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크기가 크고, 피질의 주름 구조 (Cortical Gyrification)가 복잡하며, 다양한 신경세포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언어와 고등인지 기능의 기반이 된다고 여겨지지만, 이러한 능력이 어떠한 유전자 혹은 세포 메커니즘에 의해 진화론적으로 확장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는 사람을 포함한, 침팬지, 마카크원숭이, 돼지, 양, 마모셋, 마우스 등 다양한 포유류의 뇌 발달 과정을 구조적, 분자적, 그리고 유전적 비교 분석 (cross-species comparative analysis)을 통하여, 고등동물에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신경세포 발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사람, 침팬지, 원숭이, 돼지처럼 뇌가 크고 복잡한 피질 주름 구조를 가진 동물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신경 저해성 인터뉴런 (Inhibitory Interneuron)의 발달이 출생 이후까지도 이어지며, 그 양도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뇌의 크기가 작고 피질 주름이 덜한 마모셋과 마우스에서는 이러한 발달 과정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단일 핵 RNA 염기서열 분석 (single-nucleus RNA-sequencing)과 공간전사체 분석 (Spatial transcriptomics)을 통해, 사람과 돼지 뇌에서 특정 저해성 인터뉴런 아형 (Caudal Ganglionic Eminence-derived interneurons)의 발달이 확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신선한 돼지 뇌 조직을 이용한 슬라이스 조직 배양 및 실시간 세포 추적 실험을 통해, 이들 뉴런이 전두엽 (Frontal Cortex)와 측두엽 (Temporal Cortex) 등 고등 인지 기능과 관련된 영역으로 이동한다는 것도 관찰했습니다.
이 연구는 사람의 고등인지능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진화론적으로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는 동시에 이러한 능력의 획득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시 나타나는 자폐증과 같은 신경발달장애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등동물에서만 나타나는 세포 및 유전자 수준의 발달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조금 더 사람에게 특이적인 자페증의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다양한 동물의 뇌를 비교 분석하다 보니, 기린이나 아프리카 코끼리처럼 흔히 연구에 사용되지 않는 종의 뇌도 직접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리비전 과정에서는 “도대체 왜 진화론적으로 이런 세포가 확장되었을까?”, “이러한 차이가 인지 능력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와 같은 철학적이고 진화론적인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지도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과 함께 밤새 토론하고 고민했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과학적 사고도 한층 깊어졌고, 인간 뇌의 복잡성과 그 기원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탐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제가 속해 있는 연구실은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Neurology 부서, Mercedes Paredes 실험실입니다. 저희 실험실은 인간의 뇌 발달 과정에 대해 깊게 연구하고 있으며, 인간의 뇌 은행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사체 분석 및 뇌 절편 슬라이스 컬쳐, 뇌 이미징 등 폭넓고 다양한 실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한 포스닥 4명, 박사과정 학생 6명, 연구원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험실 사람들끼리 매우 사이가 좋으며 가족 같은 실험실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인간 및 고등 동물의 뇌를 연구를 하다 보니, 인간의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이나 복잡한 신경정신 질환을 좀 더 실제에 가까운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단순한 모델을 넘어서, 인간 고유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 역시 있습니다.
또한 포스닥 연구자로서, 제가 직접 지도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 3명과 학부 인턴 학생 1명이 제 연구를 신뢰하고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학생들과 함께 사고하는 과정은 저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이자리를 빌려, 늘 성실히 연구에 임해주고 저를 응원해주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말을 전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의 석사, 박사 과정을 돌이켜 보니,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성공들이 모여 결국 저만의 연구 역량과 비전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석사, 박사 과정 동안은 “훈련”의 시기이기 대문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 및 실패를 해보시고, 어떤 분야가 자신이 가장 관심있는지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유학을 준비하시면서 궁금한 점이나 조언이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이메일 주세요.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박사 과정동안 DGIST 문제일 교수님 연구실에서, 마우스 모델을 활용해 자폐증의 초기 증상인 감각 예민증의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하였습니다. 이러한 값진 경험과 현재의 고등 동물에서의 진화론적인 연구를 결합하여, 앞으로 인간 고유의 뇌 발달 특성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언어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과 뇌 영상 연구도 병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인간에게 더욱 맞춤화된 자폐증 연구와 정밀한 치료전략 제시에 연구의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연구 역량과 가능성을 한결같이 믿고 지지해주시는 Mercedes Paredes 지도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Chet Sherwood, Duan Xu, 그리고 Peng Ji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신뢰와 응원은 제가 미국에서 포스닥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졸업한 지 꽤 지났지만, 여전히 무한 AS 해주시는 문제일 교수님과 정진하 선생님, 이도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고민하고 격려해주는 든든한 포닥 동료들, 그리고 DGIST 박사과정을 함께 한 기쁨과 어려움을 여전히 함께 나누고 있는 친구들, 조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제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저희 가족, 엄마, 아빠, 오빠야, 새언니, 건엽군, 남편 경수, 시댁식구들, 이모, 이모부, 그리고 소중한 꼬물이에게 사랑의 마음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