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명확한 원인 없이 폐 조직이 점차 굳어가며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현재까지 증상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물이나 폐 이식 외에는 승인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피르페니돈(Pirfenidone)은 경구 투여 방식으로 사용되며, 질환의 비특이적인 작용 기전으로 인해 체내 다양한 조직에 영향을 주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 IPF 치료의 핵심적인 과제는 약물의 표적화된 폐 전달과 장기 지속적인 치료효과 확보, 그리고 부작용 최소화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신 투여가 아닌 국소 흡입 기반 약물전달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폐의 생리학적 특성과 유사한 폐계면활성제(pulmonary surfactant, PS) 기반의 전달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의 차별성과 미래 전망]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경구용 PFD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폐계면활성제 유래 나노베지클(PSNVs)에 PFD를 탑재한 흡입형 제형(PFD-PSNVs)을 개발하였습니다. 흡입 후 24시간 이상 폐에 체류하며 기존 임상 적용된 리포좀 제형보다 높은 생체 내 안정성과 치료 지속시간을 확인하였고, TGF-β1에 의해 과활성화된 섬유아세포 모델 및 IPF 동물 모델에서 EMT 및 SMAD 신호 전달 경로 억제를 통한 항섬유화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이는 향후 IPF 치료에 있어 저용량으로도 효과적인 국소 약물전달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FDA 승인 약물을 활용한 신속한 임상 전환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속되어 연구를 수행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님의 심장혈관 흉부외과 영상유도 정밀 암 수술 연구소는 국내외 다양한 유수 기관 및 연구자들과 협력하며, 융합형 중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연구기관입니다.
본 연구소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은 물론, 다수의 관련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암 특이적 형광 조영제 개발과 이를 활용한 형광 영상 유도 최소 절제 기법 개발로, 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의 생존율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더불어, 환자 혈액 유래 엑소좀 분석 기반의 암 조기 진단 기술, 광역학(PDT) 및 광열(PTT) 치료를 활용한 면역 활성 기반 치료법, 그리고 폐질환에 적용 가능한 흡입 기반 약물 전달 기술 등 다양한 융합 치료 전략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단순히 실험실 안에서 끝나는 기초연구가 아닌,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어려움과 치료의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수행한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IPF와 같은 난치성 폐질환은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장기적인 고통을 유발하며, 경구 약물의 부작용, 낮은 폐 도달률, 그리고 불충분한 치료 효과 등 다양한 임상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저는 임상의와의 협업과 문헌 고찰을 통해 실제 환자 치료의 어려움과 필요를 연구 초기부터 반영하려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 경구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흡입형 PFD-PSNVs를 개발할 수 있었고, 이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가진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연구자로서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환자 중심의 치료 전략을 고민하고 실현해 나간다는 점이 제가 이 연구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생명공학, 특히 암 치료 및 호흡기 질환과 같은 임상 밀착형 연구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단순한 실험 결과뿐 아니라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조언은, 기초 연구와 임상 간의 연결 고리를 항상 염두에 두는 사고 방식을 갖추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의 연구는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타 분야 연구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와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영어 논문을 읽고 쓰는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연구를 세계 무대에서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임상적 맥락 속에서 자신의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는 태도가 필수적입니다.
연구는 길고 외로운 과정이지만, 환자 치료에 기여한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면 그 길은 분명 의미 있고 값진 여정이 될 것입니다. 실험 기술도 중요하지만, "왜 이 연구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저는 현재 개발 중인 흡입형 약물전달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폐질환에 적용 가능한 표적 치료 전략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물론, COPD, 폐암 등 난치성 호흡기 질환에 적합한 맞춤형 흡입 제형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환자 임상 검체의 오믹스 분석을 통해 폐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후보 타겟을 발굴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siRNA를 이온화성 리포좀에 탑재하여 흡입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흡입형 치료 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저희 연구실의 핵심 분야인 형광 조영제를 활용한 최소 절제 암 수술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진단과 치료가 융합된 정밀 의료 기반의 차세대 호흡기 질환 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이렇게 무사히 연구를 마무리하고 논문까지 발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좋은 지도교수님들과 든든한 동료들의 존재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처럼 의미 있는 연구 주제를 끝까지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끌어주신 지도교수님 김현구 교수님과 KAIST 박지호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한 임상적 한계와 방향성에 대해 항상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이준희 교수님, 구병모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함께 연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꺼이 나눔을 실천해주신 최병현 박사님을 비롯한 연구실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연구의 긴 여정 속에서 항상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으로 저를 버팀목처럼 지켜주신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ulmonary surfactant
#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 inhalation therapy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