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희 연구팀은 신경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 (proteostasis)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시냅스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분야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 항상성 네트워크가 단순히 에너지 대사를 넘어 병리적 단백질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은 거의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희는 미토콘드리아의 AAA? 단백질 분해효소인 ClpB (caseinolytic peptidase B)가 헌팅틴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을 억제함으로써,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존하고 시냅스의 구조적·기능적 안정성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항상성과 시냅스 기능 사이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병리적이지 않다고 알려진 HTT-Q23 단백질조차 ClpB가 결핍된 환경에서는 응집되기 시작하는 현상을 처음 목격했을 때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실험 오류라 생각하여 수차례 반복 검증을 거쳤으나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이를 통해 ClpB가 단순히 스트레스 상황에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상태에서도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조절자'로 상시 작동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ClpB와 같은 미토콘드리아 해체효소(disaggregase)가 다른 샤페론(chaperone) 네트워크와 어떻게 협력하여 신경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지를 밝혀내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 접힘 오류(misfolding)에 기인한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센터에서 엄지원 교수님과 고재원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는 박사후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입니다. DGIST는 우수한 연구진과 현대 신경과학 연구에 최적화된 최첨단 인프라를 갖춘 국내 선도 연구기관입니다. 제가 소속된 연구단은 시냅스 단백질을 중심으로 신경회로의 특이성(specificity)과 다양성(diversity), 그리고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배양 세포(in vitro)부터 유전자 조작 생쥐(in vivo) 모델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법을 통해, 세포생물학, 구조생물학, 전기생리학, 행동신경과학 등 다각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DGIST 뇌과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유기적인 협업문화입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들이 시냅스, 신경회로, 신경질환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두고 자유롭게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적인 연구 환경 덕분에 세포 수준에 머물렀던 저의 연구를 시냅스 및 신경회로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기존에 수행해오던 시냅스 연구를 넘어, 미토콘드리아와 단백질 항상성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도전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학위 과정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하나씩 배워가며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과정 자체에서 큰 희열을 느꼈습니다. 낯선 분야에 대한 탐구는 연구자로서의 시야를 한층 더 넓혀주었고, 앞으로 나아갈 연구 방향에 더 큰 확신과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이는 일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두려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막막함을 이겨내고 배워 나가는 순간들이야 말로 연구자로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과정을 온전히 즐기고, 모르는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데서 오는 순수한 즐거움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분명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ClpB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항상성과 시냅스 안정성을 잇는 핵심 매개체임을 확인했습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항상성 (mitochondrial proteostasis)이 신경회로 수준에서는 어떻게 조절되는지, 더 나아가, 뇌의 다른 영역이나 세포 유형별로는 어떤 기능적 차이를 갖는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할 계획입니다. 또한 ClpB와 협력하는 다른 해체효소 및 샤페론 (chaperone) 네트워크 간의 상호작용 기전을 규명하여, 궁극적으로는 신경퇴행성 질환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치료 전략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아낌없는 지도와 조언을 주신 엄지원 교수님, 고재원 교수님, 그리고 공동연구를 통해 큰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이현우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기나긴 실험과 분석 과정 속에서 늘 곁에서 함께 고민해주고 힘이 되어준 승혜와 가은이, 그리고 모든 연구실 동료들에게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ClpB
#Mitochondrial proteostasis
#Huntington’s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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