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Necroptosis는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세포사멸의 한 형태로, RIPK1-RIPK3-MLKL로 이어지는 신호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세포막 파괴(plasma membrane rupture, PMR)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MLKL 활성 이후 PMR을 수행하는 인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pyroptosis와 ferroptosis 등 다른 세포사멸 경로에서 NINJ1이 PMR을 매개한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necroptosis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인자가 있을 것이라는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CRISPR-Cas9-based genome-wide knockout approach를 통해 SIGLEC12가 MLKL 이후 단계에서 necroptosis의 PMR을 매개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TMPRSS4에 의해 생성되는 20 kDa 절단 조각이 PMR 유도에 필수적임을 밝혀, necroptosis에서 최종적으로 PMR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규명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necroptosis의 실행 기전을 인간 세포 수준에서 분자적으로 규명한 결과로, 염증성 세포사멸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SIGLEC12 K/D 세포가 부풀어 오른 모습을 처음 관찰했을 때였습니다. 제가 세웠던 가설을 실제 결과로 확인하던 날, 현미경실에서 PI와 함께 그 기쁨을 나눴던 순간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SIGLEC12 mediates plasma membrane rupture during necroptotic cell death.
Nature (2025). https://doi.org/10.1038/s41586-025-09741-1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UTSW) at Dallas, Texas에서 수행되었습니다. UTSW는 기초의과학 전반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보유한 기관으로, 특히 대사 연구와 생화학,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우수한 연구 전통을 확립해 온 곳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UTSW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연구자 간 활발한 협업 문화와 뛰어난 연구 인프라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수평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전문성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가 매우 용이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코어 시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큰 제약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utsouthwestern.edu/
https://www.najafovlab.com/index.html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Necroptosis는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지만, PMR 단계의 매개체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그 핵심 인자를 규명함으로써,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한 단계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 연구가 제가 박사 후 과정 연구자로서 수행한 첫 프로젝트이자 저희 연구실의 첫 논문이며, Nature에 게재되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동료들과의 꾸준한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연구를 하며 늘 새기는 지도교수님 (아주대학교 김유선 교수님)의 두 가지 말씀을 후배 연구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매 순간 성실하게 정진하라"는 말씀입니다. 연구는 때로 지치고 지난한 시간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실험에 임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둘째는 "잘 배워서 나가라"는 말씀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낯선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지금, 박사과정 동안 익혔던 실험 경험과 연구에 임하는 태도는 저에게 큰 자신감이자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말씀은 저의 연구 여정을 지탱해 온 중요한 지침으로, 같은 길을 준비하는 후배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이후에는, 독립적인 연구 책임자로서 대사산물이 단백질의 기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연구는 기본적인 생화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단백질 조절 원리를 명확히 밝히고, 이를 통해 대사 이상, 염증, 종양 등 관련 질환에서 활용 가능한 새로운 분자 타겟과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늘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이자 버팀목이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가 미국에서 스스로를 믿고 성실하게 연구를 할 수 있게 오랜 시간 가르쳐주신 저의 스승님, 아주대학교 김유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의 연구 역량을 믿어주시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시는 멘토, Ayaz Najafov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낯선 미국 생활을 늘 도와주고 응원해주시는 여러 친구들, 동료 선후배 과학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많은 사람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이번 논문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함을 바탕으로 묵묵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계시는 모든 연구자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등록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