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고려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최초의 병렬 CRISPR 스크린을 도입하여 살모넬라균의 감염과정에서 시간축을 따라 숙주인자의 역할이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규명하였고, 향후 다양한 세포 내 병원균 연구 및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합니다.
병원균의 숙주 타겟 연구는 감염경로와 감염 이후 면역반응을 이해하는 과정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병원균이 숙주 세포에 성공적으로 감염되기 위해서는 특정 숙주 표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침습, 생존 및 증식 전략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살모넬라의 감염 효율성을 좌우하는 숙주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CRISPR screen을 통해 유전체단위 host gene knockout library를 사용하여 unbiased genome-wide screening을 수행하였습니다. 기존의 대규모 유전체 스크리닝은 대부분 특정 시간대, 특히 감염 초기에 관여하는 인자를 찾는 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감염의 진행 과정은 훨씬 복잡하며, 특히 세포 내에서 장기간 생존하는 병원균을 이해하는 스크린은 거의 시도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두 가지 다른 감염 단계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parallel screen platform을 개발하였습니다. Invasion screen에서는 감염 초기 단계에서 병원균의 세포 침입에 필요한 숙주인자를, Fitness screen에서는 감염 후 장기적인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숙주세포의 인자를 탐색했고, 각각 SORL1과 ZFYVE19라는 서로 다른 감염 단계에서 필수적인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약 3년에 걸쳐 두 연구실이 긴밀하게 협력한 공동연구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에는 정신없이 실험과 분석에 몰입하느라 미처 실감하지 못했지만, 논문이 완성된 지금 돌아보니 저를 포함해 함께 연구했던 연구자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성숙해졌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논문은 제출 이후 리비전과 출판까지의 전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고, 특히 단 한 달이라는 짧은 리비전 기간 동안 major한 수준은 아니어도 상당한 양의 추가 실험과 수정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속도와 성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프로젝트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고 그만큼 방대한 데이터와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교수님들께서 보여주신 열정적인 지도와 핵심을 정확히 짚어주는 통찰력 있는 피드백, 연구자들의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유기적인 협력 덕분에 공동연구의 장점이 최대한으로 발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이은진 교수님의 지도 하에 미생물유전학 연구실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주로 살모넬라균을 모델로 하여 병원균이 숙주 내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mechanism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은진 교수님께서는 병원성 미생물 분야의 전문가로, 늘 변함없는 열정과 성실함으로 연구하십니다. 교수님은 정말 연구밖에 모를 정도로 실험과 과학적 사고에 몰입하시는 분이시지만,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각 구성원의 연구 주제와 성향에 맞게 지도해 주십니다. 이러한 지도 방식 덕분에 학생들은 독립적으로 연구를 이어가면서도 밀도 높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며 가장 힘든 순간은 실험이 실패했을 때나 원하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을 때보다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될 때인 것 같습니다. ‘성공적이고 대단한 삶’이란 결국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도움이 되고, 필요한 사람이 되는 삶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하는 일이 과연 그런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고민이 들 때면 덧없고, 그래서 연구는 외로운 참 외로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 그리고 학회에서 만난 연구자들과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고 그러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지금 우리가 쌓아가는 작은 성취와 실패와 노력들이 모여 결국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토대가 된다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소식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역시 과학이란 정말 멋지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과학자로서 묵묵히 연구를 이어간다면, 언젠가 그 노력은 분명 의미 있는 형태로 세상에 닿을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연구자분들 화이팅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는지 더 명확히 보이게 됩니다. 그 과정이 때로는 불편하고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아는 척하거나 외면하려고 한다면 그 부족함은 더 크게 남을 뿐입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애매하게 알고 있던 내용을 새로 배우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부족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진정한 성장을 시작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제 자신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늘 되새기며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그동안 저는 병원성 세균을 연구하면서, 병원균이 병원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자적 조절 기작이 작동하는지 규명하는 데 주로 초점을 두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논문을 포함한 최근의 연구를 계기로, 병원성 세균의 내부 조절 뿐 아니라 감염 과정 전반을 세균에서 숙주까지 확장해 바라보게 되었고 숙주-병원균 상호작용 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병원성 미생물이 숙주세포 내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발병을 일으키는지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제 연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미생물유전학적 접근에 더해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스크리닝과 숙주세포를 활용한 in vivo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습득하여 병원성 연구를 해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늘 따뜻한 조언과 아낌없는 격려로 지도해주시는 이은진 교수님, 그리고 놀라울만큼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력으로 연구의 방향을 제시해주시고 이끌어주신 이헌상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세심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항상 믿음을 주신 윤세희 선생님, 말없이도 강한 책임감을 행동으로 보여주며 힘들 때 큰 의지가 되어주는 성규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함께 일하며 힘이 되어주는 실험실 동료분들, 그리고 제가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붙잡아주고 제 곁을 끝까지 지켜준 친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저를 믿어주고 한결같은 응원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부모님과 동생에게 그리고 귀여운 코난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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