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저는 석·박사 통합과정을 마치고 현재 순천향대학교 의생명연구원(SIMS) 조계원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신디 수도노(Sindy Sudono)입니다. 한빛사 인터뷰를 통해 제 연구 성과를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연구분야는 면역대사학(immunometabolism) 분야로, 특히 비만 및 관련 대사 질환 상황에서 면역세포가 생체 대사 항상성을 조절하는 기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면역세포는 우리 몸의 생리적 균형 유지와 질병 방어, 회복에 기여하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학계는 면역세포를 단순한 '염증 유발자'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대사 조절 과정에서 다양한 '비염증적(non-inflammatory)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주체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최근에는 수지상세포, 대식세포, 선천성 림프구 등 특정 면역세포들이 주요 대사 기관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전신 포도당 균형을 제어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조직은 면역세포와 지방세포가 밀접하게 위치하며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환경입니다. 비만은 이러한 미세 환경을 변화시켜 면역세포를 친염증(pro-inflammatory) 상태로 전환시키고, 이는 지방조직 염증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지방조직 내 개별 면역세포의 고유한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비만 연관 대사 질환 극복을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희 연구팀은 지방조직 수지상세포(ATDCs)가 DPP4-GLP-1 축을 통해 전신 포도당 항상성을 조절한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였습니다. 이는 ATDCs가 단순히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것을 넘어, 비염증적 기능을 통해 내분비계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결과입니다 (그림). 이러한 발견은 비만 관련 인슐린 저항성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표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대식세포나 단핵구와 같은 다른 면역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확립된 비만 모델에서 독립적인 조절 기전을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수지상세포를 제거했을 때, 포도당 내성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현상을 처음 목격했을 때입니다. 당시 관찰된 현상은 기존의 일반적인 가설과는 달리, 체중 변화나 지방조직의 염증도와는 독립적으로 포도당 대사가 조절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체중 감소나 염증 완화가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혈당 조절이 개선되는 기전을 규명하고, 이러한 변수들의 영향력을 분리하여 해석하는 과정은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저희는 ATDCs(지방조직 수지상세포)가 포도당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심 기전으로 DPP4를 분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 확신하기 어려웠지만, 추가적인 유전자 결손 마우스 모델(Knock-out mice) 검증을 통해 해당 경로가 대사 조절의 핵심임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DPP4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는 만큼, 이 발견은 임상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끈기 있는 검증과, 예상 밖의 데이터를 흘려보내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순천향대학교의 순천향의생명연구원(Soonchunhyang Institute of Medi-Bio Science, SIMS)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SIMS는 대사, 면역학, 줄기세포생물학 등 의생명과학 전반을 아우르는 다학제 융합 연구 기관입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및 부속 병원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초 연구 성과를 실제 임상으로 연결하는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원 내에는 FACS, 대사 케이지(Metabolic Cage), 10X Genomics 단일세포 분석 장비,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y) 등 최첨단 연구 장비들이 SIMS Core Facility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연구자들은 수준 높은 정량 분석과 다양한 실험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SIMS의 모든 연구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진행되어, 외국인 연구자에게 열린 환경을 제공하며, 한국인 연구자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훈련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sims.ac.kr/)
제가 소속된 조계원 교수님 연구팀은 비만을 '면역대사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비만 환경에서 지방조직의 만성 염증과 면역세포의 항상성 변화가 대사 질환을 유발하는 기전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후생유전학적(Epigenetic) 조절 기전 규명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임상 인체 유래물 분석과 인간 대사 환경을 모사한 마우스 모델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연구원들이 주도적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의미 있는 발견을 좇을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초기, 학부 과정에서 이론으로 배웠던 지식과 실제 실험 현장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특히 실험 진행뿐만 아니라 저널 클럽(Journal Club), 인턴 및 후배 연구원 멘토링, 실험실 교육, 그리고 교과 수업 등 다양한 일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했기에,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고도의 집중력이 무엇보다 절실했습니다.
이러한 치열한 과정을 거치며 저는 '실험의 정밀성(Precision)'과 '디테일'이 연구 결과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프로토콜의 미세한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하며, 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변수나 오류는 오직 직접 실험을 수행하고 몰입한 연구자만이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는 연구자가 가져야 할 정직함과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준 계기였습니다.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얻어낸 데이터가 하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로 연결될 때 느끼는 희열과 보람은 연구를 지속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동시에, 항상 기대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실망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데이터를 신중하게 해석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찾아내려는 겸허한 자세가 연구자에게 필수적임을 배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길을 꿈꾸는 후배님들과 유학 준비생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처음 과학에 매료되었던 순수한 호기심과 설렘, 그리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근본적인 동기(Motivation)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확신이 서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치열하게 연구를 수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여러분을 지탱해 줄 자신만의 단단한 동기를 반드시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연구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어떤 분야든 도전과 시련은 따르며, 때로는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과 시간을 연구에 헌신하기로 선택한 모든 분께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끈기와 성실함은 물론, 데이터 앞에서의 정직함(Integrity),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타인의 비판과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먼저 이 길을 걷고 있는 선배로서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으세요. 매일의 작고 사소해 보이는 노력들이 축적되면, 박사 과정의 끝에서는 반드시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박사 학위는 단순히 연구 테크닉을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자기 발견의 여정입니다. 자신감과 호기심을 무기로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갈 여러분의 앞날에 무한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저는 대사 질환의 진행을 유도하는 세포 및 분자적 메커니즘을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히 면역세포와 주요 대사 기관 간의 상호작용(Crosstalk)에 초점을 맞춰, 대사 항상성 붕괴가 비만, 제2형 당뇨병, 노화 및 관련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규명할 계획입니다.
또한, 저는 연구의 범위를 넓혀 면역세포의 기원이 되는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가 면역세포의 운명 결정과 질병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기전 연구와 중개 연구를 통합하여 대사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저의 핵심 연구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면역학과 대사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선도하며, 학계나 산업계에서 독립적인 연구자(Independent Investigator)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가 단순한 과학적 발견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 치료와 삶의 질 개선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학위 과정과 연구 여정 내내 아낌없는 지도와 멘토링을 베풀어 주신 조계원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교수님께서는 학문적 조언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소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특히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시고, 건설적인 피드백과 다양한 학술 발표 기회를 통해 제가 한 명의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또한, 동고동락하며 연구실을 지켜준 모든 연구실 구성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특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동물 실험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준 동료들 덕분에 고된 대학원 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었고, 그 치열한 시간 속에서 쌓은 끈끈한 우정은 제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가족의 따뜻한 응원은 제가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고민과 어려움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 온 친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친구들과 나누었던 경험과 조언들은 저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숙해지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등록일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