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연구는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신장 섬유화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신장 섬유화는 환자의 신기능 저하와 함께 결국 신부전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타깃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고령화의 심화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의 증가로 CKD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 질환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신장은 여러 세포들로 구성되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병리적 상황에서는 TGF-β, Wnt 등 다양한 분자 기전에 의해 섬유화가 발생합니다. 저희는 섬유화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경로 중 신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근위세뇨관 세포에서 후성유전학적 조절 인자인 PCAF 에 대해 주목했고, PCAF가 섬유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근위세뇨관 세포에서 PCAF를 특이적으로 제거했을 때 신장 섬유화가 더욱 악화되었고, 반대로 PCAF를 과발현시키자 섬유화가 완화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특히 PCAF는 세포 간 접착에 중요한 adherens junction 단백질을 전사적으로 활성화하여 EMT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신장에서 다른 히스톤 아세틸전달효소(HAT) 단백질들이 주로 섬유화를 촉진하는 것과 달리, PCAF는 오히려 섬유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사소한 실험적 실수에서부터 가설과 다른 결과의 관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특히 TGF-β 에 의한 PCAF 의 단백질 발현 감소가 전사 수준에서의 조절이나 프로테아좀 분해 경로가 아닌, 리소좀 분해 경로에 의한 것이라는 걸 밝히는 과정은 많은 반복 실험과 검증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맞춰 연구 방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경험은 분명 흥미롭고 보람 있었습니다.
비록 신장 섬유화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저희 연구와 함께 다른 많은 연구 성과들이 모여 신장 섬유화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하루빨리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에서 윤호근 교수님의 지도 하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폐, 신장, 간,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하는 섬유화 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섬유화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분자생물학적 기전 탐구를 위한 세포 및 동물 모델 실험을 주로 진행하며, Bioinformatics 기반의 in silico 분석을 통해 질환 연관 후보 단백질 선별 및 약물 스크리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과대학에 속한 만큼, 임상의학 분야의 연구팀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환자 시료 분석 등 실제 질환과의 연관성을 보다 심도 있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병원과 대학, 연구센터의 최신 연구 장비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었고, 여러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넓고 다양한 시야로 연구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작은 결과 하나를 얻기까지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긴 실험 과정 끝에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낙담하기도 하지만, 가설과 일치하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큽니다.
특히 섬유화처럼 여전히 치료법이 제한적인 질환을 연구하면서, 저의 연구가 이 질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새로운 기전을 밝히는 데 기여하며, 앞으로의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영역의 이론을 배우고 이를 서로 연결 지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쌓아, 앞으로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하다 보면 과학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늘 실감하게 됩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이론이 쏟아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시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방향성의 문제이든, 현실적인 제약이든, 항상 자신의 연구에 그 기술을 이용하거나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때때로 그런 간극에서 오는 차이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환경과 도구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전략을 세우고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이 결국 연구의 완성도를 결정짓는다고 믿습니다.
또한 생물학 연구의 특성상 실험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를 항상 실패라고 단정짓고 좌절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데이터에 확신이 쌓이면, 이후의 결과는 실패가 아니라 그렇지 않음을 확인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거기서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이 결국 연구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지금까지 신장 섬유화를 중심으로 후성유전학적 조절 인자의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섬유화 과정에는 세포 내부 요인뿐 아니라 다양한 세포 외 인자들이 함께 관여하며, 그 중에서도 matricellular protein은 세포와 세포 외 기질 사이의 신호를 매개하며 질환의 진행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matricellular protein이 섬유화 과정에서 어떠한 분자적 기전을 통해 작용하는지를 더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합니다.
특히 폐 섬유화는 현재까지도 환자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제가 제한적인 질환입니다. 저는 폐 섬유화에서 matricellular protein이 섬유화의 발달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규명하고, 나아가 이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전략이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가 향후에는 폐뿐 아니라 신장, 간,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하는 섬유화 질환을 폭넓게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이번 연구는 물론, 제 학위과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늘 많은 가르침과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윤호근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큰 힘이 되어주시고 연구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귀중한 지혜를 나눠주신 박수연 박사님과 유정윤 교수님, 그리고 다사다난했던 이 논문을 함께 완성한 김현식 박사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이번 연구를 뒷받침해준 연구실 팀원 이선호 박사님과, 변승희, 김현승 학생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곁에서 믿어주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부모님과 가족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신장섬유화
#히스톤아세틸화효소
#후성유전학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