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려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DNA 오리가미 (DNA origami) 나노구조체는 펩타이드나 단백질 등의 다양한 생체분자를 정밀하게 도입하여, 세포 기능 및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듈형·기능성 플랫폼입니다. DNA 오리가미 기술은 2D 구조를 넘어서 복잡한 3D 구조까지 구현할 수 있게 발전해 왔는데, 최근에는 단순히 구조체 개발을 넘어 수용체 클러스터링 조절, 면역세포 활성화, 표적 약물전달 등 다각도의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square-block DNA 오리가미(SQB) 표면에 CpG를 약 3.5 nm 간격으로 배열해 수지상세포 TLR 신호와 Th1 편향 면역반응을 극대화함으로써 항암 백신 효능을 향상시키거나(Nat. Nanotechnol. 2024, 19, 1055-1065), SQB 기반 DNA 나노구조체에 BDNF 모사 펩타이드를 약 5 nm 간격으로 다가 배열해 성장인자 신호를 정밀 조절하고 말초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한 바 있습니다(Nano Lett. 2025, 25, 41, 14859-14871).
이번에 발표한 제 논문은 이런 응용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됐던 문제, 즉 양전하(cationic) 펩타이드가 DNA 오리가미 표면에 비특이적으로 과도하게 붙어버리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능성 펩타이드를 DNA 오리가미에 올려서 세포로의 전달, 수용체 활성화와 같은 일을 하려면, 설계한 개수·위치대로 정확히 붙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강한 정전기적 인력 때문에 설계보다 훨씬 많이, 예측 불가능하게 결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에서는, 양전하 펩타이드와 DNA 오리가미 사이의 비특이적 정전기 결합을 정량화하고,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PEG precipitation을 이용한 정제 workflow를 제안하며, 이런 정제가 실제로 생물학적 기능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까지 연결해서 증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DNA 오리가미가 향후 drug delivery뿐만 아니라 biosensing, nanofabrication, computing and storage 등 다양한 응용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조체의 정밀한 설계·합성을 넘어 정량성과 재현성이 확보된 기능성 플랫폼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나노구조체를 성공적으로 합성하고 그 표면에 여러 개의 리간드를 도입해서 응용하는 것 자체가 주요한 성과였다면, 앞으로는 설계 단계에서 의도한 functionalization이 실제 나노구조체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구현되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양전하 펩타이드는 cell-penetrating, nuclear-targeting delivery, 수용체 신호 활성화 등에서 유용한 모티프로, 다양한 DNA 오리가미 기반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비특이적 정전기 결합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에서의 design rule과 정제·분석 기준을 확립하여, 설계 의도에 맞게 물질이 되입되었는지, 이에 따른 생물학적 기능이 재현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가 이러한 기능적 설계 및 나노구조체 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출발점을 제공하고, 향후 다양한 펩타이드·단백질·항체 기반 DNA 오리가미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한 일반화된 가이드라인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가 전략 기술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저는 그중 바이오·메디컬융합연구본부 산하 의약소재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의약소재연구센터는 암을 포함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새로운 의약소재와 정밀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암 면역치료제 개발, 종양 면역미세환경 재프로그래밍, 정밀 암 면역치료 플랫폼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나노약물전달시스템과 테라그노시스(진단·치료 융합)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예방·진단·치료를 구현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를 했던 곳은 의약소재연구센터 류주희 박사님 연구실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DNA 오리가미를 다양한 생체 기능 조절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연구와, 항체-형광 프로브를 활용한 분자 이미징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DNA 오리가미를 이용해 면역세포 활성화, 표적 약물전달, 성장인자 신호 조절 등 치료용 나노플랫폼을 설계·검증하고, 종양 관련 표적에 결합하는 항체-형광 프로브를 개발하여 분자영상 기술을 통해 체내 분포, 약물 전달 분석, 약물반응성을 예측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이미징 기술을 통합해 정밀 암 면역치료와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실에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제 개인의 성과라기보다, 여러 공동저자들과 연구실 구성원들의 도움이 모여 완성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논문 작성 과정 전반에서 구성원들의 협력이 없었다면 publish까지 이어지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논문은 연구실 구성원 간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며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낸 경험이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이자 자부심으로 남아 있고, 공동저자분들께 늘 깊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Small Methods에 게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번 인터뷰에 초청을 받았지만, 저는 석사 첫 학기부터 암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투여 전략을 중심으로 한 면역항암 연구에 꾸준히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 왔습니다. 이 연구는 아직 모든 과정을 완결된 형태로 마무리짓지는 못했지만, 2년 가까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몇 번의 의미 있는 진전을 겪으며 데이터의 신뢰도와 재현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떤 조건과 대조군이 갖춰져야 결과가 설득력을 갖는지, 얻어진 결과를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는지의 경계를 스스로 점검하고, 다음 실험으로 이어질 질문을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연구의 방향과 판단 기준을 점차 명확히 세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경험은 단순히 실험 기술을 익힌 것을 넘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문제를 진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근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연구자의 태도와 역량을 길러준 소중한 연구로 남아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비로소 하나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정리되는 작업이라,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긴 실패 과정을 견디는 일이 무엇보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소위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라는 말을 연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좌절과 실패가 있어도 다시 이어서 할 수 있는 힘, 즉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가는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호기심과 흥미를 꾸준히 유지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스스로 자신의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동기를 계속해서 찾아가는 태도가 이 분야를 준비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석사과정에서 수행해 온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진로를 산업계 및 연구기관 중심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행해 온 연구를 실제 치료·진단 기술로 연결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이나 국가기관 등을 주요 진로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쌓은 실험 설계 능력, 협업 경험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산업 및 임상 현장에서 요구되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연구·개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석사과정 2년 동안 연구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험을 통해 결과를 쌓아 논문을 투고하고, 리비전을 거쳐 최종적으로 publish까지 이어지는 연구자의 전 주기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값지고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끝까지 지도해 주신 KIST 류주희 박사님과 윤홍열 박사님, 고려대학교 최정규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며 큰 힘이 되어준 실험실 동료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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