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토양 마이크로바이옴은 환경 마이크로바이옴(Environmental microbiome)의 한 분야로, 토양에 존재하는 세균, 곰팡이, 박테리오파지 등 다양한 미생물 군집과 이들의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등 여러 오믹스(omics) 정보를 포괄적으로 의미합니다. 환경 마이크로바이옴은 토양뿐만 아니라 해양, 담수, 대기 등 다양한 환경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토양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주로 농업 환경에서 화학 비료 사용을 줄이면서도 식물 생장을 지속 가능하게 촉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의 생장을 돕는 균근성 곰팡이와 질소 고정 능력 또는 인산 가용화(Phosphate solubilization) 능력을 가진 세균들은 현대 농업에서 매우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매우 방대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명확하게 상용화된 사례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에는 생물학적 비료보다는 식물병원성 미생물과의 경쟁을 통해 방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생물학적 방제제 개발 측면에서 토양 마이크로바이옴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의 비용이 어느정도 감소함에 따라, 군유전체학(Metagenomics)을 활용한 연구가 환경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전반에서 활발히 수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주요 작물에서 병이 발생한 식물의 뿌리, 근권, 지상부 등 부위(Compartment)별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여, 건강한 식물과 병에 감염된 식물 간의 미생물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환경 미생물을 활용하여 병 발생에 친환경적으로 대응하거나,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에서는 이러한 환경 미생물의 역할 중 일부에 착안하여, '외생균근성 곰팡이인 송이버섯이 기주식물인 소나무에 활착하고 자실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주변 토양 미생물로부터 어떠한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수행되었습니다. DNA 기반의 군유전체학 분석만으로는 넓은 범주의 기능들의 발현 가능성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 기능들 중에 어떤 부분이 발현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RNA 기반의 군전사체(Metatranscriptomics) 분석을 병행함으로써 어떤 미생물들이 예측한 기능을 실제로 발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환경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는 다중 오믹스 관점의 해석이 거의 필수적인 접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기억나는 에피소드로는, 토양 시료에서 군전사체 분석이 가능한 수준의 RNA를 추출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 있습니다. NGS 분석을 진행할 경우, 샘플을 직접 추출하여 의뢰하면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QC)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실험을 모두 마친 후 정산서를 확인해 보니 실제 염기서열 분석 비용보다 QC를 통과하지 못한 다수의 샘플로 인한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미생물학 전공에 소속된 식물균병학연구실입니다. 본 연구실은 벼에서 도열병(Blast disease)을 유발하는 도열병균 Magnaporthe oryzae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식물병원성 진균인 도열병균의 유전체, 후성유전학, 전사 조절 인자, ubiquitination 및 SUMOylation, small RNA, effector protein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병원성 인자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연구실은 in silico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드라이랩(dry-lab) 연구 환경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랩 연구 환경과 원활한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저희 연구실은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습니다. 세계 각지의 야생종 및 재배 벼 종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식물의 domestication 과정이 세균과 진균 군집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국내 육성 품종의 계보 분석을 통해 종자 마이크로바이옴의 모계 유전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벼, 감자, 그리고 인삼·황기와 같은 약용작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 종에 분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함으로써 식물-미생물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미생물 분리는 항상 어려움이 따랐고, DNA 기반 분석만으로는 송이균에 실질적으로 어떤 기능이 도움이 되는지를 명확히 규명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RNA 분석을 위한 QC 과정이 반복적으로 실패하면서 연구 진행에 큰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샘플 QC를 통과하고, 라이브러리 QC까지 성공적으로 통과했을 때 매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후 분석 과정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분석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환경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시작할 때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실험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예를 들어 환경 변화로 인해 미생물 군집이 달라진 것인지, 혹은 미생물 군집 변화가 환경을 변화시킨 것인지를 최대한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방법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샘플에 어떤 분석 전략이 적합한지,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관련 문헌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희 전공의 주된 연구 주제인 식물병과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계한 심화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벼 도열병 발생 시 잎 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저항성 품종과 감수성 품종 간의 군집 차이를 비교 분석해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저항성 품종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병 발생 억제 미생물을 발굴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지도해 주신 이용환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험이 장기간 소요되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신뢰해 주시고, 다양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덕분에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신 김현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텐데도 항상 성심껏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아울러 저에게 많은 배려와 도움을 주신 식물균병학연구실 선배님들과 학우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언제나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부모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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