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세계김치연구소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지속 가능한 산업 전환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석유 기반 화학 공정을 대체할 바이오 공정 기술의 필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바이오 공정을 구축하려면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유용 화학 물질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미생물의 유전체(genome)를 정밀하게 설계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대사 네트워크와 유전자 간 상호작용 때문에 예측한 만큼의 개선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특히 기존처럼 단일 변이주를 하나씩 만들고 검증하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유전체 전반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검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대장균을 활용한 바이오화합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자, 저희 연구팀은 대장균 유전체 내 다양한 변이 조합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그 생산 효율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iTARGET)을 개발했습니다. 저희는 '어떤 유전자를 손대야 목표 화합물의 생산성이 좋아지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정의하고, 이를 정면돌파하기보다 발상을 조금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유전체 전반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도입한 변이주 라이브러리를 먼저 만들고, 그 가운데서 타깃 화합물을 잘 만드는 균주만을 바이오센서로 선별한 뒤, 이 균주들에서 공통적으로 변화된 유전자를 거꾸로 추적하면 되지 않을까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DNA 트랜스포존에 의한 in situ 돌연변이 유도, 바이오센서 기반 변이주 선별, 다중 자동 유전체 편집(MAGE)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습니다. 그 결과, 단 한 번의 배양 과정만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유전자 후보 9개를 발굴할 수 있었고, 이후 조합 실험을 통해 서로 다른 변이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까지 동시에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생물 개량에서 흔히 사용하는 rational engineering이나 in silico 기반 타깃 예측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유전자 발굴 문제를, 실제 실험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일 유전자 후보를 찾는 수준을 넘어, 복합 유전자 돌연변이 조합까지 체계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플라보노이드계 고부가가치 천연물인 나린제닌(naringenin)의 생산성 향상을 예시로 삼았지만, 바이오센서로 측정 가능한 화합물 전반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친환경 소재,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물질 생산에 활용 가능한 신속한 미생물 균주 개발 플랫폼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수행한 포항공과대학교 분자진단 및 합성생물학 연구실(Molecular Diagnosis and Synthetic Biology Lab)은 정규열 교수님(POSTECH 교학부총장 겸 대학원장)의 지도 아래 여러 대학원생과 연구원들이 함께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비전은 미생물 기반 바이오화합물 생산 공정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합성생물학에 기반한 대사공학 연구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세포 공장으로 활용될 미생물 균주 개발에 필요한 유전자 발현 최적화, 효소 개량, 바이오센서 개발과 더불어 비전통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공정 개발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께서 한 번 둘러보시면 좋겠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mdsb.postech.ac.kr)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하나의 연구가 마무리되어 논문으로 출판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는지를 몸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실험 결과를 두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 함께 고민해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후배 연구자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고, 이런 동료들이야말로 가장 큰 자산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던 학부생 시절의 설렘이 학위 과정 중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서 옅어질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신 정규열 교수님과 든든한 멘토 장성호 교수님 덕분에 이 일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학위 과정이 단순히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시간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마음가짐이 앞으로 맞이할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내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는 워낙 폭이 넓다 보니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신다면, 입학 전에 학부연구생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등을 통해 직접 연구실을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학부 때 막연히 상상하던 연구와 실제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고, 연구실에서 몸으로 겪는 경험과 교수님·대학원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의 동기와 적성을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AI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연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논문에 소개된 비교적 단순한 Python 기반 파이프라인을 한 번 돌려 보려고 했을 때, 윈도우 설치 정도만 할 줄 아는 수준이다 보니 설치부터 실행까지 모든 단계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개발된 AI 기반 도구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 질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주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개념과 사용법을 미리 익혀두면 연구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에서 박사후과정으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세계김치연구소에서는 발효 과학과 산업적 활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학위 과정에서는 전체 미생물 생산 공정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를 최대한 원하는 바이오화합물로 전환시키기 위한 균주 개량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료 자체를 비전통 바이오매스로 확장해 보고 싶다는 관심이 생겼고, 현재는 농식품 폐자원을 미생물 기반 바이오화합물 생산의 기질(feedstock)로 사용하는 agro-food upcycling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농식품 부산물 자원이 미생물 대사 기질로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한 성분 분석, 부산물 당화 조건 최적화, 당화액의 복합 영양 성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균주 개량 등에 관심을 갖고 배우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농식품 폐자원 업사이클링 실증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학위 과정 동안 아낌없는 조언과 지도를 베풀어 주신 은사님 정규열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멘토 장성호 교수님, 그리고 함께 밤낮으로 고생해 주신 한용희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밤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연구실 동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믿고 지지해 주는 가족들과 장모님께도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아내 윤지영 씨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바칩니다.

[MDSB Lab. 정규열 교수님과 졸업생, 재학생 일동]
등록일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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