유기화학과 생화학 모두에 흥미가 있어 화학생물학 연구실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유기화학자로서 화학생물학은 직접 합성한 분자를 통해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질환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라는게 항상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도전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거대고리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관련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질병에 대한 혁신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남은 학위 기간 동안 유기합성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연구 역량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좋은 연구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박승범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논의를 함께해준 이시형 박사님과 인턴 시절부터 성실하게 연구에 임해 온 주현이, 바이오 실험을 잘 수행해 준 현이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항상 큰 힘이 되어준 연구실 모든 구성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