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항생제의 발견으로 인간은 감염병 시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항생제 시대 이전에는 사람들은 작은 상처에도 감염되어 목숨을 잃었으며, 간단한 수술을 시도하는 것조차도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항생제로 인해 인류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미생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한 세기가 채 되지 않았지만, 항생제 저항성 병원성 균주의 출현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어 사용될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항생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균주들이 빠르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항생제의 개발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생물은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빠르게 저항성을 얻어 항생제 개발 동기와 의욕을 잃게 만듭니다. 미생물에게 선택압을 주는 항생제의 특성상, 내성 균주의 출현은 필연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몇몇 전망에서는 2050년에는 매해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항생제 내성 병원균에 의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항생보조제 (antibiotic adjuvant)는 미생물의 생장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지만, 항생제 내성 기작을 무력화하거나 항생제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물질들을 말합니다. 미생물이 베타-락탐 항생제에 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베타-락타메이즈의 기능을 억제하는 베타-락타메이즈 억제제 등이 대표적인 항생보조제입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기존에 항생제 저항성이 보고되어 항균 효과가 약했던 항생제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AmpG는 몇몇 그람 음성균의 내막에 존재하는 막단백질입니다. 이 단백질은 펩티도글라이칸 층 형성에 사용되는 당-펩타이드를 수송하는 단백질입니다. 본래 당-펩타이드 재활용에 사용되는 단백질이었지만, 베타-락탐 항생제 저항성 경로와의 연관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가 periplasm의 PBP를 억제하여 펩티도글라이칸 층 리모델링이 멈추게 되면, AmpG에 의해 당-펩타이드가 세포 내부로 수송됩니다. 이때 수송된 당-펩타이드들 중 펩타이드의 길이가 긴 기질이 여러 효소들에 의해 가공되면, 세포는 periplasm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AmpR을 통해 베타-락타메이즈 AmpC를 유도합니다. AmpC는 베타-락탐 물질을 분해하여 항생제를 무력화합니다.
본 연구진은 AmpG가 돌연변이 되거나 삭제되었을 때, 항생제 저항성 균주들이 베타-락탐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통해, AmpG를 억제하는 물질이 새로운 항생보조제로서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Cryo-EM을 이용해 AmpG의 고해상도 구조를 규명하였고, 구조에서 관찰된 잔기들에 대한 돌연변이 실험들과 molecular dynamics simulation을 통해 AmpG의 기질 수송 기작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AmpG를 억제하는 약물 개발의 기반을 다졌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과학자들은 남을 돕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항상 적극적으로 다른 연구자들을 돕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실험실에서 하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 방법들을 많이 시도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구자분들은 귀찮은 내색도 없이, 마치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프로젝트의 대부분을 홀로 맡아 진행하느라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도움을 거절하지 않는 연구자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시스템 생물학과 조현수 교수님의 구조생물학 실험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구할 수 있는 연구실입니다. 조현수 교수님께서는 저희가 연구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배워야 할 것과 실천해야 할 것들을 강조하십니다. 결과만을 추구하다 보면 사람은 지름길로 가고 싶어지고,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저희는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중한 인연을 통한 좋은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해결책을 찾고, 마침내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제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최근 구조생물학은 많은 격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입학했을 때만 해도 구조생물학자들은 X-ray crystallography나 NMR을 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Cryo-EM이나 Cryo-ET, Alphafold, RosettaFold 등으로 연구 방법의 흐름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연구 방법의 발달로 단백질 구조가 점점 흔해지면서, 예전에는 '구조' 생물학자였다면, 요즘에는 구조 '생물학'자가 된 느낌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이 구조생물학의 황금기입니다. 범위도 넓고, 매력적이며, 보람 넘치는 전공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특히 AmpG를 억제하는 물질은 항생제 저항성 균주를 다루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Bacteriophage 관련 연구도 참여하고 있는데, 매우 흥미롭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병원균을 더 잘 죽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싶습니다. (웃음)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시작하고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신 조현수 교수님과 용동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즐겁게 연구했던 김호영, 유영기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 외에도 친구처럼 좋은 추억을 쌓은 최명경, 최희성, 조용주 학생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정말 많은 연구자분들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저도 많은 사람들의 연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믿고 지지해준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 덕분에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등록일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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