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기초과학연구원, POSTECH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희 연구는 위암 발병 초기 단계에서 암 세포가 어떻게 주변 환경(niche)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는가를 규명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정상 위의 상피세포가 유지, 재생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mesenchymal cell로부터 공급되는 WNT와 같은 성장 신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세포들은 스스로 성장 신호를 만드는 등 독립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대장암에서는 APC 등 특정 유전자들의 연쇄적 돌연변이가 핵심 암 발생이며, 이 과정에서 WNT에 대한 독립성을 가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위암에서는 암 발생 초기에 세포가 어떻게 독립성을 가지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이러한 질문을 organoid와 mouse model을 이용하여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mouse model 에서 유래한 organoid를 이용하여 세포 성장에 필요한 WNT 성장인자를 제거하여 어떤 조건에서 세포가 성장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정상 세포는 WNT가 공급되지 않았을 때, 성장을 멈추는 반면, KRAS의 변이로 MAPK 경로가 활성화된 초기 암 상태의 세포는 외부의 WNT 공급 없이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organoid가 WNT ligand를 스스로 발현, 분비하는 것을 확인하여, 이를 통해 비의존성을 얻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암 환자 유래 organoid 에서도 WNT ligand를 스스로 발현, 분비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에서 진행되었으며, 저는 이지현 박사님 팀에서 organoid와 Mouse 모델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구본경 단장님을 필두로 Borderless gene editing, Organoid, Mosaic Genetics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연세대 의과대학 및 독일 드레스덴 의과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환자 유래의 organoid 모델에서도 결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확장됐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파고들수록 끝이 없고, 그만큼 새로운 질문이 계속 생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과학에서 이미 많은 부분들이 밝혀져 있다고 생각하며 막연했지만, 현실은 생각하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막상 문헌을 찾아보고, 데이터를 해석해보면 제가 가진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주는 자료를 의외로 찾기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생명과학은 같은 현상이라도 사용한 모델, 실험 조건, 관찰한 시점(단계)에 따라 결과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에 기존의 지식을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선별하는 과정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더 나아가 선행 연구가 어떤 질문의 답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질문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와 그 질문이 적절한지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꾸준함이 가장 큰 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연구는 어느 날 갑자기 놀랄만한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닌, 매일 조금씩 만든 데이터가 쌓여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크게 도약하려 하기보다는, 오늘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강한 방법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만,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체감하기 어렵고 때로는 방향이 흐려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적으로, 또 스스로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이전보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는지 그리고 다음 단계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결국 연구자로서의 방향을 잡아주는 이정표가 되어 주고, 꾸준함을 더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희 팀에서는 이번에 규명한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위암 세포가 스스로 분비하는 WNT 신호를 차단하기 위해 WNT와 결합하는 수용체를 막는 후보 물질을 test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정상 세포의 기능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위암에서 암세포의 자율적 성장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제시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밝혀진 물질은 동일한 신호 축을 공유하는 다른 암에서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연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 주신 이지현 박사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구로 힘들 때마다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연구단의 구본경 단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Bioinformatics 파트를 이끌어 주시며, 논문의 흐름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항상 짚어주신 희탁박사님과 Bioinformatics 부분을 책임지고 도와주신 영철, 영준, 오빈, 그리고 마지막까지 논문 마무리했던 수민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같은 팀원 혜진박사님, 본진, 예빈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피드백을 주신 모든 연구단 구성원 분들과 연구를 도와주신 많은 collaborator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등록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