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당뇨병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이 주목 받고 있으며,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포함한 일부 당뇨병 치료제가 파킨슨병 증상 개선에 치료적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한편, DPP-4 억제제는 내인성 GLP-1의 분해를 억제하여 생체 내 이용 가능성을 높이는 당뇨병 치료제로, 선행 연구로 이전 DPP-4 억제제를 투여받은 당뇨병 동반 파킨슨병 환자군이 비투여군보다 예후가 양호함을 보고하였습니다. 그러나 DPP-4 억제제는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약물 투여 후 활성 GLP-1 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뒤 감소하며, 뇌 내 GLP-1 수용체와 DPP-4 발현이 매우 낮아 직접적인 작용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장-뇌 축 (gut-brain axis) 은 파킨슨병 병리 변화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부위로 제안되었으며, 장 염증이 병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DPP-4는 장에서 높게 발현되며, DPP-4 억제제가 TLR 신호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DPP-4 억제제가 TLR 신호를 조절하여 장의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파킨슨병에서의 장-뇌 축 병리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본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본 연구는 DPP-4 억제제가 TLR2 신호 조절을 통해 장염증을 억제하여 장-뇌 축 파킨슨병 병리를 완화시키는 것을 확인하였고, GLP-1 길항제를 병용 투여하였음에도 이러한 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DPP-4 억제제가 GLP-1 경로와는 다른 기전을 통해 장-뇌 축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본 연구팀은 저용량의 로테논을 장기간 경구 투여하여 장-뇌 축 모델을 구축하였습니다. 그 결과, 장 신경총과 점막층의 장내분비세포에서 장 내 파킨슨병의 핵심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이 증가하고, 이는 미주신경-연수-청색반점을 통해 흑질 내 도파민 신경세포로 전달됨이 확인되었습니다. 나아가, DPP-4 억제제는 TLR2 매개 장 염증을 줄여 알파-시누클레인 축적, 세포 손상, 행동 장애를 개선시켰으며 장내 미생물 분석에서도 파킨슨병과 관련된 F/B ratio와 염증 및 신경퇴행에 관여하는 특정 미생물군 변화를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길항제를 병용해도 알파-시누클레인 감소 효과는 유지되어 GLP-1 경로와 무관함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는 DPP-4 억제제가 혈당 조절을 넘어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저희 연세대학교 신경과학교실 이필휴 교수님 연구실에서 기존에 장-뇌 축 파킨슨병 동물 모델이 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본 연구의 시작을 장-뇌 축 파킨슨병 동물 모델링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주로 뇌 조직을 다루어 왔던 경험과 달리 장 조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했지만, 점차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흥미와 도전 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 교실의 이필휴 교수님 실험실은 파킨슨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병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중개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핵심 단백질의 생성, 축적 및 전파를 심도있게 탐구하기 위해 임상 및 기초 연구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 조작 모델, 생물정보학,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memantine,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등 기존 약물을 활용한 신약 재창출(drug repurposing)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파킨슨병에서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각자의 다양한 시각에서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며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되었고 이러한 과정이 연구자로서 보람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퇴행성 질환 연구는 노화에 따른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폭넓은 시야와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연구 데이터를 해석하고 그 의미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반이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연구를 단순한 일이 아닌 흥미로운 탐구 과정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연구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반복되고 긴 시간의 인내를 요구하는 여정이지만, 그 속에서 흥미를 유지하는 마인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며, 결국 연구자로서의 지속성과 창의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장-뇌 축 파킨슨모델에서 알파-시누클레인 병리와 연관된 유전자 및 단백질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초기 파킨슨병에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글을 쓰는 시간은 연구자로서의 다짐을 새롭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연구 과정마다 깊은 조언과 인내로 함께해 주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정승호 교수님과 이필휴 교수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오랜 시간 신뢰와 지지로 함께해준 신진영 박사님께 감사드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도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Gut-Brain Axis
# Parkinson’s Disease
# DPP-4 inhib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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