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웅휘입니다. 박사과정때에 이어 두 번째 한빛사 인터뷰인데, 저의 연구내용과 근황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사과정때 했던 첫 번째 한빛사 인터뷰 또한 아래 링크 남겨드리니 한 번 살펴보실 분들은 링크로 가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 (2021년도) : <링크(클릭)>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부분에서는 이번에 진행한 연구에 대해 주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뇌(brain)는 아주 많은 수의 신경세포(neuron)로 이루어져 있으며, 알려진 바로는 평균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100조개의 시냅스(synapse)를 형성하여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일들을 역동적으로, 그리고 매 순간 활발하게 처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을 때, 예를 들어, 일을 하고 있을 때,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 책을 읽고 있을 때, 거의 모든 경우 우리 뇌의 활동은 (순간순간 역동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꽤 안정적인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순간순간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우리에게 어떤 큰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은 우리 뇌의 활동은 평균적으로 너무 강해지거나 너무 약해지지 않고 일정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뇌 전체 뿐만 아니라 단일 신경세포, 혹은 단일 시냅스 수준으로 봐도 같은 조절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렇게 신경세포의 활성이 일정 범위 수준으로 유지되는 능력을 신경세포의 항상성 가소성(homeostatic plasticity)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뇌 신경세포의 활성이 어떤 외부 자극이나 내부 변화로 인해 너무 강해지게 된다면, 신경세포 시냅스에서는 그것을 인지하여 신경세포의 활성을 낮추도록 조절을 하고, 반대로 신경세포 활성이 너무 약해지게 된다면 시냅스에서는 그것을 인지하여 신경세포의 활성을 높이도록 조절을 하여, 결과적으로는 신경세포의 활성이 일정 범위 수준으로 계속 유지가 되도록 하고, 이러한 능력을 항상성 가소성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특히, 시냅스 수준에서 조절되는 항상성 가소성을 “시냅스 항상성 가소성”, homeostatic synaptic plasticity; HSP라고 부릅니다).
이 항상성 가소성의 조절은 뇌의 활동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는 측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뇌 활동의 조절 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항상성 가소성 기전의 문제로 뇌 기능에 불균형이 생기게 되면 아주 다양한 뇌 신경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폐성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간질 및 발작(epilepsy and seizure), 조현병(schizophrenia)과 같은 신경발달질환 및 정신질환, 그리고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및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기분조절장애 또한 항상성 가소성의 조절 문제와 큰 연관이 있다는 보고들이 이어지면서 항상성 가소성의 조절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연구가 점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 진행되어왔던 시냅스 수준에서 일어나는 항상성 가소성 기전의 연구는 많은 부분 초파리와 쥐의 신경근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 NMJ)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신경근접합부는 말초신경계에 있는 시냅스이기 때문에 더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작동하는 충추신경계 시냅스(특히 뇌)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조절 기전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과 학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해마(hippocampus)의 시냅스에서 항상성 가소성에 중요한 단백질들을 새롭게 보고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 저희가 규명한 단백질들이 초파리와 쥐의 말초신경계 신경근접합부의 항상성 가소성 조절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었습니다. 이 말은 저희가 밝혀낸 항상성 가소성의 조절 메커니즘이 초파리부터 포유류인 쥐까지 같은 방식으로 조절될 수 있으며, 말초신경계 시냅스부터 중추신경계 시냅스까지 서로 다른 종류의 시냅스에서도 같은 단백질 signaling pathway가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오랜 기간에 걸친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시냅스 항상성 가소성 조절의 기전이 같은 방식으로 보존되고 있고, 이는 아직 직접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뇌에서도 충분히 같은 조절 메커니즘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 내용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신경세포에 시냅스 항상성 가소성을 유도하기 위해 시냅스후뉴런(postsynaptic neuron)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neurotransmitter receptor)를 인위적으로 억제 시킵니다 (그림 1의 ①). 시냅스는 억제된 수용체로 인해 시냅스의 활성이 약해진 것을 인지하고 (그림 1의 ②)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 시냅스전뉴런(presynaptic neuron)의 활성을 높이게 되는데 (그림 1의 ③, ④) 이것을 시냅스전뉴런 특이적 항상성 가소성(presynaptic homeostatic plasticity, PHP)라고 부릅니다.

그림 1. 시냅스에서 발현되는 PHP 현상 (Delvendahl and Müller, 2019)
저희는 이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단백질인 Semaphorin 3A(Sema3a)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세포에 PHP가 발현되면 Sema3a 단백질이 trans-synaptic mechanism으로 시냅스전뉴런에 작용하여 Sema3a의 수용체인 PlexinA4와 공동수용체인 Beta1-integrin(ITGB1)이라는 단백질이 복합체를 형성하면서 활성화됩니다. 이 과정에서 시냅스전뉴런에 있는 시냅스소포(synaptic vesicle)의 재배치가 일어나 분비가 더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하고, 시냅스소포가 실제로 분비되는 부분인 active zone의 크기 또한 확장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그림 2). 이러한 방식으로 신경세포에 PHP가 발현되면 시냅스전뉴런에서 Sema3a-PlexinA4-ITGB1 단백질 복합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를 다양한 실험 방법인 전기생리학(electrophysiology), 광생리학(optophysiology), 3차원 전자현미경(3D electron microscopy), 생화학(biochemistry) 등과 같은 실험기법들을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그림 2. PHP 조절 기전 모델 (좌: PHP에 의한 시냅스 기능 및 구조 변화, 우: PHP 발현에 필수적인 Sema3a-PlexinA4-ITGB1 단백질 복합체)
특히, 이전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다양한 뇌질환에서 항상성 가소성 조절 기전에 문제가 생겨 뇌 기능, 신경세포 기능에 불균형이 일어나면 정상적인 시냅스 기능 조절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여 질병 자체의 발병이 더 쉽게 일어나고 질병의 진행속도 또한 급속하게 증가하여 환자의 건강수명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들이 발표되었으나, 이 기전을 핵심적으로 조절하는 세부적인 단백질 분자들에 대해서는 명확히 연구된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를 통해 중추신경계 시냅스에서 항상성 가소성에 아주 중요한 특정 단백질들을 규명함으로써 다양한 뇌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수명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질병 치료 및 약물 타겟을 선정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의 Graeme Davis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먼저 UCSF는 의생명관련 학과만 존재하는 (의학, 약학, 치학, 간호학, 생명과학) 대학교이며 다른 UC계열의 학교(UC버클리, UCLA 등)와 달리 학부가 존재하지 않고, 대학원부터 교육과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연구에 특화된 (특히 의생명 연구에 특화된) 대학의 성격을 띄며, 특히 각 연구분야에 있어서는 전세계적으로 특출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연구하고 있는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U.S. News & World Report에 따르면 UCSF 대학이 스탠퍼드, 존스홉킨스, 예일대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UCSF의 다른 특이한 점은 캠퍼스가 크게 3개(파르나수스 캠퍼스, 마운트자이언 캠퍼스, 미션베이 캠퍼스)가 있는데 서로 가까이 있지 않고 샌프란시스코 곳곳에 떨어져서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 연구실이 있는 미션베이 캠퍼스는 가장 최근에 형성된 캠퍼스로 단순한 대학 캠퍼스를 넘어 주변에 다양한 연구기관, 바이오테크 및 스타트업들이 있어 UCSF의 많은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지리적 이점 및 주변 인프라의 접근성이 용이한점을 활용해 다양한 의생명 분야의 기초과학 연구부터 신약 개발, 임상 적용에 이르는 중개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또한 UCSF 자체 병원도 있다보니 방대한 양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정밀의학 분야 또한 선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미션베이 캠퍼스에 있는 와일 신경과학 연구소(Weill Institute for Neuroscience)에 속해있는데, 와일 신경과학 연구소 건물(UCSF Joan and Sanford I. Weill Neurosciences Building)은 비교적 최근인 2021년 쯤에 완공되어 문을 열었고, 저희 연구실도 이 건물로 최근에 이전하였습니다. 이 연구소는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신경과, 정신의학과, 신경외과를 한 곳으로 통합하여 뇌 질환에 대한 다각적이고 융합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저희 연구실과 같은 기초과학 실험 연구실(Wet Lab)부터 컴퓨테이션 및 생물정보학 연구실(Dry Lab), 임상연구실, 뇌 질환 환자 전문 클리닉 등을 한 건물에 배치하여 필요한 경우 연구자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하고 공동연구를 촉진할 수 있도록 했으며, 또한 임상 현장의 필요가 연구에 직접 반영되고 연구 성과가 환자에게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하였습니다. 건물 자체를 보면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다보니 연구시설 및 편의시설이 최첨단을 자랑하며 (그림3 – 그림8) 여러 단계의 보안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보안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건물 출입부터 실험실 내부까지 최대 총 3번의 신분 확인이 필요함).



저는 이러한 와일 신경과학 연구소의 Graeme Davis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Graeme Davis 교수님은 신경계의 안정성에 아주 중요한 기전인 신경세포 항상성 가소성 연구분야의 개척자이며 최고 권위자 중 한 분으로 평가받고 있고, 저희 연구실은 이 항상성 가소성 분야 연구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연구 그룹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가장 큰 질문은 “뇌(신경세포)는 어떻게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일정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핵심 연구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은 다양한 국가에서 합류한 (미국, 캐나다, 독일, 한국, 칠레, 과테말라, 카슈미르 등) 박사후연구원, 테크니션 (연구원), 랩매니져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희 연구실의 연구 주제는 항상성 가소성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그 기전을 밝히는게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대부분 연구 프로젝트들의 큰 방향성은 거의 같지만 각자 활용할 수 있는 연구 방법과 동물 모델이 달라서 각자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한 뒤 서로의 연구 결과를 합쳐서 큰 연구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부분에서는, 제가 줄곧 한국에 있다가 미국에 와서 연구생활을 하다보니 미국에서 느끼게 된 새로운 경험들이 많은데 그 중 일부를 조금 공유해볼까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크게 달랐고, 미국에서의 연구생활이 장점이라고 느낀 부분 중 하나는 미국은 확실히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회는 진로에 대한 기회, 인맥에 및 연구 협력에 대한 기회, 연구비 기회 등등 많은 것을 포함합니다.
진로에 대한 기회를 먼저 잠깐 이야기하자면, 제가 한국에서 박사학위 받을 당시에 저는 계속 학계에 뜻이 있었기 때문에 박사후연구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만약 박사후연구원을 하지 않았다면 취업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취업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취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도 않았고(취업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보통 주변에서 취업하는 경우들을 보면 바이오 대기업, 제약 회사, 연구소(대학교),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 정도로 취업을 했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같은 목표의 취업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정말 넓고 다양하고 느꼈습니다. 예를들어, 미국 내에는 정말 많은 수의 바이오 혹은 제약관련 분야의 스타트업 및 중견기업들이 있으며 소규모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는 경우에도 박사급 신입사원 초봉으로 한화 약 1억 5천만원 이상(단순 환율 계산이기 때문에 지역 물가 고려하면 한국에서의 같은 연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으로 대우해 주는 곳도 많고(미국 서부 베이 지역 기준), 지원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선택지도 정말 다양해서 연구자들이 박사급이 아니더라도 학사나 석사학위를 받고 바로 회사로 취직하는 경우도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꼭 연구직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학분야, 예를 들어 과학 저널 회사에 취직을 한다거나, 과학 정책을 컨설팅 하는 회사, 실험동물 관리 회사, NIH와 같은 공기업 등의 행정직에 취직을 하는 경우 등과 같이 방향성 또한 아주 다양하며, 학교나 연구소에서 일반 연구원이나 테크니션으로 취직을 하는 경우에도 제가 한국에서 봤던 것보다 그 비율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좀 있으신 50대 이상이신 분들도 일반 연구원 혹은 랩매니져로 일하고 계신 분들이 한국에서보다 비율이 훨씬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계에 남으시는 분들을 봐도 연구책임자 직책에 지원하는 경우 학교와 연구소의 선택지가 훨씬 많아서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금방 좋은 기회를 잡으시는 경우도 꽤 봤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사람의 나이보다는 능력 자체와 바로 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음으로 인맥과 연구 협력에서의 기회를 조금 말씀드려보면, 의생명분야 연구에서의 대가(빅가이) 과학자들이라고 알려진 분들은 상당 부분 미국에서 활동을 하시고 그 분들 중 대부분은 이미 미국 내, 혹은 전세계에서 상당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계십니다. 또한 미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학회, 세미나 등을 참석했을 때 다양한 분야의 연구 대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해보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에 있었을 때 보다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제가 속해있는 UCSF만 해도 신경과학 주간 세미나, 생화학 주간 세미나 등등 각종 세미나들이 자주 진행되는데, 저번 한 학기만 해도 노벨상 수상자 및 저희 분야에서 매우 유명하신 교수님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저번 한 학기에만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Thomas Sudhof 교수님, Karl Deisseroth 교수님, 하버드 대학교에서 Michael Greenberg 교수님, Xiaowei Zhuang 교수님 등등이 오셔서 학과 주간세미나에서 발표를 하셨습니다.)
또한 이러한 각자의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님들이 여러 과학 저널의 에디터 및 리뷰어로서도 활동하고 계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이랑 마주칠 기회가 많고, 친분이 쌓이면 논문 제출 및 등록 과정에서도 조언을 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면 다양하게 인맥을 형성할 수 있고, 서로 소통하고 연구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많은 연구 협력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다양한 연구 협력의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 있더라도 많은 분들과 친분 형성을 위해 스스로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비 기회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저의 상황인 박사후연구원의 연구비 기회들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제가 한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고 있었다면 제가 지원해볼 수 있는 (초기단계의) 박사후연구원 연구비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한국연구재단에서 하는 박사후국내연수와 세종펠로우쉽입니다. 그리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몇몇 제약회사나 바이오 관련 혹은 과학 관련 재단에서 지원해주는 박사후연구원 연구비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내에 다른 박사후연구원 연구비 제도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 제가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박사후연구원이 지원할 수 있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더라도) 아주 많은 종류의 박사후연구원 연구비가 있습니다. 일부는 NIH와 같은 정부 연구비이지만 많은 경우 각종 과학재단에서 지원해주는 연구비입니다. 저의 경우는 작년에 미국 생명과학연구재단 (Life Sciences Research Foundation, LSRF) 박사후연구원 연구비 (3년짜리) 하나를 수주받았는데, 이 연구비가 확정되기 전에 총 10개 가까이의 다른 연구비를 지원하고 떨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원 시기를 놓친 박사후연구원 연구비까지 합치면 기회는 훨씬 더 많았습니다. 물론 미국에 있는 박사후연구원 전체가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아주아주 치열한 연구비들도 있지만 그만큼 기회가 많기 때문에 본인 의지만 있다면 다양한 기회로 지원해보고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후연구원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은 많은 경우, 특히 기초과학분야의 경우, 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연구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알고 있는데 미국은 기초과학 분야더라도 다양한 과학재단 혹은 제약회사에 신청할 수 있는 연구비 종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단순하게 연구기회적인 측면으로만 살펴봤을 때 여러가지 차이를 느낀 부분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장점이 되는 부분을 조금 더 무게를 두고 말씀을 드렸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 연구를 하는 것이 이렇게 장점들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도 자세히 살펴보면 단점 또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는 저의 일부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린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분들을 고려해봐야 하며, 모두에게 일반화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자체만의 측면을 살펴봤을 때는 아직까지는 한국보다는 미국이 조금 연구하기에는 좋은 환경이지 않을까 싶지만, 연구 뿐만 아니라 한 곳에 정착하여 거주를 하면서 연구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생각해보면, 일상 생활, 문화, 날씨, 물가, 안전, 치안, 편리성, 위생, 의료 시스템, 공공기관 시스템, 중고등교육(아이들 교육) 등등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들 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고려해봤을 때는 분명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연구생활을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닌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부분은 제가 저번 인터뷰에서 작성했던 내용도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현재 미국상황은 뉴스를 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아주 안정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연구실 상황은 너무나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혹시 미국으로 유학을 준비하거나 박사후연구원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러한 상황은 일단은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연구책임자분께 컨택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사람이 필요하면 인력을 뽑는데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지금까지 봤을 때 한국에서 학위하셨던 분들은 평균적으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지원자들보다 좋은 실적이 받쳐주는 경우가 많아서 미국에서도 좋은 기회를 많이 잡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고자하는 방향성이 명확히 잡혔다면 어디든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시길 권장하는 바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은 UCSF 박사후연구원으로서 현재 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들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곳으로 오면서 신경세포의 항상성 가소성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게 되었는데 이 분야가 아직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과 이 기전이 아주 많은 다양한 뇌질환에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항상성 가소성의 조절 메커니즘을 조금 더 자세하게 밝혀내어 이 분야 이론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놓는 것뿐만 아니라 언젠가 실제 환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치료 및 약물 타겟을 선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기회만 된다면 다양한 연구자 분들과의 상호협력으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해 나갈 생각이며, 제가 해보지 않았던 연구 기법들을 새로 익히면서 제가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연구의 폭을 더욱 넓혀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던 것처럼 후배 연구자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계신, 혹은 해외에 계신 한국 연구자 후배분들께서 저와 연구협력이 필요하신 분들이나 어떤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바랍니다.
이메일 : unghwi.lee@ucsf.edu / ung555ung@gmail.com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잘 이끌어주시고 멋진 결과로 마무리 해주신 Graeme Davis 교수님께 가장 큰 영광을 돌립니다.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는 어떠한 (크게 의미 없어 보이는) 결과가 나와도 그 안에는 분명 작더라도 어떤 의미가 있을거라고 하시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결과를 의미있게 해석해주시기 위해 같이 많은 고민을 해주십니다. 다양한 일로 바쁘실텐데도 모든 실험실 구성원들과 심층적인 논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시고 각자의 연구 프로젝트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게 길을 잘 잡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논문의 공동 1저자로서 같이 많은 고생을 한 Peter Chipman 박사님, Brian Orr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많은 도움을 주신 연구실 모든 구성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연구하는데 있어서 많은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우리 가족, 친척, 친구들, 특히 제 아내와 이제 2살 반이 된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딸 애린이, 현재 뱃속에서 아주 잘 크고 있는 둘째 아이가 될 해뜬이(태명), 모두에게 매우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렇게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결코 이러한 성과를 내지 못 했을 것입니다. 제 주변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 포함) 모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조금 느리게 보이더라도 그 결과의 산물이 튼튼하고 알찬 열매로 맺어지는 그 날까지 고된 하루하루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보며 가시길 바라며, 지금도 밤낮으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계신 모든 과학자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신경세포
# 항상성 가소성
# 뇌 신경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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