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차의과학대학교 생명과학과 우선정입니다. 저희 연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의 주제인 담도암(biliary tract cancer, BTC)은 간내 담도암, 간외 담도암, 그리고 담낭암을 포함하는 희귀 암으로, 발생 부위와 생물학적 특성이 매우 이질적이며 예후가 안 좋은 종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담도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효과적인 치료 전략의 확립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며, 동일한 치료를 받더라도 임상 경과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담도암 치료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젬시타빈/시스플라틴(Gemcitabine–cisplatin) 병용요법은 오랫동안 담도암의 표준 치료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후 면역항암제가 추가되면서 생존율이 일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치료 반응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냅-파클리탁셀(nab-paclitaxel)을 추가한 젬시타빈/시스플라틴/냅-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은 2상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실제로 사용되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3상 연구(SWOG S1815)에서는 냅-파클리탁셀의 높은 독성으로 인해 전체 환자군에서 생존 이점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해당 치료가 모든 담도암 환자에게 동일하게 효과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생물학적 특성을 지닌 환자군에서만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저희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냅-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향적(prospective) 관찰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치료 성적을 평가하는 동시에 종양의 유전체 및 전사체 정보를 통합 분석하여 치료 반응과 연관된 생물학적 하위군을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실제 임상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등록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한 전향적 연구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해 주신 여러 교수님들과 연구간호사 선생님들의 협력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연구 결과, 비록 3상 연구에서는 실패로 평가되었던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코호트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edian progression-free survival)은 8.3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verall survival)은 19.8개월로 유망한 임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환자 선택과 치료 전략, 그리고 적극적인 용량 조절이 치료 성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더 나아가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을 기반으로 한 담도암의 생물학적 하위군 분류입니다. 치료 전 종양 조직의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지도 군집 분석을 수행한 결과, 담도암은 네 가지 전사체 아형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첫째, 정상 담관 상피의 정체성이 비교적 보존된 cholangiocyte-like 아형은 가장 좋은 예후를 보였으며, 젬시타빈/시스플라틴/냅-파클리탁셀 병용요법 치료에 가장 잘 반응하는 환자군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섬유아세포와 혈관 신생 신호가 두드러진 stromal 아형과, 담즙산 및 에너지 대사 경로가 활성화된 metabolic 아형은 중간 정도의 치료 성적을 보였습니다. 반면, 염증 반응과 세포 주기 관련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면역 소진된 종양 미세환경을 특징으로 하는 inflammatory–proliferative 아형은 가장 안 좋은 예후와 낮은 치료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해부학적 분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담도암 환자 간의 임상적 이질성이, 종양의 전사체 수준에서 보다 명확하게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동일한 치료를 받더라도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치료 반응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전사체 기반 분류는 향후 담도암에서 치료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선택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림 1] 그래픽 초록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및 분당차병원 전홍재 교수님, 김찬 교수님, 황소현 교수님 지도하에 간담도암을 중심으로 한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종양내과를 중심으로 외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연구진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분당차병원 췌담도암 다학제팀은 임상 진료와 연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전향적 임상 코호트 구축과 다중오믹스 분석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학제적 협업 구조 속에서, 임상 현장에서 제기된 질문을 연구로 발전시키고 그 결과를 다시 진료에 반영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등록하고 추적 관찰한 전향적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이 연구의 마지막 단계에서, 다학제 의료진과 연구진의 노력으로 축적된 임상,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젬시타빈/시스플라틴/냅-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3상 연구에서 실패로 평가되었던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본 코호트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생존 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전사체 기반 분석과 연결하여,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을 생물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었던 점은, 데이터 분석을 넘어 임상적으로 해석 가능한 메시지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임상 연구와 생명정보학 분석이 결합된 연구 분야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를 목표로 하는 후배분들께는 질환과 치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더불어, 데이터 분석과 통계, 프로그래밍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연구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상 연구는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팀 전체의 노력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젬시타빈/시스플라틴/냅-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 반응하는 담도암의 생물학적 특성을 전사체 수준에서 제시할 수 있었지만, 이는 하나의 결과라기보다 향후 연구를 위한 기반이 되는 것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전사체 기반 분석 결과를 다른 치료 코호트에서도 계속해서 검증해 나가며, 연구 해석의 폭을 넓혀 나가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간담도암의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와 같은 분자 수준의 정보에 임상 정보를 단계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임상 결과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축적된 연구 결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향후 간담도암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연구의 전반적인 기획과 방향을 지도해 주신 전홍재 교수님, 김찬 교수님, 그리고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이끌어 주신 황소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전향적 코호트 구축과 임상 연구 수행에 기여해 주신 강버들 교수님, 이성환 교수님, 김정선 교수님, 양석정 교수님, 권창일 교수님, 성민제 교수님, 신석표 교수님, 세심한 영상 평가와 판독을 담당해 주신 안찬식 교수님, 정상훈 교수님, 그리고 완성도 높은 병리 데이터를 제공해 주신 김광일 교수님, 강혜윤 교수님의 협력 덕분에 본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황소현 교수님의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함께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조계훈 선생님을 비롯한 연구실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현재 소속된 김찬 교수님과 전홍재 교수님의 중개 종양면역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모든 연구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늘 곁에서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지호, 혜정이에게도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록일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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