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서강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항생제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11억 달러에서 2033년 약 85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항생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기존 항생제의 효능이 점점 감소하면서 새로운 항균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보건 위기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 속도가 내성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의 위협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항생제는 세균의 대사경로 또는 단백질 합성과 같은 특정 분자 기전을 표적으로 하지만, 세균은 이러한 작용점에 대한 돌연변이와 생물막 형성, 막 투과성 변화 등을 통해 빠르게 내성을 획득합니다. 또한, 항균 펩타이드나 나노소재 기반 접근법도 세포 독성, 체내 분해, 면역 반응 유발 등의 이유로 임상 적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연구들은 생합성 경로를 겨냥한 화학적 접근에서 벗어난 전략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알부민 나노입자 표면에 인지질을 자가조립시켜 나노튜브형태의 나노구조체를 형성하여 새로운 항균 나노입자(pLN-NPs)을 개발하였습니다. pLN-NPs는 세균막에 직접 작용하여 막 불안정화 (membrane destabilization)를 유도함으로써 Vibrio vulnificus 와 Staphylococcus aureus에 대해 농도 의존적 항균 활성을 보였습니다. 또한 기존 항생제(kanamycin, ampicillin)와 병용 시 상승 효과(synergistic effect)가 확인되었으며, 감염 마우스 모델에서의 투여 결과 사망률이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하고 체내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높은 생체 안전성을 입증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pLN-NPs는 기존의 화학적 항생제 기작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물리적 막 교란 기반의 나노항균 플랫폼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나노의약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나노의약연구실은 김현철 교수님의 지도 아래, 생명공학·재료공학·의약화학이 융합된 다학제적 접근을 기반으로 병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차세대 나노의약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단백질, 인지질, 고분자 등의 생체유래 물질을 이용해 생체적합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나노입자(nanoparticle) 시스템을 설계하며, 이들을 항균제, 항암제, 면역조절제 등 다양한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시뮬레이션 기반의 표적 단백질 및 나노입자 설계를 새로운 연구 축으로 삼아, 고효율의 분자 수준 상호작용 예측과 맞춤형 나노입자 제작에 힘쓰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제 연구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당초 단순히 세균 전달체로 활용하기 위해 시작한 연구가, 예상치 못한 항균 효과를 발견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긴 시간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나노입자의 형성 메커니즘과 항균 작용 기전을 하나하나 규명해 가는 과정은 매번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거나 분석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지만, 실험과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검증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아낼 때마다 작은 진전 하나에도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문이 완성되었을 때는, 그동안의 모든 어려움이 보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동 제1저자인 장보람 박사님, 그리고 두 분 지도교수님들과 함께 끝까지 고민하고 토론하며 연구를 완성해 나간 과정이 큰 자부심으로 남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의 과학적 맥락과 논리적 설득력을 함께 고민하는 연구자의 태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덕분에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기술적 역량뿐 아니라 과학적 사고력과 학술적 소통 능력 또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번 연구는 예기치 못한 발견을 과학적 근거로 확립해 나간 과정이자, ‘함께 성장한 동료 연구자들과의 협력의 결과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연구란 단순히 결과를 얻는 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끊임없는 여정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한다는 건 결국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를 붙잡고 끝까지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이 잘 되지 않거나 결과가 예상과 다를 때가 많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원인을 찾아가면서 조금씩 해답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연구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이 분야를 준비하는 후배들이나 유학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저는 무엇보다 꾸준함과 문제를 끝까지 붙드는 끈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빠르게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한 가지 주제를 오래 깊게 파고드는 태도가 결국 자신만의 연구 역량을 만들어 줍니다.
요즘은 AI 기술이 연구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나노입자 설계나 단백질 구조 분석, 표적 예측 등에서도 인공지능이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분들이 AI와 접목할 수 있는 기량과 감각을 함께 갖추는 것이 큰 강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이번 연구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나노입자의 바이오필름 및 조직 투과성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세균은 생체 내에서 단순한 개별 세포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복잡한 바이오필름 구조를 형성하며 외부 자극에 대한 내성을 강화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장벽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나노입자 설계는 항균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AI 시뮬레이션 기반의 분자 상호작용 분석과 나노구조 최적화 연구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pLN-NPs 시스템을 확장하여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바이오필름 극복, 조직 전달플랫폼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AI 시뮬레이션 기반의 분자 상호작용 분석과 나노구조 최적화 연구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혼자의 힘이 아니라,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먼저 연구의 방향을 잡아 주시고 언제나 신뢰로 이끌어 주신 김현철 교수님과, 공학이 바탕인 저에게 미생물에 관하여 아낌없이 지도해 주고 격려해주신 이규호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끊임없는 피드백과 조언은 연구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과학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배우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실험과 토론을 함께하며 고민을 나눈 연구실의 선후배와 동료 연구자들, 그리고 협업 과정에서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여러 기관의 연구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지식과 노력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연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구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공동 제1저자 장보람 박사님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함께 겪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응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가 순조롭지 않을 때마다 묵묵히 기다려 주고 힘이 되어 준 가족의 존재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특히 언제나 제 곁에서 조용히 응원해 주고, 힘든 시기에도 제 연구를 함께 믿고 기다려 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연구의 과정을 지켜봐 주고 버팀목이 되어 준 존재였습니다. 이 연구를 완성하기까지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저는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본 연구는 두 교수님의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Samsung Future Technology Foundation)과 한국연구재단(NRF)의 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등록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