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RNA 백신 기술은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을 계기로 그 과학적·산업적 가치를 확실히 입증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는 차세대 백신과 유전자 치료의 핵심 전달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동일한 LNP 조성임에도 불구하고, 입자 크기에 따라 전달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에 비해 이를 물리적으로 설명한 연구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이 논문은 매우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조성은 그대로 두고, 사이즈만 바꾸면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가?"
미세유체공학을 전공한 연구자로서, 저는 LNP를 단순한 바이오 소재가 아니라 자가조립을 통해 형성되는 물리적 시스템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마이크로플루이딕 환경에서 지질과 핵산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LNP를 형성하는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고, 그 결과 LNP 자가조립을 지배하는 상수값을 세계 최초로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LNP의 크기를 체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관찰된 실험 결과들이 경험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물리 모델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관되게 설명되었을 때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유전자 전달체 연구를 보다 정량적이고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서울 서초구 반포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구희범 교수님 연구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해당 연구실은 의과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시설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기초 연구부터 응용 연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학제간 융합에 매우 개방적인 연구 문화였습니다. 미세유체공학을 전공한 연구자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실제 연구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 연구실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의 경계보다는 문제 해결을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언어를 배우고 연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 자체가 연구자로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 졸업 후 포닥 과정에서, 제 전공자를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는 연구 주제에 던져졌을 때 솔직히 두려움이 컸습니다. 누구에게 바로 평가받기도, 전공 차원의 피드백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오롯이 혼자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끝까지 물리적인 원리와 논리로 접근하며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 나갔고, 그 결과가 실제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누군가가 닦아놓은 길을 따라간 연구가 아니라, 길이 없는 곳에서 방향을 정해 나간 경험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자로서의 독립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지도교수님이셨던 아주대학교 김주민 교수님께서도 이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현재 저는 서울 강서 마곡에 위치한 대상주식회사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학계를 떠나 사기업으로 온 입장에서, 진로 선택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사기업의 연구 환경 역시 학계 못지않게 높은 연구 난이도와 활발한 학제간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도 근본적인 원리를 묻고,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 연구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은, 학문의 경계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전공이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 가능성을 제한하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연구를 움직이는 힘은 소속이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자 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 K-FOOD 산업과 첨단 바이오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특히 AI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잡한 공정과 소재 거동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예측하는 연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논문 성과 자체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로 연결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현재 대상주식회사 중앙연구소에서 매우 즐겁게 일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가 바로 현장에 적용되고 가치를 만드는 경험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언제나 제 선택을 믿고 지지해준 아내에게 감사와 영광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응원해 주신 어머니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록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