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KAIST, 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코올성 간질환(ALD)은 단순한 지방간에서부터 간염, 섬유화, 간경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질환으로, 그 병태생리에는 간세포의 손상, 염증세포의 활성화, 산화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간질환의 발병에 있어서 글루타메이트를 매개로 한 세포간 상호작용(cell-to-cell interaction)이 중요한 병인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간세포에 축적된 글루타메이트가 폭음 이후 VGLUT3 소포체를 통해 분비되고, 인접한 Kupffer 세포의 mGluR5 수용체를 자극하여 NOX2 의존적 ROS 생성과 염증 반응을 유도함을 규명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상호작용은 전통적인 면역-대사 반응이 아니라 pseudo-synapse라 불리는 신경 시냅스 유사 구조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염증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관찰된 형태입니다. 본 연구를 통해 간세포-면역세포 간 글루타메이트 신호 전달이라는 개념을 세포 및 동물 수준에서 확립할 수 있었고, 향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신경-면역 대사 축(neuro-immunometabolic axis)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본 연구를 수행한 KAIST 의과학대학원 간질환연구실(https://llr.kaist.ac.kr)은 간의 대사 및 면역뿐 아니라, 간 내 다양한 신경 경로까지 통합적으로 탐구하는 연구실입니다. 본 연구실은 비알코올성 및 알코올성 간질환, 간내 염증, 섬유화, 간암 등 간질환의 전 스펙트럼을 대상으로 기초, 중개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간 내 신경-면역-대사 축(Neuro-Immuno-Metabolic Axi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간 내 다양한 세포들 간의 글루타메이트 기반 세포 간 교신과, 장기 간 상호작용(inter-organ crosstalk) 등의 병태생리적 기전을 동물 모델 및 인간 검체(human samples)를 활용해 규명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정원일 교수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공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실, 고해상도 영상 분석 장비, 병리 분석 설비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맞춤형 동물 모델의 생성부터 조직학적 분석, 임상 검체 기반 연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한 공간 내에서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활동을 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눈에 보이지 않던 생물학적 현상의 메커니즘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벅차다는 것입니다. 특히 간질환처럼 대사, 면역, 염증 반응이 복합적으로 얽힌 질환에서, 지금까지 간과되어 왔던 세포 간 신호전달이나 새로운 경로를 발견하는 순간은 마치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듯한 깊은 성취감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울러, 연구실 동료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함께 고민하며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혼자서는 결코 완성할 수 없는 협업의 가치를 체험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발견이 질병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주할 때마다, 연구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간질환을 포함한 의과학 분야는 기초 생물학, 병태생리, 데이터 분석, 임상적 연관성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복합적인 영역으로, 폭넓은 이해가 요구됩니다. 이 분야에 진입하고자 한다면, 기초적인 실험 기술, 생물학적 사고력, 그리고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꾸준히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협업이 필수적인 연구 환경이기 때문에 소통 능력과 책임감, 그리고 공동 연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연구 과정에서는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험하는 반복적인 과정 자체가 실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히 쌓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병원에서 간질환 환자들을 진료하는 임상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기반으로 중개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임상에서 관찰되는 질병 진행 양상, 치료 반응의 이질성, 진단의 한계점 등을 연구 질문으로 전환하여, 기초 실험 결과와 환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연구 설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직 및 혈액 기반의 임상 검체 분석, 병리 기전 규명, 바이오마커 발굴, 치료 표적의 기능적 검증 등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은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면서, 실제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연구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결코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자로서의 기초 역량을 다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해 주신 KAIST 정원일 교수님, 공동연구를 이끌어 주시고 환자 샘플을 기꺼이 제공해 주신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님, 논문 투고과정에서 리비전 과정을 정성껏 도와준 김규래 선생님, intravital imaging 실험을 함께 수행한 김필한 교수님과 전제휘 교수님, tissue expansion 기법을 활용한 면역염색을 정성껏 도와주신 구태윤 교수님과 김영서 선생님, 정교한 전자현미경 촬영을 지원해주신 남기택 교수님과 정행등 박사님, 다양한 환자 샘플들을 제공해주신 충남대학교 은혁수 교수님과 김석환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실험실의 수많은 실험과 분석을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며 큰 도움을 주신 간질환 연구실의 선후배 연구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실험실 생활 동안 따뜻한 위로와 추억을 함께 나눠준 정은영 선생님, 병원에 복귀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류담 교수님, 임상의로서의 성장을 도와주신 가톨릭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나 곁에서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가족들에게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변함없는 믿음과 애정으로 늘 저를 지지해 주신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비록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지만, 이 소식을 기쁘게 지켜보고 계실 아버지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미국에서 늘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는 형과 형의 가족들, 그리고 결혼 이후 든든한 조언자이자 지원군이 되어주신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제 곁을 지켜주며, 기쁠 때나 지칠 때나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과 사랑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삶에 가장 소중한 의미를 더해준 두 딸 서하와 서우에게 이 기쁨을 바칩니다.
등록일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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