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식물은 한자리에 고정된 채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그에 적응하기 위한 정교한 능력을 진화시켜 왔습니다. 줄기와 잎이 빛을 향해 자라고, 뿌리가 양분과 수분이 있는 방향으로 뻗어가는 것이 대표적인 예죠.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식물 호르몬인 '옥신(auxin)'의 비대칭적 흐름이 있고, 이 흐름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이 바로 PIN입니다. PIN 단백질은 세포막의 특정 면에만 자리해 옥신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식물 발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모델입니다.
이번 연구는 식물이 스스로 옥신의 흐름 방향을 조절해 발달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오랜 질문에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성과는 식물 발달에 국한되지 않고, 동물을 포함한 모든 진핵생물에서 세포 극성과 조직 형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식물의 적응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어, 생리·생태 연구나 농업 기술에도 응용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합니다.
특히 연구 과정에서 PIN 단백질의 극성분포 원리를 밝히기 위해 PIN의 주요 조절 부위인 '친수성 루프'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후보 단백질 중 하나로 'ROPGAP3'를 발견했는데요, 이 단백질은 식물에서 Rho 단백질의 GAP 활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연히 기존의 Rho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PIN trafficking이 조절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ROPGAP3 과발현체에서 나타난 결과는 기존 메커니즘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정반대의 현상이었습니다. 이때는 정말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이후 ROPGAP3의 새로운 기능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이 당시 이해되지 않던 PIN trafficking 패턴을 완벽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지만, 그만큼 짜릿했고 힘든 과정이 보상받는 듯했습니다.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조형택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맹광호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다세포 생물이 어떻게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고 복잡한 형태를 만들어가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메커니즘인 세포특이적 유전자 발현 조절, 그리고 식물 호르몬 옥신(auxin) 이 세포·조직·기관 분화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는지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옥신이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하는 '극성수송'은 식물 발달과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옥신 수송체의 분자적 작동 원리와 진화, 그리고 옥신 신호전달 경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지도교수님 덕분에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고 연구에 더 진심으로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저에게 큰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실제로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일은 저에게 늘 쉽지 않았고, 그것이 실험으로 확인되는 순간은 거의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몇 번의 경험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고, 그 순간마다 정말 벅차오르고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조언을 줄 수 있는 위치는 절대 아닌거 같고요. 같이 과학하는 사람끼리 힘내자라고 말하고 싶네요.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PIN처럼 극성분포를 보이는 단백질의 조절 메커니즘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여, 발달생물학과 세포생물학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이 연구는 세포가 방향성을 어떻게 정하고 조직을 형성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대학원생때 조교를 할때 연구때문에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실험수업을 대충하였고 이는 꽤 오래동안 후회로 남았습니다. 제가 혹시 후에 과학하는이를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성실히 임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 연구도 최선을 다하면서요.
등록일 202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