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University of Michigan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희 연구는 피부에서 뇌로 이어지는 냉각 감각 신경회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온도 감각이 말초 수용체 수준에서만 연구되었고, 실제로 이러한 정보가 척수와 뇌에서 어떤 신경 회로를 통해 전달되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전기생리학, 칼슘 이미징, 행동 실험을 통합하여 냉각 감각(섭씨 15~25도)의 경로를 정밀하게 추적하였고, 이를 통해 냉각 감각이 독립적인 신경 경로를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약 10종에 가까운 트랜스제닉 마우스를 스크리닝하던 중 마침내 냉각 감각을 잃어버린 마우스를 찾았을 때입니다. 그 순간 실험실 안에서 모두가 흥분했고, 이 결과가 냉각 감각 회로 연구의 결정적인 출발점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전기생리학적 분석과 행동 실험을 통해 이 회로의 기능을 하나씩 확인해 나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항암제 치료 중 흔히 나타나는 냉자극 유발 통증(cold allodynia)과 같은 부작용의 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완화할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의 통증이나 가려움 치료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감각 회로 표적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분자·세포·발생생물학과 (Department of Molecular, Cellular, and Developmental Biology)에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미시간대학교는 자유로운 학문적 토론과 협업이 매우 활발한 곳으로, 첨단 전임상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은 척수 감각 회로 연구를 중심으로 통증, 가려움뿐만 아니라 온도 감각과 같은 기본적인 감각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기생리학적 기법과 분자생물학, 행동 실험을 결합하여 하나의 질문을 여러 층위에서 검증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큰 장점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은 “세상에 없던 지식을 처음으로 발견하는 순간”입니다. 냉각 감각 회로는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이었고, 수많은 연구자들이 도전했지만 완전한 회로를 규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희는 피부에서 척수로 이어지는 시원한 감각의 독립적인 신경 회로를 세계 최초로 밝히며, 그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또한 이번 성과는 기존에 통증이나 가려움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냉각 감각 회로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이 회로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냉자극 유발 통증(cold allodynia)과 같은 병적 감각 연구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혼신을 다한 연구가 임상 응용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해외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독립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기술만 깊이 파기보다는 전기생리학, 이미징,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방법을 습득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물론 유학 준비 과정에서 언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경쟁력은 과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실험실에서는 결국 데이터와 논리로 소통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답을 찾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해외 연구 환경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효과적인 협업과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빠른 피드백과 논의를 통해 실험이 한층 더 효율적으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글로벌 연구 환경 속에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냉자극 유발 통증(cold allodynia)과 내장기관의 감각 및 제어(brain-gut 연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흔히 겪는 냉자극 유발 통증은 기존의 통증 경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에 규명한 냉각 감각 회로가 병적 상태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모색함으로써 정상적인 냉각 감각은 유지하면서도 병적인 통증만을 완화할 수 있는 정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자 합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내장기관 감각 및 제어 연구는 위장의 유문부(pylorus)를 중심으로 이미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으며, 곧 마무리 단계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장기 감각 신경이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장기 기능을 조절하는지를 신경 회로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며, 이러한 연구는 감각 생리학을 장-뇌 연결 연구로 확장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번 연구도 훌륭한 지도교수님과 협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특히 Bo Duan 교수를 비롯한 연구실 동료들, 그리고 여러 협업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후배 연구자들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질문일수록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더 큰 성장과 보람이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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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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