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단국대학교, 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그림. 조직재생공학연구원(ITREN) 연구팀
우리 몸의 세포들은 다양한 물리적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동안 생물학 연구는 주로 화학적 신호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사실 세포는 주변 세포나 세포외기질로부터 끊임없이 물리적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자극은 세포막을 넘어 세포골격과 핵으로 전달되어, 유전자 발현, 분화, 생존 등 세포의 근본적인 기능을 결정짓습니다.
피부조직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로 상피세포와 섬유아세포로 구성된 피부는 일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압박 받는 생물물리학적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포들은 유연하게 형태를 리모델링하며 핵과 소기관들을 보호하는 정교한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세포가 이러한 물리적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유연한 보호 상태'로 전환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세포의 가장 단단한 구조인 핵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계적 자극에 대한 세포의 반응 과정을 관찰하였습니다. 외부 자극을 받으면 세포는 즉각적으로 칼슘을 방출하고, 이에 따라 핵 주위의 세포골격이 빠르게 리모델링되며 핵막 단백질들의 조절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이 핵막으로부터 분리되면서 단단했던 핵이 점차 유연한 상태로 전환되었고, 이는 세포가 외부의 힘을 감지하고 자신의 유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생물물리학적 적응 과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이질염색질이 핵막에서 떨어져 나오며 열린 염색질(euchromatin)로 전환될 때 세포가 다른 계통으로 전환되는 direct reprogramming의 효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즉, 염색질이 물리적으로 풀린 상태는 세포가 어디로든 분화할 수 있는 'ready-to-go' 상태로 작용함을 보여줍니다. 이 결과는 단순한 물리적 자극만으로도 섬유아세포의 다능성 유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연구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교수님과 해왔던 수많은 디스커션들입니다. 본 연구는 석사과정 동안 진행되었는데, 석사과정인 저에게도 항상 연구에 대한 제 생각을 여쭤보셨습니다. 디스커션을 요청드리면 교수님께서 바로 제 자리로 오시거나 제가 교수님 자리로 달려가서 실험결과를 두고 만담 나누듯이 가볍게 생각들을 던지셨고, 그 생각들이 모여서 다음 실험 플랜들이 줄줄이 이어졌었습니다. 제가 엉뚱한 생각을 가볍게 던져도 교수님께서는 전혀 무안을 주시지 않습니다. 그 경험들이 연구는 재밌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준 순간들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단국대학교 조직재생공학연구소(ITREN)에서 이정환 교수님 지도하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ITREN은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교수님, 박사님, 대학원생들이 함께하는 융합 연구소로, 연구소 미팅 때마다 제 연구에 대해 여러 시각에서 깊이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주기적으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연구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본 연구소에서는 협업이 활발하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여러 실험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학-석사 연계 과정을 통해 석사 학위를 마치는 동안 주저자로서 3편의 논문과 공저자로서 여러 논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재 양성에 힘쓰시는 교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과학자로서 트레이닝 받기에 최적의 연구소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본질적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지 않는 연구자는 없듯이, 모든 연구의 출발점에는 결국 '좋은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길은 늘 순탄하지 않기에, 자기 의심 속에서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는 "연구는 즐겁게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결과를 위해 서로를 몰아붙이는 전쟁터 같은 분위기에서는 실적은 나올 수 있어도, 좋은 연구가 탄생할 순 없습니다.
'연구를 즐겁게'라는 말이 낙관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선배와 교수님을 보면서 연구에 대한 열정이 바로 '즐거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역시 아직 수련하는 과정 중에 있지만 제 마음 속 롤모델로 삼고 한 걸음씩 닮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점차 저도 그분들을 닮아가고 있는 게 느껴질 때 새삼 저도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그것이 자랑스럽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사실 저도 아직 수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후배분들에게 조언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두드리면 기회는 온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불발되었을 때, 당시에는 불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들이 모두 제가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행운'이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의도대로 안 되더라도 그것을 기회로 다른 행운을 잡고자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제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제가 연구했던 생물물리학적 지식들을 실제 질병에 어떻게 투영할 수 있고, 임상에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연구할 생각입니다. 연구는 제가 성취, 보람 그리고 자부심을 느끼는 유일한 분야입니다. 뛰어난 연구자로 성장해서 기초 연구에서 얻은 이해를 임상적 문제 해결로 확장시키는 것이 제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제 연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먼저,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 연구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신 이정환 교수님, 김해원 교수님, 윤지영 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 분을 만난 것은 연구자 인생에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구실에서 저를 가족처럼 챙겨 주신 성길쌤(이제 박사님이 되셨네요)과 한진 언니, 그리고 제가 피곤해할 때마다 옆에서 커피 내려주시던 성진쌤 모두 고마워요. 제 연구를 도와주신 연구소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하나님 곁에서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고 계실 박성민 선생님께 제 모든 연구를 바칩니다.
좋은 롤모델이 되어 주신 선배들과 교수님을 만난 게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는 걸 잊지 않고 좋은 연구 이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곁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부모님, 오빠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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