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단백질 기능을 시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려는 연구는 합성생물학, 세포공학, 그리고 화학생물학 전반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유전자 코드 확장 기술을 통해 비천연 아미노산(Noncanonical amino acid, ncAA)을 단백질의 핵심 위치에 도입하고, 빛이나 화학 물질 등의 외부 신호로 그 기능을 조절하는 전략이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광보호된 ncAA를 이용한 빛 기반 단백질 제어 기술은 다양한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광독성이나 낮은 조직 투과성과 같은 한계를 지닙니다. 이러한 점에서, 전달 방식이 간단하고, 농도 조절을 통해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화학 물질 기반 단백질 조절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독성이 낮고 생체 대사와 명확히 분리되어 작동하는 화학적 유도제(chemical inducer)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아, 새로운 ncAA/chemical inducer 조합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Fluoride는 수용성이 높고 분자 크기가 작으며, 특정 작용기에 대해 선택적인 반응성을 보이는 동시에 생체 대사 경로와 거의 간섭하지 않는 뛰어난 생체직교성을 가집니다. 이러한 특성에 기반하여 기존에는 fluoride 기반의 RNA 조절 시스템(fluoride riboswitch)이 보고되어 있었으나, 이는 전사·번역 단계의 조절에 국한되어 있어 단백질 기능을 직접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fluoride의 특성을 단백질 수준으로 확장하기 위해, fluoride에 의해 선택적으로 탈보호될 수 있는 비천연 아미노산 dimethylthiophosphinoyl tyrosine (DTPY)를 설계하였습니다. 이를 단백질의 핵심 타이로신 위치에 유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fluoride 처리 여부에 따라 단백질 활성 상태를 조절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모델 단백질을 활용해 DTPY/fluoride 조합이 단백질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습니다. 먼저 sfGFP의 chromophore 형성 잔기인 Tyr66을 DTPY로 치환하여 비활성 상태를 만들고, fluoride 처리 시 형광이 회복되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형광 회복 정도는 fluoride 농도에 비례하여 증가했으며, 다양한 음이온 조건과 비교했을 때 fluoride에 대해서만 형광을 회복하는 높은 선택성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in vitro 실험뿐 아니라 원핵 및 진핵세포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되어, 다양한 생체 환경에서의 높은 범용성을 확인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이를 통한 효소 활성 조절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Cre recombinase의 촉매 잔기 Tyr324에 DTPY를 도입했습니다. Fluoride를 처리한 리포터 형광 신호가 증가하였고, DNA 재조합 비율을 확인했을 때 명확한 농도 의존성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본 시스템이 다양한 단백질과 효소의 기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는 DTPY를 유전적으로 암호화된 화학적 액추에이터로 구현함으로써 fluoride를 통해 단백질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형광 단백질의 형광 회복은 물론, Cre recombinase와 같은 tyrosine-의존적 효소의 촉매 활성까지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단백질 기능 조절 전략의 범위를 확장시켰습니다. 나아가, 본 시스템은 합성생물학적 회로 설계, 세포 신호 조절, 유전자 발현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부산대학교 화학과의 고민섭 교수님 연구실(인공생체분자합성연구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아미노산(비천연 아미노산)을 설계하고, 이를 유전자 코드 확장 기술을 통해 단백질에 도입하여 세포 내 다양한 생명 현상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백질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거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바이오이미징 기술 개발 등의 응용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다양한 특성을 가진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얻기 위한 방향성 진화 및 관련 플랫폼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미지의 영역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저에게는 즐겁고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연구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 낙담하는 순간도 많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워가려는 마음을 유지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더욱 성장한 저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연구자로서의 태도와 내면이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을 느끼는 일은 저에게 큰 보람이 됩니다.
또한 쌓아 온 성취와 배움이 단지 개인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반이 되며, 결국에는 과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런 점들을 떠올리면서 제 연구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고, 그 안에서 늘 설렘과 기대를 느낍니다. 이 감정이 외롭고 어려운 순간에도 연구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저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화학생물학은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해 화학적 도구를 설계하고 활용하는 학문으로, 복잡한 생체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탐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체 시스템을 다루는 만큼 변수도 많기에 연구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순간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실망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결국 꾸준히 즐겁게 연구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멘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험 결과 하나하나에 연연하기보다 연구가 흘러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줄곧 느낍니다. 또한 외부 환경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이러한 힘이 자기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면, 흔들리는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방향성 진화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방향성 진화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진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와 더불어, 비천연 아미노산과 유전자 코드 확장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생명체에서는 구현할 수 없던 다양한 특성을 가진 단백질이나 효소를 개발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토대로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삶에 실질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과학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학부때부터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 제가 더 나은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아낌없이 지도해주시는 고민섭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늘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우리 AMBER lab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저를 믿어주고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는 우리 가족에게도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앞으로 더욱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전자 코드 확장
#비천연 아미노산
#단백질 활성 조절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